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성의 최종진화 형태, Fort Bourtange
주소 : Willem Lodewijkstraat 33, 9545 PA Bourtange, NETHERLANDS
완공 : 1593
사용년도 : 1593-1851
주요전쟁 : Eighty Years' War, Third Anglo-Dutch War
1.
Neuschwanstein성 포스팅 때도 잠시 언급을 했지만 동양의 城을 그대로 CASTLE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습니다. 의외로 개념이 세분화 되어 있기 때문인데 아주 간략히 설명하면
CASTLE : 군주가 거주하면서 주변의 장원을 지킬 수 있는 방어시설. 동양의 城館 개념
CITADEL : 도시의 성곽 내에서 방어 거점으로 요새화 된 구역. 성 안의 최후의 요새 개념
FORTRESS : 군사적 목적으로 지어진 곳으로 민간인 거주가 거의 없다. 동양의 山城 개념
WALL : 어떤 구역을 둘러싸는 형태가 아닌 선 형태로 세워진 성벽. 동양의 長成 개념
지금 소개할 성형(星形)요새는 일반적인 CASTLE 보다는 FORTRESS라 해석하는 것이 더 옳은 개념입니다. 아예 영어로는 STAR FORT라는 명칭으로 되어 있죠. 하지만 일반인들은 이것도 보통 城으로 생각하므로 성을 다루는 이 포스팅 시리즈에 마지막 편으로 넣게 되었습니다.
2.
15세기에 들어서 화약병기가 전장을 지배하면서 기존의 성 및 성벽으로는 화포의 공격을 막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게 됨에 따라 새로운 개념의 방어 시설의 필요성이 대두됩니다.
그렇게 해서 발전된 개념의 성의 개념이 나오게 된 것이 이 성형요새입니다.
수직에 가깝게 쌓아 단순히 공격자들이 쉽게 올라오지 못하게 하던 구식 성벽 대신 약 60도 정도의 경사를 통해 직사포밖에 없었던 당시 공성포의 직격에도 버틸 수 있도록 하는 설계를 했습니다. 그래서 당시로서는 포병이 직접적으로 성벽을 때리는 것 자체도 어려웠고, 때렸다손 치더라도 성벽의 형태 자체가 낮고 두꺼워서 성벽 뒤에 흙을 쌓아올려 포탄의 충격을 흡수했기 때문에 방어력이 막강했습니다.
또한 성형요새는 모서리마다 있는 삼각형 모양의 포루가 상호 간 엄호해줄 수 있도록 설계되어있는데 이것은 과거 포탑 설계에 지배적이었던 둥근 모양의 포루의 경우 바로 앞에 붙은 적은 공격하기 힘들어서 DEAD ZONE을 만들 던 것을 없앤 더 발전된 형태였습니다. 사각 없는 교차사격이 보병에게 날아드는 것입니다. 덕분에 더더욱 별 모양이 되게 하는데 일조하게 되기도 했지요
(그림1. DEAD ZONE의 유무를 나타태는 그림. 성형요새는 특유의 모서리 부분 때문에 DEAD ZONE이 형성되지 않는다)
거기다가 성형요새의 벽은 벽돌로 지어졌습니다. 과거 성벽처럼 돌로 짓게 되면 포탄에 하나가 깨어지면 그대로 성벽이 붕괴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그러나 벽돌로 지은 성벽의 경우 포탄이 착탄한 부분의 벽돌만 깨질 뿐 나머지 벽돌은 온전하기 때문에 성벽은 쉽사리 무너지지 않습니다.
물론 포격에 대비하기 위해 낮아진 성벽은 그만큼 적 보병의 기어오르기에는 취약해졌습니다. 그래서 해자를 더 넓게 파는 것과, 해자를 파내며 나온 토사로 둔덕(glacis)을 쌓는 것으로 해결하게 됩니다.
(그림2. 성형요새의 각종 구조 도식도)
더군다나 성형 요새 자체에도 요새포가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적 포병에 대한 반격도 가능했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성형요새는 가히 우주방어라는 이름이 딱 어울리는 거점이 되었으며 성의 최종진화단계라 불리게 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15세기 후반과 16세기 초반에 주로 이탈리아 반도의 프랑스 침공에 대응하여 처음 개발되기 시작한 성형요새는 무려 1차 세계 대전까지 근근히 쓰일 정도로 몇 세기 동안 롱런하게 됩니다. 하지만 포의 진화로 인한 곡사포와 고폭탄의 발전, 그리고 비행기의 엄청난 발전으로 인해 2차세계 대전에서는 무용지물이 되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됩니다.
3.
Fort Bourtange (네덜란드어로 Vesting Bourtange) 네덜란드 Groningen의 Bourtange 마을에 있는 성형요새로 80년 전쟁(1568 ~1648 네덜란드 독립 전쟁)이 시작될 때 네덜란드 독립운동의 시조인 Willem van Oranje는 Groningen에 의해 만들어진 성형요새입니다.
Oranje는 에스파니아 군의 공격을 막기 위해서는 Groningen과 독일 사이의 연결을 통제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고 그 거점으로 Bourtange 통로에 요새를 세우기로 결정했습니다. 1593년에 요새가 완성되었으며 해자와 같이 사용 된 운하와 호수 네트워크가 형성되었습니다. Groningen의 스페인 군은 성형요새를 공격했지만 점령에 실패하게 됩니다.
(그림3. Fort Bourtange의 모습)
이후 Fort Bourtange는 1672년 프랑스-네덜란드 전쟁에서 프랑스의 독일 동맹국인 Münster 왕자 주교의 침략에 맞서 또 다른 포위 공격에 직면했습니다. 하지만 주변 습지와 오랜 시간 동안 강화된 요새 덕분에 침략군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격퇴 하였습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성형요새가 더 이상 쓸모가 없게 되자 1851년 마을로 용도변경을 하게 되었지만 생활 및 주변 환경은 갈수록 악화되어 많은 부분들이 유실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도 의의가 있는 이 Fort Bourtange를 방치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것이기 때문에 100년이 지난 1960년에 지방 정부는 오래된 요새를 1740년에서 50년 사이의 모습으로 복원하고 역사적인 박물관으로 개조하게 됩니다. 그 결과 Fort Bourtange과 그 주변마을은 관광지로 크게 흥하게 되어 명성을 떨치게 되죠.
(그림4. Fort Bourtange내 마을 사진들)
그렇게 된 데에는 축성 당시에 의도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 조형이 대단히 아름답고 독특하기 때문에 현재에 봐도 그 조형 경관이 매우 수려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성형요새들이 이런 수렴진화를 거쳤기 때문에 비슷한 모양을 가지고 있지만 Fort Bourtange의 경우 특히 그 경관이 뛰어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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