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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소, 매우 풍부하나 매우 안정적인 PART-3

Category : 과학,CG,상식 | 2023. 3. 11. 11:12

 

 

 

 

이전글 참조

질소, 매우 풍부하나 매우 안정적인 PART-1

질소, 매우 풍부하나 매우 안정적인 PART-2

 

 

 

 

 

앞서 PART-1에서 Guano가 전략적 물자가 된 이유가 인산염과 질소화합물이 풍부하여 천연비료보다 훨씬 효율이 좋은 것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화약 제조에 필요한 질산염을 얻는 주요 자원이었기 때문입니다. 즉 비료도 화약도 질소가 중요성분이란 이야기인데 이는 Haber- Bosch법은 비료 뿐 아니라 화약을 값싸게 대량으로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덕분에 폭약 제조비용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광업 산출량도 대폭 증가하게 되었고 이는 기존에는 꿈도 못 꾸었던 토목, 건축 사업도 가능해져 인류의 삶의 질은 대폭 증가하게 되었죠. 또한 화약은 전쟁에서 많이 쓰이는 물건이었기에 곧 전쟁 수행력이 증가하게 됩니다. 엄청 비싸 대량 생산이 힘든 폭약이 그야말로 계속 쏟아지는 수준으로 제공이 되니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고화력이 가능해졌고, 질소비료로 인한 식량 생산량 증대로 늘어난 인구 덕분에 전쟁을 수행할 군인의 수도 늘어났으니 전쟁의 양상도 바뀌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Haber- Bosch법은 산업혁명으로 시작한 인류의 발전을 엄청나게 가속시키고 대폭 바꿔버리게 된 촉매제가 된 것이죠. 

그러기에 1914년에 발발한 제1차 세계 대전은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The war to end war, The war to end all wars)이라는 말에 걸맞게 이전의 전쟁과 다른 스케일과 양상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Fritz Haber의 비극이 시작됩니다. 


1차 세계 대전 이전의 전투는 주로 라인배틀로 이뤄졌지만 1차 세계 대전에는 산업혁명으로 인한 무기의 발달 속도가 어마어마했으며 앞서 말한 전쟁능력 향상으로 인한 대규모전이 가능해짐에 따라 전쟁의 판도가 확 바뀌었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거기다가 화룡점정으로 기관단총의 전선 투입은 이전 전쟁과 스케일이 다른 사상자를 내기 충분했습니다. 이에 전쟁양상은 참호전 상태로 나왔으며 아군이든 적군이든 참호를 파서 이어버렸고 서로 진격할 수도 후퇴할 수도 없는 교착상태가 지속되게 되었죠. 이건 참호를 나와서 진격 좀 해보려면 적군의 기관단총에 휩쓸려 나갔으니...

 

 

그림1. 기술의 발전은 전쟁의 양상을 바꿨고 그로 인한 참호전은 지옥 그 자체

 

 

 



이런 고착화된 전선을 타파하고자 많은 노력이 나오게 되었는데, 애국심이 투철했던 Haber는 하지 말하야 할 것을 개발합니다. 바로 독가스의 개발이 그것입니다. 이런 독가스의 사용은 이미 1899년 국제법으로 금지된 것이지만 Haber는 국제법을 우회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당시 국제법에 독가스는 화포류에만 국한되어 있는 맹점을 이용하여 독가스를 통나무에 넣었고 적군이 오면 병사들이 가서 터트리는 방식을 썼던 것이죠. 거기다가 프랑스군이 독일제국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 최루탄을 썼었는데 그 핑계를 대고 독가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것입니다. ABC 병기 중 C병기의 본격적 시작인 것입니다.
이런 독가스의 사용은 참호전을 무력화 하긴 했으나 연합군도 뛰어난 과학자들이 있었으니 최초의 독가스 사용 이후 6개월 만에 연합군도 Victor Grignard의 주도하에 독가스를 사용하게 되었으니 전쟁의 양상은 또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되며 사상자만 엄청 나오게 됩니다. 

 

 

 

 

그림2. 지옥에 지옥이 더해지게 되었다

 

 

 

결국 1차 세계 대전은 동맹국, 그리고 거기에 속한 독일제국의 패배로 끝나고 Haber는 독가스 사용의 주범으로 전범으로 몰릴 위기에 처하지만 질소비료로 식량위기를 돌파한 공로를 인정 받았고 독가스는 나중에 연합국도 똑같이 제작과 투입을 하였기 때문에 어찌어찌 넘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1차 세계 대전이 종전한 1918년에 질소 비료 제작 공로로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게 되죠. 
하지만 이런 전력 때문에 대부분의 동료들이 Haber의 노벨상 수상식 참석을 거부했고 항의의 표시로 노벨상을 거절한 후보자도 두 명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거기다가 이후 NAZI가 집권할 때 그는 유대인이어서 심한 박해를 받고 결국 영국으로 떠나게 되었으니, 애국심을 위해 독가스 개발까지 한 그로써는 그때 어떤 심정이었을지...
이후 Haber는 Chaim Azriel Weizmann의 제안을 받아 Daniel Sieff 연구소 소장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수락하고 영국을 떠나 스위스의 바젤에 도착하지만 거기 호텔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하게 됩니다.

 

 

공기에서 빵을 만들어 Malthusian Trap을 깬 인류의 구원자이자 독가스를 만들어 대량의 인구를 살상한 원인을 제공한 과학자라는 양면성을 가진 Fritz Haber. 

그리고 결국 조국에게 배신까지 당한 그는 국수주의의 허망함과 연구 윤리의 중요성을 깨우치는데 일조를 했다 할 수 있겠습니다. 

- THE END -

 

 

 

그림3. 인류의 구원자이자 의도치 않게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되어 버린 HA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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