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한국 공공 도서관의 디자인 혁명의 시발점, 은평구립도서관
분류 : 공립 도서관
개관일 : 2001년 10월 15일
설계 : 곽재환
주소 : 서울특별시 은평구 통일로78가길 13-84
OFFICIAL HOMEPAGE : https://www.eplib.or.kr/main.asp
보편적으로 공공기관의 건물들은 큰 특색 없는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공공 도서관이라면 더더욱 그렇구요. 하지만 서울에서 가장 특이한 디자인을 가진 도서관이 있으니 바로 2001년 10월 개관한 은평구립도서관입니다.
은평구립도서관은 일단 위치하고 있는 곳이 동네 산속에 있어 일반적인 도서관이 들어설 곳이 아닌 곳에 있습니다. 그러기에 경사진 산비탈 면을 따라 정면부에서 일정 공간을 비워가며 각 층을 쌓아 올리는 계단식 방식을 선보이는 독특함을 보이고 있으며 거기에 더해 마감재로 쓰인 노출 콘크리트 기법과 외부 공간을 구성하고 있는 4가지 요소(1. 입구에 서 있는 5개의 원주( 圓柱, 원형 기둥), 2. 경사지를 따라 중앙 입구의 뒤편으로 좌우 네 개씩 응석대(凝夕臺, 석양을 응접하는 장소) 3. 도서관 한가운데에 위치한 반영정(反影井, 그림자를 투영하는 우물)이라는 공간, 4. 석교(夕橋))로 인해 외관이 일반 도서관처럼 보이지 않고 마치 산위에 있는 신전처럼 보이는 웅장함이 있습니다.
원주 : 은평구립도서관의 프롤로그인 다섯 개의 원주(圓柱)는 우리의 전통 솟대의 역할을 하는 기둥으로 각각 살고(生), 알고(知), 놀고(戱), 풀고(業), 비는(祈) 행위를 상징한다
응석대 : 석양을 응접하는 장소라는 뜻인 응석대(凝夕臺)는 해가 지는 불광동의 경치와 어울리게 만들어졌다
반영정 : 도서관의 한가운데 자리한 중정(일종의 건물과 건물 사이의 마당과 같은 공간)이 있다. 이 중정은 반영정(反影井·그림자를 비추는 우물)이라는 이름이 붙어졌는데 공간의 이름과 같이 하늘의 풍경을 품는 곳이다. 건축가는 이 공간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내면 풍경을 비추는 곳이 되기를 바라며 조성했다
석교 : 도서관 가장 위층에 배치돼 뒷산과 연결되는 다리인 석교(夕橋)도 자연과 어우러지기 위해 만든 공간이다. 이 다리는 불광 근린공원에서 산책을 즐기던 지역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도서관으로 이끄는 역할을 한다
그러기에 일반적인 공공기관 건물들과 궤를 달리하는 특색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이야 공공기관 건물들도 세련되고 멋있는 디자인이 나오고 있지만 은평구립도서관이 개관한 것이 2001년인 것을 감안하면 정말 시대를 앞서간 건축물임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닌데 건축미학적으로 높이 평가받는 건물들이 으레 그렇듯 공간효율성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현재 은평구립도서관은 공간부족현상, 특히 자료실 공간이 많이 부족한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도서관은 일단 기능성과 편리성이 우선이어야 할 텐데 그 점에 있어서는 아쉽다하겠네요. 하지만 단순 책 열람과 공부라는 도서관의 기능을 넘어 지역주민의 생활에 녹아드는 휴식 장소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이런 시대를 앞서간 디자인의 도서관이 나쁜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아무튼 은평구립도서관은 당시 큰 특색 없이 뻔한 형태를 지니던 지역 도서관 건축 흐름을 뒤바꾼 트리거를 당긴 셈이죠.
이런 색다른 시도는 2001년 한국건축문화대상 본상과 2002년 서울시 건축상 은상을 받게 되는 결과도 낳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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