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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NTER, CENTRE

Category : 과학,CG,상식 | 2008. 2. 6. 18:34




 

 



영국 역사에 대해 공부하시는 분이나 자세히 아는 분이라면 왜 영어가 이렇게 발음구조라던가 철자체계가 엉망인지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왜 그런지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이민족 침략의 역사 때문입니다.

실질적인 브리튼 섬의 첫번째 주인은 켈트족. 이때 원시 영어는 켈트어 구조로 되어 있다가 현 잉글랜드 지방이 카이사르에 의해 정복되고(정복이라기 보다는 실질적으로는 진출이라고 보는게 낫습니다. 로마가 브리타니아(현 잉글랜드)를 진정으로 정복한 것은 카이사르 이후입니다.) 로마 지배를 받게 되면서 부터 라틴어가 귀족들이 쓰는 고급 언어, 영어는 일반 서민이 쓰는 저급언어로 취급받게 되었고 이 라틴어가 영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는 사실이야 뭐 안 봐도 비디오.....


PAX ROMANA 이후 8세기 경에는 ANGLO - SAXON족이 쳐들어와 그들의 나라 잉글랜드를 만들게 되면서 영어는 이들 언어 체계를 수용하게 되었죠. 또 그 이후 11세기에는 덴마크쪽의 바이킹(데인족)이 침략 영국을 먹었고(그 유명한 크누트 1세) 여기서 바이킹 족의 언어체계가 섞이게 됩니다. 크누트 1세 사후 이후 영국은 다시 ANGLO- SAXON 왕조가 이어지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1071년경 프랑스 노르망디공인 정복왕 WILLIAM(프랑스어 기욤)의 NORMAN족에 의해 영국 점령을 당하게 됩니다. NORMAN족은 혈통적으로는 데인족이만 프랑스에 귀속한 이후 카톨릭을 믿고 프랑스 어를 썼기 때문에 이는 프랑스의 영국정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요. 암튼 NORMAN족이 쓰는 프랑스어인 NORMAN FRENCH가 영국의 공용어가 되었고 이후 무려 500년간 궁정, 의회, 법정, 학교에서 쓰게 됨에 따라 PAX-ROMANA때 처럼 귀족들은 프랑스어를 (이를 ANGLO-FRENCH라고 합니다. Plantagenet왕조 이후에는 ANGLO-NORMAN이라고도 하지요) 하층민은 영어를 쓰게 되었습니다.



NORMAN족의 영국정복 이후 처음에는 프랑스 문화의 유입이 줄기차게 이어지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영국의 NORMAN족들은 영국에 동화되기 시작하는데, 프랑스 왕의 신하라는 사실보다는 영국왕이라는 사실에 자각하게 되었고 이후 프랑스와의 마찰로 이어집니다. 결국 이 마찰은 100년전쟁으로 표출되었으며 100년 전쟁 이후 영국과 프랑스가 완전히 분리되게 됨에 따라 영어가 공식언어로 다시 부활 하였고 현재의 모습을 띄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여러 민족의 침략과 정복으로 인해 언어 체계가 섞이다 보니(특히 서로 비슷했던 켈트나 게르만쪽 언어와는 확연히 다른 라틴어와 프랑스어의 유입은 영어체계를 확 뒤바꿔 놓은 일등공신이죠) 영어의 불규칙성은 다른 나라 언어에 비해 심해지게 되었는데 불규칙 동사라던가 발음기호 없이는 읽는 법이 중구난방으로 되버린 철자가 그 예인 것입니다. 이 단어는 프랑스식, 이 단어는 덴마크 식, 이 단어는 라틴어 식 이렇게 말이죠.

거기다가 결정타로 중세부터 근대까지 이어진 대모음추이 (GREAT VOWEL SHIFT)로 모음 읽는 법이 대격변이 일어나게 되어 지금의 영어 철자와 읽는법이 HELLGATE가 되어 버립니다.

 

 


이런 것은 다른 유럽의 나라도 비슷은 한데 문제는 이후 영어가 철자법 개정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는데 있습니다. 언어의 발음과 표기가 변하는 과정을 보면, 세월이 지나면서 발음은 잘 변하는데 표기는 잘 변하지 않아서 처음에는 발음과 표기가 일치하는 언어라 하더라도 세월이 지나면서 발음과 표기의 일치도가 점점 낮아지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발음을 고칠 수는 없으므로 발음과 표기를 일치시키기 위해서는 표기를 발음에 맞춰 인위적으로 뜯어고칠 수밖에 없는데, 영어의 경우 철자법을 개정한 적이 없어서 이런 발음의 혼란성은 더 커지게 되었죠.

독일만 해도 프랑스에서 넘어온 단어들은 독일어에 맞게 개정하고 고쳤는데 말이죠. (예를 들어 C발음은 전부다 K로 바꾼다던가 Camarade (친구) → der Kamerad 등) 

물론 영국도 철차법 개정을 하려고 노력들은 했습니다. 다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에...

(대표적인게 LIGHT를 LITE로 바꾸자고 했으나...)

 

 

(한때 육지의 1/4을 차지하고 있던 대영제국도 초창기 때는 이민족에 의한 점령의 역사였죠)

 


 

(다른 언어가 섞이기 이전에 순수(?)했던 고대 영어 읽는 영상. 2: 57 부터 본격적으로 읽는 법이 시작되는데, 이 영상을 보면 철자대로 읽히는 고대영어를 알 수 있습니다)

 

 

 



아무튼 이런 영어는 현대에 들어와서 다시 세세하게 변하게 되는데, 영국 식민지였던 미국의 독립 이후 나온 미국식 영어의 등장 때문입니다. 전통을 중요시하는 영국인과 달리 상업적이고 합리주의적인 면이 강한 미국인들은 자기내들이 쓰는 영어가 철자와 발음이 너무 동떨어진 것이 아니냐? 라는 생각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지들 입맛에 바꿔버리게 됨에 따라 영국영어랑 발음이나 철자가 틀리게 되버리는 결과가 나오게 되었죠.  이를 영어 철자 개혁 (ENGLISH SPELLING REFORM)이라 합니다. 이는 영국과 미국이 같이 참여 하였으나 영국쪽은 미미한 결과를, 미국쪽에서는 다소 큰 폭으로 변화 시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CENTRE입니다.
발음상 TRE는 '터' 로 읽히기 애매한 철자인데 이것이 ‘센트리’가 아닌 ‘센터’로 읽히는 까닭은 프랑스쪽 어원 영향 탓입니다.
전통을 중시하는 영국인들로는 발음은 애매하지만 어원에 따라 CENTRE라 그대로 적고 있는데 비해 합리적이고 상업적인 미국인들은 편리를 중시하다보니 CENTRE가 왜 센터로 읽히냐 CENTER로 해야 ‘센터’로 읽히지 않느냐....이런식으로 가서 미국은 CENTER로 쓰게 됩니다.(이와 비슷한 예로 FIBERFIBRE가 있습니다.)

비단 CENTRE말고도 이웃을 의미하는 NEIGHBOUR도 마찬가지죠. 미국에는 U자를 빼버리고 NEIGHBOR로 적어버립니다.
색을 뜻하는 컬러도 마찬가지죠 영국은 COLOUR, 미국은 COLOR
회색의 경우는 영국은 GREY, 미국은 GRAY
1층의 경우 영국은 GROUND FLOOR, 미국은 1ST FLOOR (참고로 영국에서 1ST FLOOR는 미국이나 우리나라의 개념으로 치면 2층입니다. 영국의 1층은 GROUND FLOOR, 2층은 1ST FLOOR, 3층은 2ND FLOOR... 이는 정수개념으로 생각하면 오히려 더 편할지도. 즉 입구 로비층을 0층으로 보는 것이지요.)


이런 미국식 철자를 보면 미국인의 편리성 제일주의가 언어에도 그대로 나타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발음나지 않는 것, 어법상 이상한 것을 다 뜯어고쳐 버린 것이죠.
이런 편리성이 극단적으로 나타난 단어가 바로 DONUT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미국에서도 DOUGHNUT을 쓰고 있지만 빵반죽을 의미하는 DOUGH가 너무 길다고 DONUT으로 쓰기 시작한 것이 이제는 널리 쓰이게 됨에 따라 사전에도 DOUGHNUT = DONUT으로 표기 되게 됩니다. 이런 식이라면 언젠가 영국에서는 DOUGHNUT을 미국에서는 DONUT이라고 쓰는 날이 오겠지요. (참고로 영국에서 DONUT이라 쓰면 틀렸다고 합니다.)

 

 

(참고로 DUNKIN은 DONUT, KRISPY는 DOUGHNUT이라 씁니다.)

 

 


 

철자 뿐 아니라 발음으로 넘어가면 이런 차이는 더더욱 심하게 되지요. (영/미)

TOM = 톰 / 탐
JOHN = 존 / 잔
GEMINI = 제머니 / 제머나이

DIRECT = 다이렉트 / 디렉트 

DEICIDE = 디이사이드 / 디어사이드
DANCE = 단스 / 댄스
THERE IS NOT A ~ = 데어 이스 놋트 어~ / 데리스 나러~

이렇게 미국식은 혀를 굴리는 식으로 연음을 굉장히 강조하게 되는 반면 영국식 영어는 딱딱하지만 리듬을 타는 식으로 고풍스럽게 발음하게 됩니다. 그래서 영시는 영국식 영어가 더 잘 어울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아예 영어도 영국식, 미국식으로 완전히 다르게 지칭하게 되었죠. 영국식 영어는 BRITISH ENGLISH(KING'S 혹은 QUEEN'S ENGLISH라고도 합니다.) 미국식 영어는 AMERICAN ENGLISH라고 불리우죠. 완전히 차이를 인정한다고 할까나....



이렇게 영미식 철자가 다르고 발음도 달라 한국 학교에서도 영어를 배움에 있어서 이 두 영어에 대한 차이점도 어느정도 배워야 하는데 언제부터인가 이는 생략하고 미국식 위주로만 배우더군요.(요즘은 필기체도 안 가르친다 하더군요) 뭐 미국위주로 세계가 돌아가고 한국이 미국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적어도 철자의 차이는 좀 가르켜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비록 세력이 많이 약해졌지만 대영제국 이후 결성된 COMMONWEALTH 멤버국들은 죄다 BRITISH ENGLISH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쓰이는 영어의 빈도를 따져 봤을 때 아직도 BRITISH ENGLISH가 AMERICAN ENGLISH보다 강세를 띄고 있습니다. (주1)
아무리 미국이 초강대국이라고 해도 오리지널 영어는 BRITISH ENGLISH라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되겠지요.

 

 

 

 

 




주1)
그래도 힘의 논리가 통하는 국제사회이다 보니 예전과 달리 점차 BRITISH ENGLISH를 쓰는 나라에서도 AMERICAN ENGLISH가 유입되고 혼용되어 쓰이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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