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면조를 영어로 왜 TURKEY로 부를까?
TURKEY : 칠면조, 속어로 겁쟁이, 미국에서 비격식 사용으로 실패(작)을 의미
국가 Türkiye Cumhuriyeti의 영어식 표기
TURKEY의 원래 명칭은 Türkiye Cumhuriyeti이고 이는 ‘튀르크(Türk)인의 땅'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영어로는 TURKEY라고 표기하는데, 이는 ’튀르크인의 땅‘이라는 것을 라틴어로 Turchia(트루키아)라고 표기했고 이것을 중세 프랑스에서 Turquie(튀르키)라고 적은 것을 영국에서 받아들이면서 발음변화를 거쳐 TURKEY가 된 것이죠.
그런데 공교롭게도 칠면조의 영어 표현이 TURKEY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속어로 겁쟁이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고 더 나가 실패작이라는 의미로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Türkiye 사람들도 알고 있었고 거북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나라가 ’튀르크인의 땅‘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여기서 ’튀르크‘는 자신의 나라 말로 용감한 사람들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데 정반대의 의미가 가지고 있으니 더더욱 기분이 좋지 않았지요.
그렇게 해서 2022년,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기나라의 영문명칭을 TURKEY에서 Türkiye(트루키예)로 변경하게 되었고 UN에서는 이를 승인하게 됩니다. 이는 현 경제 실정으로부터 국민들의 눈을 돌리기 위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적 수가 있긴 했지만 Türkiye 사람들의 공감대가 이전부터 형성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겠죠.
그런데 왜 칠면조의 영어 단어가 하필 TURKEY일까? 칠면조랑 TURKEY, 아니 Türkiye에랑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인가? 칠면조의 원산지가 Türkiye여서 그런 것인가? 라는 의문이 들기 마련인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칠면조의 원산지가 Türkiye는 아니지만 Türkiye랑 연관이 있는 것 때문에 칠면조 = TURKEY가 된 것입니다.
칠면조는 원산지가 북아메리카와 중앙아메리카로 닭목 칠면조과의 조류이고, 속명은 Meleagris입니다. 그런데 이 속명인 Meleagris는 그리스어로 북아프리카에서 살던 뿔닭을 의미하는 단어였습니다. 이 뿔닭은 15세기에 서유럽에 전파되었고 관상용으로 인기가 많았는데 하필 이 뿔닭을 터키 상인, 정확히는 Mamluk Türk(맘루크 트루크)들이 서유럽에 도입해서 팔았다는 것. 그렇게 해서 이 뿔닭은 터키의 닭이라는 이름인 Turkey cock으로 정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칠면조는 1세기 후인 16세기에 신대륙에서 유럽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문제는 이 칠면조가 뿔닭이랑 비슷하게 생겼다는 것. 처음에 스페인에서 Gallopavo라는 이름으로 들여온 이 칠면조는 영국에서 뿔닭으로 오인되게 되었고 역시 Turkey cock으로 불리게 되다가 TURKEY로 되었다고 합니다.
정작 터키, 현 Türkiye에서는 인도에서 이 칠면조가 왔으므로 HINDI라고 부른다는 사실.
그리고 인도에서는 이 칠면조가 포르투갈 상인을 통해 들어왔으므로 PERU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포르투갈 사람들이 당시 칠면조를 PERU라고 불렀기 때문. 그럼 포르투갈 사람들은 남에마리카 페루에서 이 칠면조를 발견했는가? 이것까지는 모르겠네요.
결론은 영국 > Türkiye (튀르키예) > 인도 > 포르투갈 이렇게 이어지는 계보를 가진 칠면조의 이름 변천사라는 것
아무튼 현 Türkiye를 통해 칠면조가 영국으로 유입되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텐데 세상일 재미있다고 해야 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