1. 처음 어떤 분야의 어떤 소프트웨어가 나왔을 때, 그 분야에서 확연히 들어나는 소프트웨어는 없고 이리저리 각자의 기능을 내세우는 소프트웨어들이 난립하고 있다. 이 소프트웨어들은 나름대로 서로 고만고만한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사용층을 가지고 있다.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2. 이 어떤 소프트웨어는 처음에 1.X버전을 내놨을때는 기존의 소프트웨어보다 획기적인 기능도 없고 버그도 꽤 잦아 사용자들이 즐겨 찾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소프트웨어와 견줄 때 그런저럭 쓸만한 평균성능을 가지고 있고(이건 필수) 다른 상용 소프트웨어 보다 싸다던가 뭔가 사용자 마음을 끄는 최소한의 요소를 가지고 있어서 시장서 매장당하지는 않는다.
3. 그러다가 2.X 버전 때 부터는 타 상용소프트웨어 보다 월등히 뛰어나고 사용자가 평소에 가려워 하던 부분을 긁어주는 기능을 포함하게 됨. 이런 기능들로 인해 그 분야에서 타 소프트웨어를 제치기 시작하기 시작한다. 거기다가 가격도 기능에 비해 저렴하거나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서 경쟁력이 높다. (어떤 소프트웨어의 경우는 2번의 경우가 없고 바로 1.X버전때부터 바로 3번으로 진입하는 경우도 많다.)
4. 사용자 층의 입소문이나 관련업계에서 이 분야에서는 이 소프트웨어가 좋더라 하는 평가가 나돌면서 예전보다 많은 사용자 층이 이 소프트웨어를 찾게 된다. 그리고 실제로 써보면서 자신들이 원했던 기능이 이 소프트웨어에서 구현되고 있음을 알게 되고 이 소프트웨어를 많이 찾아 쓰게 된다. 그러던 차에 이 소프트웨어는 2.5 버전 이상이나 3.X 버전이 나오게 되면서 더욱 더 기능적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더욱 더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포함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서 그 분야에 있어서 이 소프트웨어는 거의 천하통일을 하게 된다.
5. 3.5버전이나 혹은 4.X버전을 내놓게 되면서 이 소프트웨어는 그 분야에 있어서 천하통일을 완전히 이루게 된다. 이제 소비자에게 있어서 이 분야에는 이 소프트웨어를 써야 한다라는 인식이 박히게 된다. 이런 시대는 버전이 6.X가 될 때까지 당분간 지속된다.
6. 경쟁사도 없고 비록 마이너 소프트웨어사에서 자신들의 소프트웨어에 대적할 만한 어떨때는 기능도 좋고 가격도 훨씬 싼 소프트웨어를 내놓아 자신들의 아성을 무너뜨리려 하지만 이미 이 소프트웨어는 업계 표준 비슷한 것이 되버렸고 그 동안 사용자들이 이 소프트웨어에 익숙해 진 탓에 다른 소프트웨어를 쓰기 꺼려지게 되는 단계가 된다. 그리고 이 소프트웨어의 핵심적이고 정말 꼭 필요한 기능은 이미 4.X 버전때에 완성되었거나 그 이전 버전인 3.X 버전때 완성되었다. 다소 불편은 있지만 구버전으로도 작업을 하는데 큰 무리가 없게 되었다는 말인데, 이들도 계속해서 소프트웨어를 팔아야만 먹고 살기 때문에 계속해서 버전업을 내놓게 된다. 그러나 옛날같이 사용자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준다던가 꼭 필요한 기능들을 버전 업 하면서 집어 넣는게 아닌(그건 이미 예전에 거의 다 완성되었다.) 없어도 그만이고 어찌보면 별로 필요하지도 않은 기능들을 마구 집어 넣기 시작한다.
7. 사용자 측면에서 어찌 보면 이것저것 많은 기능들이 있는 소프트웨어를 쓰길 원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꼭 필요한 기능만을 갖추길 원하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거기다가 이 기능 저 기능 마구 집어 넣다보면 소프트웨어는 갈수록 비대해져 가고 무거워진다. 그리고 그것에 비례해서 가격은 무시못할 정도로 팍팍 올라간다. 예전에는 꼭 필요한 기능, 쓸모있는 기능만 넣고 가격도 저렴하게 책정되었는데 이제는 이것저것 온갖 기능 다 넣고 가격은 엄청나게 비싸졌다. 그리고 버전업 되면서 획기적인 새 기능은 없게 되므로 사람들은 굳이 비싸고 비대한 새 버전을 쓰기 보다는 가격도 저렴하고 꼭 필요한 기능만 있는 가벼운 옛날 버전을 많이 쓰기 시작한다. 이렇게 되면 자신들의 매출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새 버전과 과거버전간의 호환을 막는다던가 하는 식으로 치사하게 옛날 버전의 사용을 막는 방법을 사용해 기존 낮은 버전의 소프트웨어 사용자들을 최신 버전의 소프트웨어 사용으로 이끌어 가려 한다. 그렇게 됨으로써 서서히 사용자들로부터 불만을 사게 된다.
8. 그러다가 군소 소프트웨어에서 기존의 소프트웨어의 용량의 반도 안 되지만 있을 기능은 다 되고 거기다가 거의 무료와 같은 낮은 가격에 소프트웨어를 내놓는다. 거기다가 이 소프트웨어는 기존의 소프트웨어와 호환도 잘 된다!!!! 더더욱 놀라운 것은 기존 소프트웨어에는 없는 새로운 신기능이 정말 우리가 원하던 기능이라는 점, 혹은 바이러스나 기존 해킹 공격에 무지 강하다던가...... 암튼 기존의 소프트웨어에 싫증이나 실망을 내던 사람들은 우연한 기회에 이 소프트웨어를 써보면서 환호하게 된다.
9. 처음에는 이 새로운 소프트웨어의 출현에 신경을 안 쓰던 기존의 제왕격 소프트웨어 회사도 점점 갈수록 이 새로운 소프트웨어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경계를 하게 되고 자신의 소프트웨어도 슬림화 하거다 기능을 대폭개선한다던가 가격을 내린다던가 하는 식으로 맞서게 됨.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잘 된다면 3번으로 가게 됨. 아님 바로 3번으로 안 가게 되더라도 기존의 소프트웨어 회사가 경쟁하게 되게 됨.
한 번 생각나는데로 소프트웨어의 진화(?)하는 과정을 시간순으로 적어봤습니다. 아마 컴퓨터를 한 10년정도 써 보신 분들은 위의 내용이 공감가리라 생각이 듭니다. 저런 생각이 드는 대표적인 소프트웨어가 개인적으로 ACDSEE라 생각이 드는군요. 2.X 버전때 까지만 해도 가볍고 빠르고 잘 나갔는데 지금 버전7을 무겁고 개인적으로 별 필요하지 않은 기능이 넘 많이 들어가 그림뷰어라는 본기능이 많이 희석된 느낌마저 드는군요. 그 외 NERO도 최신 버전 보니 너무 비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CD-R이나 DVD-R이 계속 인식만 가능하다면 심플한 구버전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외에도 익스플로러도 그렇고(이는 파이어폭스가 나와줌으로 해서 이미 8번단계에 들어섰군요 ^-^) 포토샵도 그렇고(그나마 최신 버전인 CS-2에서는 획기적인 기능을 많이 포함해서 그동안 무늬만 버전업하고 리소스 많이 잡아먹는다는 오명을 벗어났죠.) 한글도 솔직히 한글97가지고 왠만한 기능 다 쓸 수 있고 오피스프로그램도 오피스2000이후 그렇게 꼭 업글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못느끼고 있는 실정이죠. 그 외 여러 가지 소프트웨어도 별반 다를 거 없는 거 같습니다.
버전업이 되면서 획기적인 기능, 꼭 필요한 기능만 넣고 소프트웨어는 갈수록 가벼워 졌으면 하는데 기존 엔진가지고 무리일테고 그렇다고 새 엔진을 채택하자니 무리수도 많고 개발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그러자고 버전업을 안하자니 돈이 안생기고..... 소프트웨어들은 어찌 보면 어쩔 수 없는 한계의 고리에 도착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가지고 있나 봅니다. 적절히 잘 쓰다가 신예 소프트웨어로 갈아타는 법 밖에 해결책이 없을까요?
원제: 下妻物語(시모츠마 모노가타리) 상영년도: 2004년 극본/감독: Tetsuya Nakashima 주연: Kyoko Fukada(모모코 역), Anna Tsuchiya(이치코 역) 음악: Yoko Kanno 촬영: Shoichi Ato 편집: Chiaki Toyama 미술: Towako Kuwashima 원작: Novala Takemoto
2. 등장인물 소개
(좌에서 우로)
류가사키 모모코 이 영화의 주인공이자 일반인이 이해하기 힘든 사고방식을 가진 일본 시바라키현 시모츠마에 살고 있는 17세의 소녀. 로코코 시대를 동경하며, 로리타로 평생의 삶을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시라유리 이치코 폭주족 포니테일의 멤버로 허스키한 목소리에 과격한 행동에 단순한 성격, 그리고 짙은 화장을 하고 다니며 툭하면 침을 뱉는 행동을 하는 양키소녀. 이 영화의 또다른 주인공
모모코의 할머니 어렸을 때 너무 고생한 삶을 살아와서 그것에 대한 반동으로 손주인 모모코에게 어리광을 피우며 사는게 낙인 할머니. 그러나 그런 겉보기와 달리 왕년의 파이터였다는....
모모코의 아버지 양아치 출신의, 뭘해도 어설프고 인생=실패의 삶을 살아온 불운한, 인생의 낙오자라 볼 수 있는 모모코의 한심한 아버지
모모코의 어머니 모모코를 낳을 때 도와준 산부인과 의사에 혹해 거기로 도망가버린 호스티스 출신의 모모코 어머니. 이 두 사람은 모모코에게 부모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 준적이 없다. 오히려 어린 초등학생의 모모코가 이 둘을 챙기며 인생이 조언까지 해줘 부모와 자식의 역할이 완전히 뒤바껴 버리는 현상까지 벌어지는데... 이 두 캐릭터는 현대사회에 있어 부모역할의 부재에 대해, 모모코의 독특한 철학과 자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대해 관객들에게 설명해주고 있다.
유니콘의 류우지 빠칭코 점에서 빠칭코 주인에게 봉변을 당할뻔한 모모코와 이치코를 도와준 양키. 과도할만한 리젠트 머리가 상당히 부담스럽다. 이치코의 첫짝사랑 상대이며 이치코에게 사랑의 쓴 맛을 알려준다. 물론 류우지는 이치코가 그를 좋아한다는 사실 자체를 모른다.
Baby, The Stars Shine Bright의 사장 이소베 모모코의 신이라 할 수 있는 로리타 복 전문점, Baby, The Stars Shine Bright의 사장이다. 마지막에 모모코에게 친구가 왜 중요한지 자신의 예를 들어서 모모코를 도와준다.
포니테일의 리더 아카미 이치코를 절망에서 구해준 폭주족 포니테일이 리더. 멋진 여성으로 후에 류우지와 결혼 때문에 포니테일을 은퇴하게 된다. 그녀 역시 이치코가 류우지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
포니테일의 새 리더 미코 단지 달리는 것을 좋아했던 전 리더인 아카미와 달리 새 리더인 미코는 야망이 있어 포니테일이 이바라기를 평정하길 원한다. 그로 인해 이치코와 전면충돌하게 된다.
빠칭코 주인 오기만 하면 대박을 터트리는 모모코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다.
야채노점상 주인 그냥 그런저런 엑스트라
야쿠자 두목 아니키 모모코의 아버지의 사업 파트너(?) 모모코의 아버지가 만들어낸 베르사체와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퓨전 짝퉁 브랜드 때문에 자신이 고소당할 위기에 처하자 모모코의 아버지를 시모츠마로 쫓아낸 장본인이다.
3. 사회화? 사회화란 무엇인가?
사회화(社會化) :socialization 개체가(한 인간이) 그 사회에서 공인된 언어·사고·감정·행동 등을 포함하는 생활양식을 학습하여 건전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되는 교육적 성장과정을 익히는 것을 말한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보면 한 개인이 속해 있는 사회집단 성원들이 기대하는 바에 따라 그의 행동을 발달시켜 인성·동기·가치관·태도·신념 등을 형성해가는 과정을 말하는데 결국 사회화는 일생동안 계속하는 행동과정이며, 그 사회가 정한 허락된 행동과 금지된 행동을 배우면서 사회적 존재로 성장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겠다. (이상 엠파스 백과사전에서 발췌)
인간이란 존재는 타인 도움을 받아야만 살 수 있는 (생물학적) 존재이기 때문에 사회를 등지고 혼자 살 수 없고 남과 같이 생활하면서 서로 공생하며 그 생을 영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자기 혼자 사는 삶이 아니기 때문에 그 사회가 정한 공통적인 규범을 준수하면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바운더리 안에서 살아가야하며, 그 사회가 인정하는 언어, 규범 등의 문화를 배우면서 사회적 존재로 성장해야 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타인에게 해를 주지 않고 공동체 사회를 하기 위해 필요한 덕목이 바로 사회화인 것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공동체 생활을 하기위해 그 사회가 정한 룰과 타협하게 된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사회화는 인간이 다른 사람들과 융화되면서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덕목이며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하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보편적인 인간의 틀에 맞춰 살아가기 위해 개인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신념과 인생론도 그 사회 구성원들이 원치 않으면 일단 접어두며 살아가야 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하게 됩니다. 일단 성심이 매우 나쁜 사람이라 남들을 배려하지 않고 자신만의 이익과 삶을 영위하기 위해 사회화를 어기고 자신만의 룰대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욕을 먹어 마땅하고 문제될 것이 없겠지만, 분명 사회에는 그렇지 않은 사람도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소위 남들과는 많이 다르게 생각하고 많이 다르게 사는 사람들이 그들인데, 이런 사람들은 그 신념이 굉장히 도덕적이고 인류에게 있어 큰 도움이 되는 것이라 할지라도 그 신념들이 사회에서 보편적인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 것으로 인식되면 사회 구성원들에게 있어 일종의 낙오자 비슷하게 취급받게 되며 그 사회의 아웃사이더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한 사회가 어떤 소수의 의견을 수용하여 자신들이 정한 사회화 규범을 확장시키고 발전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한 사회의 패러다임이 그렇게 쉽게 바뀔 성질이 아닌 것인데다가, 다수쪽에서 볼 때는 이런 소수자의 의견이나 생각은 대부분 똑똑하지도, 바르지도, 생산적이지도 않은 것으로 보기 일쑤라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이렇기에 이런 소수의 확고한 아이덴터티를 가진 구성원은 결국 두 가지 길 중 하나를 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이상을 죽이고 융통성이란 이름으로 포장하여 그 사회에 순응하며 살거나, 그 사회의 소수자가 되어 온갖 불이익을 당할지라도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지키며 살어가거나....겠지요. 이 시모츠마 이야기는 후자를 택한, 누가 뭐래도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지키며 살아가는 모모코와 이치코를 보여주며 이들을 통해 소수의 신념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의 삶을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이들이 사회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게 되는지, 진정한 사회화의 정의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런 그녀들이 겪을 수 밖에 없는 성장통을 통과하는 과정을 하나하나 코믹하지만 진지하게 그려가고 있습니다. 더나가 인간 개개인의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 공존해 나가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4. 류가사키 모모코: 독특한 그리고 확고한 자아를 가진 로리타
주인공인 모모코는 독특한 자아를 가지고 있는 “세상일은 나 몰라라. 나만 즐겁고 행복하면 돼”가 모토인,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살고 있는 소녀입니다. 그녀가 로리타 룩을 입고 로리타의 삶을 사는 것도 자신의 이런 행복을 위해서,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한 가지 발현일 뿐입니다. 이런 모모코에 있어서 사회규범이나 남의 시선 따위는 신경쓰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남들이 뭐라고 하던 자신의 페이스대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고, 이것이 로코코 시대의 정신을 계승하는 거라 생각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런 모모코의 모습을 얼핏 보면 이기주의자에 사회성이 없는 아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긴 겉모습만 보면 이렇게 생각 안 하는게 더 이상할 정도지만... 그러나 모모코는 우리가 생각하기에 골이 좀 빈 이상한 여자애가 아닌 오히려 그 반대인, 높은 철학과 사유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주목해야 합니다. 그녀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왠만한 어른들보다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더 깊은 통찰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죠. 모모코가 소학교 학생 시절 무능한 아빠와 이혼한 엄마가 모모코를 새아버지에게 데리고 가려고 할 때 그것을 거절하며 오히려 어머니에게 여자로써의 행복을 찾으라고 조언하며, 인간은 진정으로 행복하려는 순간 두려움이 생기며, 행복을 잡으려면 고통을 견뎌내기 위해 용기를 내야 한다고 말하는 에피소드(자식과 부모간의 역할이 완전히 역전된 경우)만 봐도 과연 이게 어린 아이가 하는 말 맞나? 할 정도로 인간사회에 대한 통찰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어설프게 나이만 먹고 인생의 철학이 없는 어른보다 더 위에 있는 것이죠. 그 외 에피소드에서 들어나는 그녀의 사유의 폭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외로 엄청나게 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모모코는 단순히 로리타에 미친 철없는 아이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림1. 어머니에게 오히려 인생조언을 해주는 당찬 딸내미)
그런 사고가 깊은 그녀가 일반 사람이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하는 것은 이런 그녀의 철학과 사고방식에 중심적으로 박혀있는 CENTRAL DOGMA인 “인간은 어짜피 혼자이며 고독한 존재이다”에 기인하기 때문입니다. 사회화를 이루며 살고 있는 인간이고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고 서로에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인간은 어짜피 자신의 행복을 최우선 하는 이기적인 존재이며, 가장 중요한 때에는 어차피 혼자인 존재라는 것을 그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를 모모코는 중요하게 보지 않고 있습니다. 자기와 타인의 관계는 물론 부모 자식관계도 그녀에게 있어서는 한 회사의 조직관계나 매니저 관계 정도로 볼 뿐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그녀에게 있어서 자기 자신은 그 어떤 인간관계보다 상위에 있는 중요한 존재이며, 진정한 개인의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답을 구하게 되고, 그 결론으로 자기 자신이 행복하기만 하면 된다는 결론을 내버렸지요. “니가 하고 싶은 게 진짜”인 것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개인행복을 극도로 추구하게 되고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게 된 것이죠.
(그림2. 아무려면 어때? 개인의 행복 추구는 곧 로코코 정신의 계승)
이는 그녀 자신도 인정하듯 그녀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에서 삐뚤어져 있으며 상당히cynical함을 보이고 있습니다.(하지만 이런 모습들은 상당히 귀엽게 나타나기 때문에 별로 CYNICAL하다고는 느껴지지 않지요. 거기다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삶을 살아가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그렇게 미움받고 살지 않습니다. 단지 류가사키씨네의 독특한 아가씨 정도로 생각하고 있지요.) 그리고 이런 것들이 소피스트의 궤변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관점차이, 그리고 자신의 참 행복은 남들이 정한 규범과 바운더리 안에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할 때 그녀의 이런 행동을 비난만은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어찌되었건 그녀는 확고한 그녀의 신념에 의거 자기 자신에 충실한 삶을 살고 있으며 진정한 행복을 위해 한발 한발 실천해 나가는 적극적이고 유쾌한 캐릭터이니까요. 그리고 이런 DOGMA는 후에 이치코를 만나게 됨으로 해서 긍정적인 쪽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5. 시라유리 이치코: 갑옷으로 자신을 감싼 양키소녀
폭주족 포니테일의 멤버인 시라유리 이치코는 허스키한 목소리에다가 단순 무식 무대뽀인 난폭한 성격, 그리고 짙은 화장과 매서운 눈초리로 인해 한눈에도 양키(양아치)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소녀입니다. 모모코와 조금 다른 방향이긴 하지만 그녀 역시 자기 자신이 좋아하는 것, 특공복과 오토바이 폭주를 위해 인생을 걸었으며 누가 뭐라고 해도 이를 위해 삶을 살고 있지요.
(그림3. 폭주에 살고 죽고)
하지만 확실한 자아와 신념을 가지고 철저하게 자기 자신에 충실한 모모코에 비해 그녀는 알게 모르게 주변의 시선이나 인간관계에 대해 신경을 쓰고 살고 있습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그녀는 겉보기와 달리 정도 많고 매우 여린 성심의 소유자였고 원래 남과 더불어 사는 삶에 더 익숙했던 행복한 가정의 마음착한 소녀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여린 성심과 착함 때문에 학교에서 늘 무시와 괴롭힘을 당하게 되고 급기야 심각한 왕따를 겪게 됩니다. 그리고 그 강도는 날이 갈수록 세어져만 갔지요. 이치코는 그런 괴로움을 참을 수 없었지만 심약한 그녀는 항상 울면서 웃는 것 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심한 괴롭힘을 당하는 순간에도 웃는 것 밖에 할 수 없는 그녀.... 아마 포니테일의 리더 아카미씨를 우연히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자아붕괴를 일으켰을지도 몰랐겠지요. 아카미씨를 만나 여러 조언을 듣게 된 이치코는 그로인해 자신과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이치코는 아카미씨 처럼 멋진 여성으로 살겠다고 결심하게 되고 현재에 이르게 됩니다. 나약한 모범생이 특공복에 목숨 거는 과격한 폭주족으로 180도 변하게 된 것이죠.(비구니를 뜻하는 이치코라는 이름도 이때 쓰게 됩니다. 그녀의 본명은 딸기를 뜻하는 이치고)
(그림4. 이치고와 아카미씨의 만남. 여자는 다른 사람 앞에서 눈물을 보이면 안돼. 그건 동정심만 얻을 뿐이야)
그러나 사람의 심성이 쉽게 변할 리 만무합니다.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이치코는 폭주족이 되었으며 행동도 난폭하게 하고 사나운 눈초리와 진한화장을 하고 다니지만 그것은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한, 자신의 내면을 숨기기 위한 갑옷에 불과할 뿐입니다. 겉모습은 변했지만 그녀의 내면에는 사람에 대한 情과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같이 할 수 있는 친구의 존재를 갈망하고 있었지요. 그런 모모코는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로 다가옵니다. 다소 이해하기 힘든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지만 확고한 자아와 자기 자신에 충실한 모모코를 보며 이치코는 자신에게 없는 그 뭔가를 그녀가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부러워하며 이끌리게 된 것이죠. 모모코는 왜 이치코가 매일같이 자기를 찾아오는지 이해할 수도 없고 귀찮아 하지만....^_^ (인간관계에 있어서 친구의 필요성을 못느끼는 그녀로써는 당연한 반응입니다.)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이치코는 단순무식하고 끈질기게 모모코에게 달라붙으니(?) 말이죠. 다르지만 묘하게 닮은 두 소녀의 우정의 시작은 이렇게 이치코의 물귀신(?) 작전으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6. 인간이란 존재의 의미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자아가 강한 두 소녀가 주인공인 영화답게 이 영화는 시종일관 황당한 사건과 만화의 한 장면을 그대로 끌고 온 거 같은 독특하고 실험적인 화면 구성 및 스토리 전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상당히 비현실적이며 그렇기에 얼핏 보면 소녀들이 꿈꾸고 있는 그들만의 판타지를 다룬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주1) 하지만 이 영화는 이런 겉보기와 달리 시종일관 사회 현실을 염두해 두고 이야기를 진지하게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바로 인간관계와 사회화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계속하고 있고 인간이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무엇이 중요한 것인가?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영화의 화두는 시종일간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관해 다루고 있다는 것이죠. 그럼 여기서 그렇게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사람이란 어떤 것인가? 이는 한자인 사람 人자를 놓고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자인 사람人자는 사람 두 명이 서로 의지하면서 불안하게 서 있는 모양을 본 딴 글자입니다. 여기서 한 명이 의지하고 있던 손을 놔 버리면 상대방뿐 아니라 자기 자신도 쓰러지게 되어 있는 의미를 담고 있지요. 어찌보면 참을 忍자(주2)와 더불어서 매우 무시무시한 뜻을 담고 있는 한자이기도 합니다. 즉 이 한자 뜻하는 바는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치코는 물론이고 심지어 확고한 자아를 가지고 있는 모모코일지라도 이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인 것이죠. 당분간은 이렇게 살아갈 수 있겠지만 언젠가는 사회의 순리를 받아들이고 자신이 원하는, 추구하는 바를 조금씩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으로 사는 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할 숙명인 것이죠. 영화 중반부 까지는 남의 눈을 신경쓰지 않고 자신이 정한 DOGMA대로 사는 두 소녀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 이후에는 이것에 중점을 맞춰 세상일은 나몰라라고 외치는 캐릭터들이 피할 수 없는 사회의 성장통을 어떻게 겪어나가며 어떻게 사회화 되가는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런 성장통을 겪으면서 사람관계와 친구라는 것이 단순히 연결된 것이 아닌 마음과 마음이 통한 존재라는 것을 크게 깨닫게 되는 것은 역시 주인공인 모모코입니다. 자기에게 달라붙고 귀찮은 존재였던 이치코에 어느 순간 적응(?)하게 되며 자신만이 존재했던 그녀의 사고에 처음으로 타인이란 존재를 알아가게 된 것이죠. 그런 것을 느끼게 된 결정적 계기는 이치코를 위해 그녀의 특공복에다 수예를 놓아주는 에피소드입니다. 모모코는 처음으로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일을 하게되고 그에 대해 뛸뜻이 기뻐하는 이치코를 보고 거기서 전에는 느끼지 못한 가슴 벅참을 느끼게 됩니다. 그 때부터 그녀는 사람과 사람이라는연결고리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죠. 거기에 더해 이번에는 우연한 기회로 그녀가 동경하던 로리타 복 전문 회사 Baby, The Stars Shine Bright의 사장 이소베의 부탁으로 새로 출시되는 로리타 복에 수예를 놓게 되는데 거기서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됨으로써 얻는 긴장과 두려움을 맛보게 됩니다. 행복하려는 순간 두려움이 생긴다고 그녀가 어렸을 때 말했던 것을 직접 겪게 된 것이지요. 천하에 두려울 것이 없던 확고한 자아의 그녀도 자기 자신에 대해 잠시 혼란을 일으키게 되고 이 일에 대한 의논상대로 이치코를 찾게 됩니다. 언제나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나갔던 그녀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맘을 털어 놓은 것이죠. 이런 저런 후반부의 에피소드를 겪어 나가며 모모코는 인간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됨과 동시에 이런 사회의 생리를 뼈저리게 겪어 나가면서 성장하게 됩니다.
모모코에 비해 더욱 더 인간적(?)이었던 이치고는 어찌보면 모모코가 사회화와 인간관계에 대해 눈을 뜨게 해준 장본인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녀 역시 모모코 덕분에 진정 그녀가 걸어갈 길을 알게 되고 그녀 역시 맘을 터 놓을 수 있는 친구를 얻게 되었으니 말이죠.(더 나가 그녀는 모모코가 겪지 못한 사랑의 열병과 그에 수반되는 고통도 처절하게 겪습니다.) 이렇게 두 소녀들은 우정이라는, 어찌보면 낯 간지럽고 친구라면 당연히 공유해야 하는 이 단어를 힘들게 그러나 그 누구보다도 확실하게 받아들이며 현실 사회에 대해 눈을 뜨게 된 것입니다. 덤으로 인간은 혼자가 아니라 같이 살아야 하는 존재라는 지극히 당연하지만 왜 그래야 하는지를 그 누구보다도 깨닫게 된 것이죠.
주1) 이렇게 생각이 드는 결정적 요인 중 하나가 CF감독 출신의 Tetsuya Nakashima감독의 화면을 잡아내는 능력 때문입니다. 한 폭의 그림을 보는듯한, CF의 한 장면을 그대로 끌고 온 듯한 그가 잡아내는 영화의 장면 장면들은 상당히 깨끗하고 비현실적이다 싶을 정도로 멋진 정경을 잡아내고 있는데 이로 인해 판타지적 느낌이 더 강하게 나기도 하는듯합니다. 이런 화면 구성은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특징이기도 한데, 두 감독의 영화 화면을 비교해보면 상당히 닮았다는 것을 금방 캐치할 수 있습니다.
주2) 참을 忍자는 개인적으로 한자어중 가장 무시무시한 뜻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글자입니다. 참을 忍자는 칼 刀자와 마음 心자가 결합한 글자인데 이는 칼이 심장을 곧바로 찌른 것을 나타낸 글자입니다. 심장에 칼이 꽂혀 있지만 틈이 없이 정 중심으로 찔렀기 때문에 오히려 피는 나지 않고 그렇기에 죽지않고 버티고 있는 형국이지요. 여기서 칼날이 조금만 비틀어지거나 틈이나게 되면 바로 심장의 압력에 의해 피분수를 일으킬테고 그럼 바로 죽게 됩니다. 그래서 살기위해서는 고통스럽지만 이 상황을 참아내야 한다는 뜻으로(어짜피 죽겠지만) 참는다의 뜻을 가진 한자가 된 것입니다. 이렇게 처절한 뜻을 가진 한자어도 드물듯.
7. 시모츠마 이야기의 미학
그러나 만약 이 영화가 예의 공식대로 제멋대로였던 두 소녀가 여차여차해서 사회의 생리가 이런 것이다. 자기 혼자 하고 싶은데로 살 수 없는 것이 사회이구나...를 깨닫고 훌륭한 사회의 일원이 되었다!라고 단순하게 풀어버렸다면 이 영화는 정말 재미없는 영화가 되었을 것이고 빨간 신호등일 때는 길을 건너지 맙시다 식의 흔해 빠진 교훈을 던져주는 거 이상 될 수 없었을 겁니다. 이 영화의 미덕은 다 아는 뻔하디 뻔한 교훈을 설파함에 있어서도 그녀들의 DOGMA는 존중해주고 그녀들만의 해법을 제시하는데 있습니다. 영화의 결말을 보면 이 둘은 사회생리를 받아들이고 인간관계에 대해 눈을 뜨긴 했지만 절대로 자신의 신념을 포기하면서까지 사회에 동화되지 않고 사회가 정한 룰을 따르지는 않습니다. “그래 사회는 그런 거 라는 거 인정해. 근데 그래도 우리의 삶은 이런 거야~~” 뭐 이런 식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끝까지 자기네들이 원하는 것을 하면서 살아가지요. 전과 달라진 점이라면 무조건 자신을 사회라는 틀에 맞추는 우를 범하지 않고 그녀들이 가지고 있던 콤플렉스 및 상처를 보듬아 않으면서 사회에서 자신들만의 자리를 찾아나갔다는 점입니다. 사회를 완전히 외면하지 않고, 또 자신의 삶만 고집하지 않은 어느 정도 공생의 길을 터득했다는 것이겠지요. 그것이 앞으로 그녀들의 삶에 어떻게 자리 잡을지는 예상하지는 못하지만 뭐 어떻습니까? 그들의 인생은 영화 말미에 보이는 시원히 뻗은 도로를 달리는 그녀들처럼 아직 겪어야 할 길들이 많이 남아 있으니 말이죠. 넘어지거나 장애물이 나타나면 그것을 간단히 넘어갈 수 있는 긍정적인 힘들을 그녀들은 이미 가지고 있습니다. 모모코와 이치코는 그 어떤 어른들 보다 자신들의 인생을 스스로 선택했으며 그런 인생에 충실하며 인생의 묘미를 맛보면서 살고 있으며 더 이상 현실을 부정하고 외면하는 소수가 아닌 진정한 사회화의 의미를 안 승리자들이니까요.
(그림5. 그녀들의 앞길에 영광이 있으리라....)
8. 그 외 끝으로 잡다한 거 이것저것
첫째. 앞서서도 이야기 했지만 이 영화는 만화와 같은 과장된 개그와 화려한 화면구성등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이는 일본영화의 한 특징이기도 하거니와 우리나라 정서에 잘 부합되지 않는 요소이기도 하지요. 그렇기에 이 영화는 대다수 일반적인 한국 영화팬들에게는 썰렁하고 이해하기 힘든 개그를 늘어놓는 영화로 밖에 인식되기 쉬울 듯 합니다. 실제로 이 영화는 홍보 방법의 문제도 있었지만 이런 이유로 인해 한국에서는 흥행실패를 하였지요.
둘째. 한국에서 이 시모츠마 이야기가 개봉할 당시 이런 모모코의 독특한 특징과 아이덴터티를 왜곡해서 표현하게 됩니다. 먼저 제목부터가 불량공주 모모코라는 좀 깨는 이름으로 바뀌게 되는데, 시모츠마라는 일본지명이 국내에서 너무 낯설어서 국내 관객들에게 쉽게 와 닿지 않을거라는 배급사의 판단에 의거 모모코의 독특한 성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채 겉모습으로 들어나는 성격만 보고 불량공주라 이름 붙이게 된 것이죠.(덕분에 모모코보다는 못하지만 서브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이치코의 비중은 제목에서부터 잘려져 나갔지요.) 뭐 외국의 영화가 개봉될 때 그 나라의 특성과 국민성향에 맞춰 제목이 로컬라이즈 되는 경우는 흔하기에 이 정도는 이해해줄 수 있다 생각해서 넘어간다 해도 문제는 배급사에서 이 영화를 홍보할 때 나온 포스터의 문구인 바로 “사기도? 도박도? 맞짱도? 불사한다. 나만의 스타일, 나만의 드레스를 위해”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신 분이라면 이런 표현이 아주 틀린것은 아니지만 모모코의 겉모습만 보고 불량하다고 표현해 버린 이 문구가 얼마나 영화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바와 동떨어져 있는지, Tetsuya Nakashima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얼마나 곡해해서 표현하고 있는지 분개할 정도지요.(이것 때문에 제가 이 영화에 관한 포스팅을 하게된 계기가 되었다는...) 이런식의 표현과 로컬화 시킨 영화제목, 그리고 촌스러운 포스터가 3박자가 잘 맞은데다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공감하기 어려운 영화내용과 맞물려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대박 실패하고 맙니다. -_-;;
(그림6. 상당히 문제가 많았던 한국내 포스터 문구들)
셋째. 우리가 볼때 모모코가 입고 있는 Baby, The Stars Shine Bright의 로리타 복은 상당히 현실과 동떨어졌다 생각하기 쉬운데,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여고생과 20대 여성들 중 이 브랜드에 대한 극성 매니아가 상당수 된다고 합니다. 모모코 같은 여자애가 일본에서는 그렇게 허구적인 캐릭터는 아니란 소리이지요. Baby, The Stars Shine Bright는 영화처럼 도쿄 다이칸야마에 있는 실제 브랜드 입니다. 이 영화의 스폰서이기도 하죠
(그림7. 실제로 이번 일본 오사카 여행가서 찍어온 사진입니다. 일요일날 이런 복장의 여자들을 상당수 볼 수 있었지요. 저 복장이 Baby, The Stars Shine Bright제품인지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넷째. 이 영화의 우수성은 일본에서 크게 어필하게 되, 시모츠마 이야기는 키네마 준보 선정 2004년 베스트 10 일본영화에 뽑히게 됩니다. 키네마 준보는 일본에서 유명한 영화쪽 잡지로써 여기에 선정되었다는 것은 그 영화는 한 번쯤 봐야 한다는 딱지를 얻는것이나 다름 없지요. 더 나가 모모코 역을 맡은 KYOKO FUKADA는 이 영화로 인해 2005년 제28회 일본 아카데미상 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어찌되었건 일본에서는 큰 히트와 반향을 일으킨 영화라는 사실입니다.
다섯째. 시모츠마 이야기는 원래 Novala Takemoto의 소설이 원작으로 두 가지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첫 번째 권이 시모츠마 이야기- 양키 소녀와 로리타 소녀이며 이 부분이 영화화 된 것이죠. 두 번째 권은 시모츠마 이야기- 살인 사건편으로 이야기의 스토리는 이치코가 어쩌다 누명을 쓰게 된 살인사건에 관한 내용입니다.
(그림8. 이 소설은 두 권다 한국내에서 정식 번역 출판되었습니다.)
여섯째. 이치코 역을 맡은 Anna Tsuchiya는 겉보기와 달리 오히려 Kyoko Fukada보다 어립니다. Kyoko Fukada는 82년 11월생, Anna Tsuchiya는 83년 3월생. 혼혈출신으로 모델과 가수 등 폭넓은 활동을 벌이고 있고 2004년 모델 죠수아와 결혼, 같은해 11월해 장남을 얻었지요. 그러나 곧 둘은 이혼했고, 현재 Anna Tsuchiya는 싱글맘으로 남아있다는군요.
일곱째. 시모츠마 이야기 DVD 발매기념으로 제작된 모모코와 이치코 인형이랍니다.
개인적으로 모모코 인형의 눈매가 너무 매섭게 나온게 아닌가 싶기도 하는군요. 이왕 DVD 발매기념으로 나온 것이라면 DVD 스페셜 에디션 판에 같이 끼워 팔지.....(시모츠마 이야기 DVD 스페셜 판을 가지고 있으나 인형이 없어서 아쉬워 하는.....)
마지막으로 한국, 일본, 미국판 下妻物語 포스터입니다. 한국은 불량공주 모모코로 미국은 가미카제 걸로 번역 되었군요
VIDEO KILLED RADIO STAR라는 말이 있듯이 시각적 효과는 청각적 효과보다 더 큰 임팩트를 주고 있습니다. 사람의 시각적 인지능력은 다른 능력보다 더 우선하기 때문입니다. 거기다가 VIDEO는 시청각이 같이 어우러져 있는 매채이니 그 파급효과는 어떤 매체보다 더 위에 있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겠죠. 심지어 청각적인 효과가 더 비교우위에 있는 음악계에서도 뮤직비디오의 파괴력은 상당한 것으로 밝혀졌을 정도니 말입니다. 이런 비디오의 잠재능력을 간파한 미국의 MTV는 당시 케이블 TV계에서 유래가 없는 24시간 음악방송을 1981년도에 시작하게 됩니다. 출범당시 일부 음악 애호가들만의 호응을 받을 것이라는 비우호적 반응이 지배적이었지만 그런 예상은 멋지게 깨어지고 오늘날은 전 세계에서 매일 1억 명 이상의 고정 시청자를 확보할 만큼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면서 영상 문화를 주도하는 대표적인 전문 방송으로 대접을 받고 있지요. 이런 MTV는 단순히 뮤직비디오를 방영하는 전문 케이블 TV 방송이란 것을 넘어서 세계 음악시장의 트렌드와 시장 구조 자체를 바꿔 나갔는데, MTV가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 80년대 초에는 소위 말하는 비디오형 가수가 더욱 더 주목을 받게 되었으며 앨범 판매에 있어서 단순히 서포트 역할을 하던 뮤직 비디오는 음반 구매를 위한 주요 홍보수단으로 자리매김 하게 되었지요. 이제 뮤직 비디오는 POP ARTIST에게 있어서 옵션이 아닌 필수적으로 된 것입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대급부와 부작용도 무시하지 못하지만......
이렇게 음악적 패러다임의 변한 시점인 80년대 중반에 나타난 노르웨이 출신의 A-HA는 이런 뮤직 비디오의 힘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POP 밴드였습니다. 비주얼 적으로 10대 소녀 팬들에게 어필하는 준수한 외모와 그에 걸맞는 음악 실력을 갖춘 이들의 성공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겠지만 이들이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Take on Me라는 빌보드 넘버 원 히트곡과 더불어 이 뮤직 비디오가 MTV 방송을 타고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갔기 때문입니다. 거기다가 이 Take on Me 뮤직비디오는 그전까지의 뮤직 비디오에서 보지 못했던, 비디오를 베이스로 해서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움직임을 그대로 베껴 재현하는 Rotoscope를 이용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혼합된 Comic book-style pencil drawings 기법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는데 이는 음악팬들을 넘어 일반 사람들에게도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키면서 A-HA의 인기를 더욱 더 크게 증폭시키는데 일조를 하게 됩니다. 음악도 음악이지만 놀라운 아이디어로 점철된 이 뮤직비디오로 인해 전 세계 POP팬들에게 A-HA의 이름을 각인시키는데 성공하게 된 것이죠. 이런 뮤직 비디오의 대성공은 이 Take on Me가 수록된 이들의 데뷔 앨범 Hunting High and Low가 플레티넘을 획득하는데 큰 일조를 하게 되었고 더 나가 그해(1985년) MTV 시상식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7개 부문을 석권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이후 이들이 DURAN DURAN과 더불어 10대들의 우상이 되어 한 시대를 풍미하게 되는 결정적인 원인 제공을 하게 됩니다
SONG : TAKE ON ME
MUSIC : A-HA
DIRECTOR : TEVE RARRON
ANIMATION : MICHAEL PATTERSON & CANDACE RECKINGER
지금 봐도 놀랍고도 굉장한 영감을 얻게 한 이 뮤직 비디오는 음악과 영상이 어떻게 조화를 이뤄나가야 하는지 제시한 위대한 작품이자 VISUAL 시대에 VIDEO의 활용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준 교과서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TAKE ON ME SONG BY A-HA TAKEN FROM ALBUM HUNTING HIGH AND LOW
We're talking away I don't know what I'm to say I'll say it anyway Today's another day to find you Shying away I'll be coming for your love, OK?
Take on me, (take on me) Take me on, (take on me) I'll be gone In a day or two
So needless to say I'm odds and ends But that's me stumbling away Slowly learning that life is OK. Say after me It's no better to be safe than sorry
Take on me, (take on me) Take me on, (take on me) I'll be gone In a day or two
Oh the things that you say Is it live or Just to play my worries away You're all the things I've got to remember You're shying away I'll be coming for you anyway
Take on me, (take on me) Take me on, (take on me) I'll be gone In a day or two
Take on me, (take on me) Take me on, (take on me) I'll be gone In a day or two
뱀발) 이 뮤직 비디오의 대성공으로 인해 A-HA는 싫던 좋던간에 이후 앨범들에서 뮤직 비디오에 신경을 엄청나게 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전작의 대성공은 그 이후작들에게는 크나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건 당연한 것이고 많은 공을 들였지만 그 어떤 A-HA의 뮤직비디오도 이 TAKE ON ME를 능가하는 임팩트는 주지 못하게 되었죠.
뱀발2) 이 TAKE ON ME 뮤직 비디오는 우리나라한테 있어서 부끄러운 과거를 만들게 하였습니다. 바로 이 기법과 스타일을 '맥콜'광고에서 그대로 배껴썼기 때문입니다. 더 황당한 것은 이 표절광고가 그해 우리나라 광고제에서 대상을 먹었으며 깐느에도 출품되었다는 사실. 거기서 국제적 망신을 당하게 되었지요. 그 당시 우리나라 사정이 외국의 대중문화를 접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국내팬들은 속여먹을 수 있었다고는 하나 어떻게 깐느에도 출품할 생각이 있었는지... 어이가 없습니다. 뭐 대상을 먹었기에 깐느에 자동적으로 출품하라고 아무것도 모르는 위에서 압력이 들어왔을테고 이것을 낼 수 밖에 없던 광고회사의 고충(?)이 느껴지는군요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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