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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電車男 - TWILIGHT

Category : MUSIC & MOVIE | 2007. 3. 12. 16:18







1. 영상에서 음악의 역할

영화나 드라마에서 쓰이는 음악의 역할은 장면 적재적소에 사용되어 극적 긴장감과 이완을 돕고 관객이나 시청자가 영화 혹은 드라마에 더욱 더 몰두하게 하는데 있습니다. 

영상은 시각적으로 음향은 청각적으로 극중 이해도를 도와 감독(PD)이 영화(드라마)에서 말하자는 것을 관객이 캐치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요. 거기다가 연상작용의 힘으로 극중에 사용된 노래를 어디선가 듣게 되면 그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게 되고, 그로 인해 영화가 좀 더 기억에 오랫동안 남게 하는 긍정적 효과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영화나 드라마의 OST의 중요성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필수요소인데, 요즘 들어서 OST가 이런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다소 나타나고 있지요. 바로 자본주의의 논리 때문입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지만 그래도 MAIN이라 할 수 있는 영상을 능가할 수는 없습니다. 

 

뭐 어떤 경우는 영화보다 영화에서 쓰인 OST가 더 대박이나서 영화는 사라지고 OST만 남는 경우도 있지만 영화적인 관점에서 극단적으로 보면 영화에서 쓰인 음악은 없어도 솔직히 하자가 없습니다. 음악이 없는 영상물은 있을 수 있어도 영상이 없는 영화나 드라마는 존재할 수 없으니 말이죠. 다시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영화나 드라마에 있어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만 절대로 그 자체가 MAIN이 될 수는 없다는 소리이고 SUPPORT 수준을 넘을 수 없다는 소리입니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이 자본주의 논리에 의거 음악이 거의 영상 이상으로 대접받는 경우도 생기게 됩니다. 바로 OST판매 때문입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영화는 영화자체로도 엄청난 돈을 벌 수 있지만 그 외 영화에 관련된 부가상품으로도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영화에 사용된 음악들을 모아 하나의 음반을 만든 OST가 그것인데, 거대 MAJOR 영화사들은 이런 OST의 매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 여기에 엄청난 투자와 관심을 보입니다. 관심을 가지는 건 좋은데 음반이 잘 팔릴 것만을 생각해서 유명 뮤지션을 초청 OST를 통째로 맡긴다던가 아님 유명 뮤지션들을 총집합해서 한곡씩 맡아 OST를 구성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게 되지요. 바로 여기서 문제점이 다소 노출되게 됩니다. 원래 뮤지션 집단들은 자존심이 세고 자신의 음악에 대해 애정이 큰 사람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만든 OST들은 영화와 융합하기 보다는 자신의 음악적 역량에 더 신경 쓰기 마련, 그로 인해 왠지 영화와 융합하지 못한 노래들을 보여주기 일쑤입니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한국 애니메이션인 LAZENCA이지요. 

당시 한국의 최고 뮤지션 밴드 중 하나였던 NEXT가 이 OST작업을 맡았는데 노래는 좋았으나 애니메이션과는 그렇게 어울린다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이는 NEXT가 OST작업을 할 때 OST를 위한 음악작업을 했지 영상과 어울리는 OST작업을 한다는 생각을 별로 안했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었습니다. (물론 VANGELIS같은 대가의 경우는 영화를 먼저 생각하고 곡을 만들기 때문에 그런 주옥같은 곡들을 만들지만) 그나마 한 뮤지션이 OST를 통째로 맡은 경우는 낫습니다. 여러 뮤지션들이 모여서 한 개의 OST를 이루는 경우는 그 OST 판매에는 큰 도움이 될지 몰라도 영화와 음악이 완전 따로 노는 경우가 빈번하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이런 케이스들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음악이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망각한, 주객전도의 대표적인 예라 볼 수 있겠죠.


 


2. 전차남

 



일본 2CH 게시판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한 오타쿠 청년의 연애 성공기를 다룬 드라마인 전차남(FUJI TV 2005.07.07 - 2005.09.15 11부작. 그 해 최고의 드라마로 선정)은 위의 경우에 있어서 모범적 사례로 꼽히는 경우입니다. 이 드라마는 정말 그 상황에 맞는 적재적소의 음악을 사용함으로써 시청자로 하여금 극에 몰입하게 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야마다가 에르메스를 만날 때나 상황이 좋게 진행될 때 나오는 A FACEFUL ENCOUNTER, OST는 아니지만 극중 긴장감을 나타내는데 200% 효과를 내는 STAR WARS의 IMPERIAL MARCH, 이리저리 해매거나 뭔가 음모?를 꾸밀 때 나오는 もちつけ俺…(((( ;_д_))) 등이 그것인데, 절대 이들 음악은 튀지 않고 영상을 support하고 있으며 이들로 인해 극중 장면이 더 풍성하게 느껴지며 그 상황을 시청자의 뇌리에 강하게 박히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를 보다보면 음악때문에 드라마에 더 집중하는 자신을, 그리고 심지어 그 노래와 장면에 심취하는 자신을 보게되지요.


이런 효과적인 전차남 OST 사용 중 백미는 바로 OP인 TWILIGHT입니다. 이 노래는 OP의 역할을 넘어 OST가 가져야 할 임무를 100% 이상 완수한 수작이기 때문이죠. 이 노래가 극중에서 쓰일 때는 언제나 야마다 츠요시가 자신의 힘으로만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2CH의 독신남 게시판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게 되고, 그 때마다 그들한테서 용기를 얻게되 야마다 츠요시가 절망을 넘어 희망의 빛을 볼 때입니다. 전차남 10회의(11회 특별편 빼고) 내용들은 거의 이런 구조로 이어지고 있는데 그 때마다 이 노래를 듣게 되는 시청자들은 답이 안보이는 답답한 현실을 타파할 희망의 빛을,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 거 같은 에너지의 흐름을 느끼게 되어 야마다 츠요시를 응원하게 되고 자신도 뭔가 할 수 있겠다...라는 희망을 느끼게 해주지요. 정말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내일의 태양이 떠오를 거 같은 그런 가슴 벅참을 느끼게 해줍니다. 결국 이 노래는 에르메스와 전차남이 연결되는 부분에서도 쓰이게 되니 시청자들은 이 노래를 희망가로 봐도 무방할 정도이지요^^. 


이렇게 효과적으로, 희망이란 주제와 싱크가 맞게 쓰인 TWILIGHT, 전차남을 본 사람이라면 이 노래만 들어도 전차남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따뜻한 웃음을 지으며 희망을 떠올릴듯 합니다. 이 정도면 OST가 가져야 할 정말 교과서적인 사용의 예로 꼽아도 무리가 없다 할 수 있겠죠? 드라마로써의 완성도는 둘째친다고 해도(물론 드라마의 완성도도 높습니다.) 노래의 사용면에서는 1류급이라 개인적으로 말하고 싶습니다. ^-^


GO TEN-SHA TO GET HERMES'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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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LIGHT
SONG BY ELECTRIC LIGHT ORCHESTRA
TAKEN FROM ALBUM 電車男


 

The visions dancing in my mind
The early dawn, the shades of time
Twilight crawling through my windowpane

Am I awake or do I dream?
The strangest pictures I have seen
Night is day and twilight's gone away

With your head held high and your scarlet lies
You came down to me from the open skies
It's either real or it's a dream
There's nothing that is in between...

Twilight, I only meant to stay awhile
Twilight, I gave you time to steal my mind
Away from me.


Across the night I saw your face
You disappeared without a trace
You brought me here, but can you take me back?

Inside the image of your light
That now is day and once was night
You lead me here and then you go away.

It's either real or it's a dream
There's nothing that is in between...

Twilight~
Twilight, I gave you time to steal my mind
Away from me.


(You brought me here, but can you take me back again?)


With your head held high and your scarlet lies
You came down to me from the open skies
It's either real or it's a dream
There's nothing that is in between...

Twilight, I only meant to stay awhile
Twilight, I gave you time to steal my mind

Twilight, I only meant to stay awhile
Twilight, I only meant to stay awhile

Twilight, Twilight, Twilight, Twilight.





내 마음속에서 춤추는 환영들
이른 새벽, 시간의 어스름
내 창을 통해 스며들어오는 황혼

나는 깨어있는가? 아니면 꿈을 꾸고 있는걸까?
지금까지 본 중에서 가장 이상한 광경들
밤은 낮이 되고 황혼은 사라지고 없어졌네

너의 머리를 높이 치켜든 채, 주홍빛 거짓말처럼
저 드넓은 하늘에서 당신은 나에게 내려왔지
그건 현실이거나 꿈일거야
그 중간은 없으니까

Twilight, 난 잠시 (여기) 머물려고 했을 뿐
Twilight, 당신이 내 마음을 뺏어갈 시간을 주었지




밤을 가로너머서 난 당신의 얼굴을 보았지
당신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어
당신이 날 여기로 데려왔는데 다시 돌아가게 할 수는 있나요?

당신의 빛의 이미지 안에서
한때는 밤이었고 지금은 낮인
당신은 나를 여기까지 이끌었고, 그리고 멀리 가버렸지.

그건 현실이거나 꿈일거야
그 중간은 없으니까

Twilight~
Twilight, 당신이 내 마음을 뺏어갈 시간을 주었지



(당신이 날 여기로 데려왔는데 다시 돌아가게 할 수는 있나요?)


너의 머리를 높이 치켜든 채, 주홍빛 거짓말처럼
저 드넓은 하늘에서 당신은 나에게 내려왔지
그건 현실이거나 꿈일거야
그 중간은 없으니까....

Twilight, 난 잠시 (여기) 머물려고 했을 뿐
Twilight, 당신이 내 마음을 뺏어갈 시간을 주었지

Twilight, 난 잠시 (여기) 머물려고 했을 뿐
Twilight, 당신이 내 마음을 뺏어갈 시간을 주었지

Twilight, Twilight, Twilight, Twilight.



 


원래 이 곡은 드라마만의 오리지널 곡이 아닌 영국출신 ART ROCK밴드인 ELECTRIC LIGHT ORCHESTRA의 81년 발매한 앨범 TIME에 수록된 곡에서 따온 곡입니다. 다음은 ELO의 TIME 앨범 표지


 

 

 

 

그러면 왜 전차남에는 별 상관 없어 보이는ELECTRIC LIGHT ORCHESTRA
의 TWILIGHT를 주제가로 삼았을까요? 별 상관이 없는게 아니라 아주 큰 상관이 있습니다.

이 곡을 썼다는 거 자체가 오타쿠 문화에 대한 오마쥬니까요.

일본 SF 대회인 DAICON 4의 전설의 오프닝을 만들었던 동인 애니메이션 제작집단인 DAICON FILM에 쓰였던 곡이 바로 이 TWILIGHT였기 때문입니다.

 

정확히 2분 44초 부터 노래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여자 주인공이 바니걸 복장으로 바뀌면서 전투가 이어지는 각종 페러디 장면을 오마쥬 한 것입니다.

즉 아무런 생각없이 TWILIGHT를 주제곡으로 삼은 것이 아닌, 고도의 계산에 의해 썼다는 것이죠. 거기다가 왜 드라마 상에서 월면토 병기 미나라는 캐릭터 피겨가 나오는 것도 그렇고....

 

 

전차남은 정말 오타쿠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면서 만든 멋진 드라마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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