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 MORGOTH - FEEL SORRY FOR THE FANATIC
122. MORGOTH - FEEL SORRY FOR THE FANATIC : 판단착오의 아쉬운 앨범
국적: 독일
그룹: MORGOTH
앨범명: ODIUM
장르: DEATH METAL
제작년도: 1996년
레코드사: CENTURY MEDIA
공식홈페이지: https://www.facebook.com/MorgothOfficial/
멤버 리스트:Marc Grewe(Vocals) Harry Busse(Guitars) Sebastian Swart(Bass)
Carsten Otterbach(Guitars) Rudiger Hennecke(Drums)
01. This fantastic decade
02. Last laugh
03. Cash...
04 ....and is amazing consequences
05. Curiosity
06. Forgotten days
07. Souls on a pleasuretrip
08. Graceland
09. Watch the fortune wheel
10. A new start
이전 글 참조
51. MORGOTH - THE ETERNAL FALL / RESURRECTION ABSURD (0집)
99. MORGOTH - CURSED (1집)
105. MORGOTH - ODIUM (2집)
1. 앨범재킷 디자인의 변화는 많은 것을 내포한다.
어떤 밴드가 새 앨범을 발표했을 때 앨범 표지가 기존의 것들과 많이 달라진 것을 낸다면? 그에 맞춰서 밴드 로고까지 변경되었다면? 십중팔구 그 밴드의 음악성이 크게 변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변화를 앨범 재킷에서부터 표출하는 것이지요. (과거 HELLOWEEN의 PINK BUBBLES GO APES 앨범이라던가 METALLICA의 LOAD라던가 SAMAEL의 PASSAGE, CELTIC FROST의 COLD LAKE 등 수 많은 사례가 이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DEATH METAL의 헤비니스와 서슬퍼런 분노, 그리고 인더스트리얼의 조화를 잘 이뤘던 ODIUM 앨범 발매 이후 3년 후에 나온 MORGOTH의 FEEL SORRY FOR THE FANATIC 앨범을 보면 과거에 보였던 공포분위기의 앨범 재킷은 간데 없고(뭐 가면 갈수록 재킷의 공포적 이미지가 약해지고 있었지만) 그래픽 디자인적 이미지의 배경에 광대가 있는, 모던한 느낌의 앨범 재킷과 이전의 칼날 같은 로고는 없어지고 단순한 타이포의 로고가 박혀있습니다. CD 부클릿의 내용은 이보다 더 하구요. 다른 정보 없이 이것만 봐서는 혹시 다른 밴드의 앨범이 아닌가? (왜 동명의 다른 밴드도 가끔가다 나오니까) 할 정도로 굉장히 이질적입니다.
앨범 재킷에서 느껴진 불길한? 느낌은 CD를 틀면 그대로 적중하게 됩니다. MORGOTH는 더 이상 DEATH METAL을 들려주지 않고 MODERN ROCK을 연주하기 때문입니다. 서슬퍼런 분노를 잘 표현했던 Marc Grewe는 더 이상 GROWLING 창법을 사용하지 않는 클린 보컬을 구사하고 있으며, 공포와 헤비함이 사라진 MIDDLE TEMPO의 밋밋한 음악들을 선보이는 이들의 신보에 기존의 DEATH METAL 팬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되죠.
2. METAL 밴드들의 암흑기, 90년대 중반
그럼 MORGOTH는 왜 이런 극단적인 음악적 변화를 선택해야 했는가? 이 앨범이 나온 1996년은 바로 ALTERNATIVE ROCK을 위시한 MODERN ROCK의 기세가 엄청났던 시기이자 ROCK의 MAINSTEREAM이 되었던 시기였고 이 때 수 많은 HEAVY METAL 밴드들이 인기를 잃고 명멸했던 때였죠. 아니면 살아남기 위해 ALTERNATIVE ROCK으로 노선을 변경했던, 소속 레이블에서도 그러기를 강요했었던, HEAVY METAL 밴드들에게는 암울했던 시기였습니다. 즉 MORGOTH도 레이블의 압력과 살아남기 위해 노선을 변경하는 우를 선택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런 밴드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는데 IDENTITY는 성립하는 것도 어렵지만 한 번 성립된 IDENTITY를 바꾸는 순간 오는 후폭풍은 더더욱 감당하기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이들이 아무리 멋들어지고 잘 만든 ALTERNATIVE ROCK이나 MODERN ROCK을 들고 나와봤자 기존의 이 쪽 팬들은 이들의 음악을 잘 모르고 받아들이지 않게 되죠. 아무리 잘 모방해봤자 ORIGINALITY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거기다가 DEATH METAL 팬들은 소수이긴 하지만 자존심이 엄청 세고 충성도가 높은 팬 층입니다. 그런 팬들을 실망시키는 음악을 들고 나왔으니 양쪽 팬들에게 외면 당하는 일을 자초한 것입니다.
물론 똑같은 음악만 해서는 안되고 계속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이 MUSCIAN의 숙명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기본 틀은 유지한 채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데 그 틀마저 바꿔버리면 밴드의 IDENTITY를 버린다는 이야기이며 그 얘기는 그 동안 자신들의 쌓아 놓았던 것들을 부정한다는 소리이기도 합니다. 그럴 바에는 기존 밴드를 해산하고 다른 밴드를 만드는 것이 더 현명한 처사일 것입니다.
3. 하지만 아쉬운 이들의 음악적 변신
그런데 이들의 FEEL SORRY THE FANATIC 앨범에 수록 된 곡들이 ORIGINALITY는 하나도 없는, 단순히 시대조류에 편승에 인기를 얻으려는 MODERN ROCK COPY냐? 하면 또 아닙니다. 비록 DEATH METAL 장르를 벗어나 MODERN ROCK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하지만 잘 들어보면 음악의 큰 흐름은 이전 앨범인 ODIUM때와 비슷합니다. 거기서 DEATH METAL과 INDUSTRIAL적 요소를 빼고 MODERN ROCK 요소 및 각종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역으로 말하자면 기본 틀은 기존의 그들이 추구했던 음악은 유지하려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보컬만 바껴도 엄청난 변화가 느껴지는 METAL 음악의 특성상 이들 IDENTITY의 핵심인 DEATH METAL 요소를 배제 시켰다는 것은 모든 것을 다 갈아엎은 것으로 보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만약 이 앨범을 가지고 DEATH METAL로 ARRANGE를 한다면 ODIUM때와 마찬가지의 음악이 나올 것입니다.
그 외에도 각종 실험적 요소가 들어갔지만 탄탄한 음악적 구조를 이루고 잘 융합시킨 이들의 음악적 재능을 볼 때, DEATH METAL이라는 요소를 빼고, MORGOTH의 음악이란 생각을 안하고 들으면 상당히 괜찮은 음악을 구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음악적인 면만 가지고 어필하기에 MORGOTH가 DEATH METAL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너무 컸고 양쪽 장르 음악 팬들에게 외면 당하였으니, 만약 MORGOTH가 이런 음악을 진정으로 하길 원했다면, 앞서 말했듯이, MORGOTH를 해산시키고 다른 밴드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당연한 결과로 처참한 판매고를 올린 이 앨범을 끝으로 MORGOTH는 해산하게 되었고 (나중에 재결성을 하게 됩니다만) 그들의 DISCOGRAPHY의 오점을 남기게 되죠. 당시 이런 결과를 예상했었다면 ODIUM 앨범으로 끝을 냈었으면 하는 판단이 어땠을 지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뱀발) MORGOTH도 결과가 어떻게 될지 예상했는지 앨범 명이 FEEL SORRY THE FANATIC이라고 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 뱀발) MORGOTH는 개인적으로 처음 접한 DEATH METAL BAND였고 그들의 EP묶음인 THE ETERNAL FALL / RESURRECTION ABSURD의 음악은 지금도 뽑는 개인적 4대 DEATH METAL앨범이기도 한데 이런 결과를 내서 매우 안타까워 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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