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사진을 포토샵으로 후보정하는것이 부끄러운 짓인가?
먼저 이 글은 2005년도에 쓴 글을 TISTORY에 옮겨적은 것입니다. 그때와 지금 현 상황과는 많이 달라진 것을 먼저 염두해두시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글에서 나오는 표현 및 어투의 오해에 의해 디지털 카메라를 애용하는 사람들 전체에 대해 힐난 및 비난하는 포스팅으로 오해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확실히 밝히는 것은 이 포스팅은 잘 모르면서 디지털 카메라에 대해 다 알고 박식한 것처럼 이야기 하는 일부 사람들에 대해 잘잘못을 조목조목 따지는 것이지 결코 디지털 카메라를 애용하는 사람들을 전체를 매도하는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솔직히 글 잘 읽어보시면 이런 오해가 일어날 리 없다고 생각합니다.
1990년 다이캠(Dycam)의 출시부터 파생된 디지털 카메라는 기술발전이 가속됨에 따라 초창기 때 조악한 화질과 필름 카메라에 비해 여러모로 뒤지는 성능을 극복하게 되고 2007년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인터넷 시대와 맞물려서 디지털 카메라는 대중화를 넘어서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은 지 오래입니다.(업계에서도 이미 디지털 카메라가 필름 카메라를 대처해 나가고 있습니다.)
거의 네티즌이라면 한 대의 디지털 카메라는 필수로 갖추고 있을 정도가 되었으며 순수 디지털 카메라 동호회를 넘어서 네티즌의 의견 창구 및 트렌드 메이커가 된 DC 인사이드나 디지털 카메라 시대에 빨리 발 맞추어 커뮤니티 계를 평정한 싸이월드가 웹상에서 강세를 띄게 되었고 그리고 하루가 멀다하고 생성되는 각종 디지털 카메라 동호회들과 그 동호회인들 끼리 자주 출사를 나가는 풍경도 이제는 익숙하다 못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지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아마추어 사진가 수준은 하루가 멀다하고 높아졌으며 프로의 사진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사진들이 인터넷 시대를 타고 널리 퍼지게 되었습니다. 이에 비례해서 단순히 취미용으로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하는 것을 넘어서 디지털 카메라에 들이는 돈도 높아지게 되었지요. 이 사진 찍기에 빠진 제 한 지인의 경우만 봐도 카메라 바디가 3개에 렌즈도 목적별로 5개 정도 가지고 있는데 그 가격이 한 개당 장난이 아니더군요.
이런 디지털 카메라 열풍이 가져온 긍정적인 결과로 사진의 대중화를 첫 손으로 꼽고 싶습니다. 대중화가 이뤄짐에 따라 필름 인화의 부가적인 비용을 감수하고 값비싼 광학장비인 카메라(여기서 언급하는 카메라는 일반 카메라가 아닌 전문가들이 쓰는 고가의 카메라들을 말합니다.)를 가진 사람만의 전유물이 되었던 사진 찍기가 누구나 할 수 있게 되었고 그에 비례해서 사진에 대한 전문지식도 넓게 퍼지게 되었고, 사진의 퀄러티도 전체적으로 평균 이상 높아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물론 양산화, 대중화가 이뤄짐에 따라 수준 이하의 사진들도 그 만큼 양산된 것도 무시 못하지요. 그러나 이건 사진 뿐 아니라 어떤 분야도 대중화가 되면 다 겪게 되는 문제이니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는 매우 긍정적인 결과입니다.
그건 그렇고 인터넷 사진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다 보면 (특히 DC 인사이드) 올려진 사진 설명에 이런 문구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RESIZE ONLY', '노 포토샵’, ‘포토샵 절대 사용 안함’
즉 어떤 후보정을 하지 않은, 디지털 카메라로만 찍은 사진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입니다. 이는 사진 찍을 때 당시의 조명과 그 외 여타 사항을 왜곡없이 이렇게 재현 해 내었다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지요. 조금 비꼬는 시선으로 이를 설명하자면 포토샵으로 후보정 한 사진은 질이 떨어지는 사진이라는, 은연중의 후보정 사진을 비하하는 것이 베이스로 깔렸다 볼 수 있습니다. 더 나가 나는 저런 느낌의 사진을 포토샵의 도움없이 순수 디카로만 찍을 수 있다라는 실력 과시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 물론 안 그러신 분들도 많습니다. 정말 순수 사진의 원본을 강조하시는 분들도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내용은 그다지 문제될 건 없는 내용입니다. 저렇게 삐딱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어찌보면 이상한 사람일지도 모르지요.^_^
그리고 이런 이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일단은 수긍이 갑니다. 원래 좋은 사진은 아무런 보정을 가하지 않은 채 최대한 원본의 느낌이 잘 살려내는 것이 제일 좋은 사진인건 사실이니까요. 실제로 남성지 에스콰이어의 사진 담당자는 사진 기사들에게 절대로 CROP도 허용하지 않은 사진 원본을 요구한다 합니다. 예, CROP도 절대 불가입니다. 그 이유를 물어본 즉슨, 그래야 최고의 정성이 나온, 최고의 구도의 사진이 나오기 때문이라 하더군요. CROP을 허용하면 사진작가들이 CROP을 생각하고 수정의 여지를 남기는 사진을 찍기 때문이라 그러더군요. 무시무시한 프로정신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정작 여기서 양산됩니다.
DC 인사이드에서 갤러리에 올라온 사진에 달린 일부 리플들을 바로 그것이지요.
조금이라도 사진을 포토샵으로 사진을 보정하면 바로 리플로 뽀샵질이네, 포토샵 저리 가라~, 포토샵으로 못난 실력 가렸군..... 이런식으로 무조건적인 공격(?)을 가하는데 이것이 문제인 것이라 이겁니다. 물론 DC 특유의 악플과 공격적인 성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나 저런 식으로 나오는 것은 자기의 무식을 마냥 티내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지요.
왜 저런 리플이 자기 무식하다고 자랑하는 것인가? 하나 하나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1. 필름 카메라 콤플렉스 증후군
개인적으로 막 가져다 쓴 용어인데 저는 이런 리플의 양산을 필름 카메라 콤플렉스 증후군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디지털 카메라는 필름 카메라에 비해 성능이 많이 뒤쳐졌습니다. 거기다가 그 당시 사진의 대가나 예술사진 하는 사람들은 다 필름 카메라를 썼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 사람들 특유의 곤조가 있지요? XX하려면 ZZ로만 해야해 감히 YY로 XX를 하다니~!! 뭐 이런거 말입니다. 쉬운 예를 들자면 디자인은 맥으로만 해야 해 무슨 PC로 디자인을 해? 같은 옛날 사고방식을 고수하는 사람이던가 사진은 필름 카메라로 해야지 무슨 디지털 카메라로 해? 이런 방식 말이지요.
옛날에야 디지털 카메라가 성능도 별로 좋지 못하였고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하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한 것이 많았기에 소위 말하는 얼리어답터인 그 당시 디지털 카메라 사용자들은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면서 알게 모르게 필름 카메라에 비해 무시당하고 뭔가 꿀리는 느낌을 받게됩니다. 자신이 디지털 카메라로 아무리 고생해서 잘 찍은 작품이라도 떨어지는 성능의 디지털 카메라이기 때문에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보다 못나온다던가, 그로인해 작품 대우를 못 받는다던가가 그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알게 모르게 필름 카메라의 기법을 많이 따라하게 되고 필름 카메라의 현상방식을 모방하려 합니다.
잠깐 여기서 디지털 카메라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요? 말 그대로 디지털이 큰 장점입니다. 디지털 카메라는 컴퓨터로 불러들여서 포토샵에서 이런 보정을 쉽게 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원본사진의 결점을 쉽게 수정할 수 있고 더 뛰어난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건 비단 디지털 카메라 뿐 아니라 디지털 매체가 자기는 공통적인 특징입니다. 이것의 장점으로 인해 서서히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기기들이 바뀌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장점이 디지컬 카메라 사진 매니아들의 콤플렉스를 이상하게 건드리게 되지요. 즉 쉽게 이야기 하면 너네는 성능이 딸리니까 포토샵 없이는 좋은 사진 만들 수 없지? 이렇게 되겠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부 디지털 카메라 매니아에게 있어서 지상과제?는 포토샵 없이도 필름 카메라에 필적하는 좋은 사진 찍어보기가 되버렸습니다. 그들이 보기에 필름 카메라는 아무런 보정 없이도 (필터는 쓸 망정) 좋은 사진, 색이 멋진 사진, 예술사진이 나오는데 그 당시 디지털 카메라의 성능으로는 포토샵 없이 이게 구현이 안되니 말이지요. 접사도 잘 안돼 디지털이다 보니 피사계심도는 전혀 안돼...
이런 문제점들이 부각되다 보니 포토샵으로 후보정한 작품은 떨어지는 사진으로 일부 오해하기 시작하였고 이 오해가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는 형국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디지털 카메라의 특성을 무시한 채, 아니 그 이전의 필름 사진기와 그 인화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무조건 포토샵으로 후보정한 사진 전체를 놓고 비하 하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행동입니다.
먼저 필름사진 인화 및 현상방식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필름사진은 디지털 카메라가 겪는 포토샵을 이용한 후보정 작업같은 아무런 보정작업을 안 거치는 줄 알고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일부 디카족들이 받드는 필름사진도 현상 시 보정작업을 거칩니다.(물론 별도의 보정작업 없이 그냥 현상하는 경우도 있지요) 이는 사진 현상을 한 번이라도 해 본 사람이라면 다 아는 사실입니다.
다음은 바바라 런던, 존 업튼, 켄 코브레, 벳시 브릴이 공저한 PHOTOGRAPHY 7판에서 발췌한 내용들입니다.
게리 러셀의 작품, 모노 레이크
기본 노출에 버닝과 닷징을 혼합하면 여러가지 선택이 가능해진다. 장면을 비교적 사실적으로 묘사할 수도 있고, 우의 하늘처럼 일부분을 강조해서 극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
이렇게 닷징, 버닝 뿐 아니라 현상 시 약품 노출시간 등등을 가지고 컨트라스트 값이나 컬러 밸런스 값 등 색보정을 거치기도 하고 필름 자체를 손봐서 필름에 인위적인 스크래치를 가한다던가 검은 잡티를 제거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렇듯 필름카메라도 후보정과정을 거치며 외국에서 유명한 사진작가들도 이런 과정을 다 거칩니다. 그런데 후보정하면 뭐가 잘못되는 양, 혹은 사진의 질이 떨어지는 양, 호도하는 것은 자신의 무식을 티내는 과정이라고 밖에 볼 수 없겠습니다. 디지털 카메라는 디지털이기 때문에 필름 카메라에서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보정하는 것을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현상할 때 약품이 어떤 부위에만 스며들고 어떤 부분에는 안 스며들게 하는 기술 자체가 까다롭고 힘들었는데 포토샵에서는 간단히 라쏘툴로 선택영역 정해줘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다른 예로 사진을 잘못찍어 인물의 적목현상이 나왔을 때 필름 카메라는 현상할 때 특수의 기술이 필요하지만 디지털 카마라에서는 간단한 스킬로 이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이죠. 이것이 앞서 말한 디지털의 장점입니다.
이런 장점을 나두고 포토샵으로 후보정 한 사진들을 무턱대고 평가절하 하는 건 정말 이상한 사람일 수 밖에 없지요. 단지 전문가만 할 수 있었던 사진 보정을 이제는 아무나 할 수 있으니까(실상 고급 색보정은 아무나 포토샵만 가지고 쉽게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 기술 자체를 평가절하하고 폄하하는 것입니까?
2. 포토샵으로 후보정 한 것을 비하하는 사람은 정작 포토샵을 모른다.
이 또한 도발적인 말이 되겠군요. 포토샵으로 후보정한 사진을 비하하는 사람은 정작 포토샵에 대해 잘 모르고 디지털 프로세싱에 대해 이해가 없는 사람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이들의 주장을 살펴보면, 사진 실력이 없어서 허접하게 찍힌 사전을 뽀샵질로 가려서 퀄러티 높은 사진처럼 보이게 한다. 이게 무슨 사진이냐 포토샵질이지...... 가 골조가 되겠습니다.
제 직업이 디자이너이다 보니 여기에 방문하는 그 어떤 분보다 포토샵에 대해 더 전문적으로 많이 써보고 잘 안다고 자부하는 편입니다.(물론 저보다 더 전문적으로 쓰시는 분도 계실겁니다. 이제는 3D쪽으로 제 전문직종이 바뀌어서 ㅎㅎㅎ) 이런 제가 보증하건데 포토샵 가지고 어떤 멋진 결과물 내놓기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지요.
포토샵으로 원본사진 수정도 마찬가지입니다. 포토샵으로 많이 손상된 원본사진이나 잘못 찍힌 사진을 보정을 할 수 있으나 이것 역시 한계가 있다는 것이지요. 원본사진이 어느 정도 잘 나와야 보정도 먹히지 아주 노출값이 잘못되서 하얗게 타버린 사진이나 너무 어둡게 찍혀서 사람 구분도 안되는 사진 등도 보정하는데 한계가 있지요.
어찌어찌 원본이 처참한 그런 사진을 포토샵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동원해서 보정한다고 하지만 무리한 보정에 의해 사진에 그레인이나 노이즈가 생기게 됩니다. 즉 아무리 포토샵으로 보정해봤자 원래 의도했던 사진이 나올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착각하는게 컴퓨터만 있으면 뭐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실사와 구분이 안가는 합성사진이나 정확한 색보정은 상당한 기술이 쌓이지 않으면 불가능한 고도의 기술이라 볼 수 있습니다. 어설픈 합성이나 색보정 말구요.
이런 형국인데 포토샵만 있으면 어떤 사진도 보정되서 그럴듯하게 보이는 사진을 만들어 낸다고 비하하는 사람들 역시 이쪽 방면에 제대로 지식을 가지지 않고 소위 말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설사 그게 가능하다고 쳐도 그게 왜 비하대상이 되야하는지 모르겠군요. 쉽고 더 효율적으로 가기 위해 기술발전이 있는 것입니다. 그런 기술발전을 이용해서 무슨 결과물을 얻게 되면 옛날 전통방법을 쓰지 않았다고 비하되야 하는 것입니까? 그것을 반문하고 싶습니다. 결국 위와 같이 DC인사이드의 일부 폐인들이 주장하는 바는 필름 카메라도, 포토샵에 대해서도 제대로 모르고 이야기 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자 결론을 내자면 포토샵으로 후보정한 것이 절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필요이상으로 비하할 필요도 없구요. 앞으로 이거가지고 누가 뭐라고 그러면 이 사실들을 이야기 해주십시요.
뭐 아무리 그래도 되도록이면 후보정 없이 원본사진 그대로 먹히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은 합니다만......(이건 절대 사실이지요 ^-^)
암튼 이 포스팅은 잘못 생각하고 있는 오류를 잡고자 한 말이지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는 분들 모두를 싸잡아 비난할 의도로 쓴 글임을 다시 한 번 밝힙니다. 혹시나 문제되거나 이 부분이 영 거슬리는 부분이 있으면 리플로 지적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수정하겠습니다.
뱀발) 이 또한 개인생각입니다.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찍어 갤러리에 올리시는 분들 사진 기종을 굳이 사진 안에 포토샵으로 써서 알려야 하나? 하는 의문이 듭니다. 사진 감상할 때 그런 글귀가 있으면 개인적으로 감상하는데 거슬려서 말이지요. 게다가 왠지 멋진 사진을 그 글귀 하나로 망치는 기분이 들더군요. 그림의 비유를 들면 사인이 너무 도드라져서 그림 분위기 전체를 망친다고나 할까요? 더욱 더 삐딱하게 보자면 자신의 디지털 카메라 기종을 자랑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 정보는 굳이 사진에다 박지 마시고 글로써 무슨 무슨 기종을 썼다로 밝히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뱀발2) 이 글을 쓴 시점이 2005년인데, 현재 2009년에는 DSLR의 광풍으로 인해 필카는 거의 사장된 상태, 그래서 후보정에 대한 시각도 많이 누그러진것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할까요?
그래도 아직도 디카던 필카던 후보정은 KIN하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이 종종 보여서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