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로그 : 태그 : 방명록 : 관리 : 새글

(영화) 龜は意外と速く泳ぐ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Category : MUSIC & MOVIE | 2007. 3. 12. 16:11





龜は意外と速く泳ぐ -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 평범한 일상의 찬가

 



 

1. 간단한 영화 프롤로그 설명

카타쿠라 스즈메는 매사에 어중간한 성격의, 특별한 일 없이 매일 매일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23세의 전업주부이다. 남편은 혼자 해외에 부임중이며 가끔 스즈메에게 안부전화를 하지만 전화내용은 늘상 애완동물인 거북이 카메타로에게 먹이를 줬느냐?가 전부. 남편에게 있어 스즈메는 존재가치가 없는듯하게 보인다. 남편뿐만 아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있어서도 그녀의 존재는 보이지 않는지 화장실에서 몸을 부딪친 아줌마에게도 무시당하고 버스기사는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 그녀를 그냥 지나쳐버리기 일쑤. 매사에 이런 식이니 자신이 존재감이 있는가? 하고 반문하게 되고 이러다가 언젠가 이 세상에서 점점 투명해져서 없어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정도가 되는데.
이런 스즈메에게 한 가지 전환점이 온다. 친구인 쿠자크와 만나기로 한 약속이 깨지고 나서 집으로 가는 길에 우연히 발견하게 된 스파이 모집공고가 바로 그것. 호기심과 지루한 일상을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한 번 TRY해보자 생각한 스즈메는 스파이를 모집한다는 곳으로 가게 되고 거기서 어느 나라의 스파이로 15년간 일본에서 활동 중인 쿠기타니 부부를 만나게 되 스파이로 발탁된다. 자 그럼 스파이가 된 스즈메의 행동지령은? 황당하게도 스파이를 파견한 나라에서 확실한 지령이 내리기 전까진 스파이라는 것을 들키면 안 되니 그저 아무일도 하지 않고 눈에 띄지 않게 가장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쿠기타니 부부도 15년동안 임무가 없었다.)
이렇게 해서 이전과 별반 다를게 없는 스파이로의 새로운 삶이 스즈메에게 시작된다.




2. 등장인물 소개

 

 

1) 스즈메

일본의 작은 지방도시에 사는 23세의 전업주부. 좋아하는 숫자는 6, 좋아하는 단어는 반액, 좋아하는 초밥재료는 하마치(방어 새끼로 초밥 재료에서 가장 흔한 생선임), 좋아하는 맛은 어중간 한 맛, 이것으로 알 수 있듯이 스즈메는 매사에 평범하다 못해 어중간하고, 별다른 특징이 없는 인물이다. 이런 성격에 더해 그녀의 삶도 특별한 일 없는 지루한 일상의 연속이고 이런 삶에 무료함을 느끼고 있다. 그러던 그녀는 우연히 스파이 모집공고를 보게 되고 이런 삶에서 한 번 벗어나보자 하는 호기심으로 스파이에 지원하게 되는데.....


 

 

2) 쿠자크

같은 날 같은 산부인과에서 태어난 스즈메의 친구. 스즈메가 매사에 어중간하고 평범하다면 쿠자크는 똑부러지는 성격에 독특한 개성과 비범함을 타고난 자유주의자. 그녀의 꿈은 프랑스 남자와 결혼해서 에펠탑이 보이는 곳에서 사는 것. 모든 면에서 스즈메는 친구인 쿠자크를 이길 수 없었다. 스즈메가 평범한 삶을 대변하고 있다면 쿠자크는 그에 반대되는 화려함과 비범함을 대변하는 캐릭터이다.


 

 

 

 

3) 쿠기타니 부부

일본에 스파이를 파견한 어떤 나라의 스파이들의 총지휘자적 위치에 있는 스파이 부부. 남편인 시즈오는 실업자, 부인인 에츠코는 동네 각종 광고 안내방송을 하는 직책을 맡고 있으면서 실제로는 일본을 감시하는 스파이 역할을 하고 있다.(그런데 감시한다는 생각이 안들정도이다.) 다소 이해하기 힘든 엉뚱한 모습들을 보여주지만 스즈메에게 스파이로써 필요한 각종 소양들을 가르킨다.


 

 

 

 

4) 공안 요원들

일본을 감시하는 어떤 나라의 스파이의 존재를 미약하게나마 알고 있던 이들은 스즈메가 있는 마을에서 벌여진 치비키아미에서 우연히 발견된 시체가 스파이의 시체라는 것을 파악하게 되고 이를 토대로 스즈메와 그 주변 스파이의 뒤를 쫓게 된다.


 

 

 

5) 그 외 캐릭터들

(좌상) 배관공 아저씨 (우상) 카토 선배 (중앙) 벤치 할머니 (좌하) 라면집 아저씨 (우하) 두부집 아저씨.
직접적이진 않지만 간접적으로 스즈메에게 삶의 이면을 깨닫게 해주는 캐릭터들이다.



 

 

 

3. 반복되는 일상의 탈출, 그러나 변한 건 없다. 적어도 겉보기엔

매일 매일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돌아가는 반복되는 하루, 결국 이런 삶에 지겨움을 느끼게 되며, 뭔가 새로운 것이 없나 늘상 고개를 갸웃 거리지만 뭔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노력과 리스크를 요구하기에 이내 포기하게 되고, 어느새 익숙해진 일상에 안주하는 우리들....

대다수의 사람들의 삶은 여기에 예속되어 있지요. 스즈메는 이런 현실에서 안주하는 우리의 삶을 대변하는 캐릭터입니다. 성격도 극단적으로 어중간하며 평범함이 나타나는 것도, 왜 이름이 스즈메인 것도 (스즈메는 일본어로 참새라는 뜻) 다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런 스즈메의 대립항에 위치하고 있는 것은 친구인 쿠자크입니다. 쿠자크란 이름이 공작이란 뜻을 가지고 있음에서 알 수 있듯이 쿠자크는 스즈메와 달리 개성이 강하고 화려하고,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매사에 적극적입니다. 거기다가 남과 다른 비범함 까지 갖추고 있어 일반인들과 다르다는 것을 한 눈에 나타내고 있지요. 영화 속에서 스즈메는 이런 쿠자크의 성격을 동경하게 되고 한번쯤은 뭘 해도 자신을 앞서 나가는 쿠자크를 이겨보려고 노력을 합니다. 하지만 타고난 센스와 운을 스즈메는 뛰어넘을 수 없고 늘상 쿠자크에 뒤지게 되지요. 이는 자신의 큰 변화 없이는 쉽게 평범한 사람이 비범한 사람들의 삶을 따라간다던가 절대로 이길 수 없다는 복선을 나타냅니다. 영화에서 초반에 쿠자크와 스즈메의 이런 에피소드를 보여주는 것은 이 사실을 관객에게 암시를 주기 위해서지요.


(그림1. 스즈메와 쿠자크의 센스를 극명하게 대비하는 SCENE)


 

 

그러던 그녀에게 스파이 모집이라는 기회가 찾아오며 그로인해 스파이가 된 스즈메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아니 평범의 극치를 달리는 스즈메가 스파이를? 그러나 엉뚱하게도 그 평범함이 스즈메가 스파이로 발탁될 수 있게 된 결정적 요인이 된 것이죠. 다른 사람들에게 스파이라고 의심 받지 않으려면 절대로 특이하거나 톡톡 튀는 개성을 나타내면 안되고 평범하고 어중간한 성격이어야 하는데 스즈메가 거기에 적임자라는 이유 때문이지요. 거기다가 스파이 임무도 황당하기 그지 없습니다. 아직 본국에서 스파이들에게 지령을 내리지 않았으므로 확실한 지령이 내려지기 전 까지 단지 스파이라는 것을 들키지 않게 가장 평범하게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사실상 영화상에서 왜 이들이 무슨 목적으로 일본에서 스파이 활동을 하는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나 치밀한 설정 같은 건 애당초 없습니다. 영화가 끝나면서도 스파이에 관한 내용과 그 스파이를 파견한 이유 등은 전혀 밝혀지지 않을 정도니 말이죠.


 

 

(그림2. 지령은 그냥 평범하게 살아.....)


 

 

 

암튼 이렇게 해서 스파이로써의 삶을 스즈메는 살게 됩니다. 그러나 스파이가 되었지만 스즈메가 하는 일은 스파이가 되기 전과 다를 것이 전혀 없습니다. 지령 자체가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평범하게 삶을 살아가기인데 그것은 평소의 스즈메 삶이 그랬으니 말이죠. 그러나 여기서 스즈메는 이 똑같은, 지루한 일상의 삶에서 전에는 발견하지 못한 차이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먼저 평범함이 무엇인가?에 대한 반문이 그것이죠. 평범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의식하게 된 이후부터 막상 평범하게 살라고 하니 그것이 무엇인지 아무것도 알고 있는게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불을 너는데 윗면이 위로 올라와야 평범한지, 아랫면이 보여야 평범한 건지 신경 쓰이기 시작하고, 3천 엔을 가지고 장을 볼 때도 어떤 물건들을 사야 타인의 눈에 뜨이지 않는가를 고민해야 하고..... 평범하게 사는 것이 이렇게 힘든 것일줄이야.....
“이전과 달라진 게 없는데 왜 이렇게 피곤하지?”라고 스즈메가 말하는 SCENE은 이를 함축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림3. 이제까지 삶과 그다지 차이가 없는데 왜 이렇게 피곤한거지?)


 

 

 

그러나 여기서 스즈메는 그동안 맛보지 못했던 삶의 활력을 알게 됩니다. 그 평범한 일상이 스파이 활동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신에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게 되었기 때문이죠.
이런 변화된 삶을 살다보니 스즈메는 현재가 지겹고 따분하게 느껴지는 것은 삶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살아가는 자신에게 있음을 알게 되며, 특별해지는 것보다 평범해지는 것이 어렵다는 패러독스적인 진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일상의 삶에서 느끼지 못했던 생활의 활력을 찾게 되며, 긍정적으로 성격이 바뀌게 되지요. 한마디로 “컵에 물이 반 밖에 없네”에서 “컵에 물이 반이나 차있네”로 말이죠. 사물의 다른 이면을 발견하는 능력이 생긴 것입니다. Satoshi Miki 감독은 이런 일반인을 대표하던 스즈메의 변화를 통해 일상과 상식을 파괴하는 삶의 활력은 바로 자기 자신에게서 나온다는 단순한 진실과 평범이 지닌 철학적 의미를 우리에게 일깨워줍니다.



 

4.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이렇게 자신의 삶의 주변인에서 이제 자신의 일상을 만들어 가는 주체로 변하게 된 스즈메는 자신들에게 이런 사실을 깨닫게 해준 쿠기타니 부부와 함께 하면서 인간의 만남과 이별에 관해서도 곰곰이 생각하게 되고 근원적인 인간관계에도 눈을 뜨게 되고 더욱 더 성장하게 됩니다.
앞서 말했지만 이 영화에서 스파이라는 사실 자체는 그렇게 중요한게 아닙니다. 스파이라는 것은 스즈메가 마음을 눈을 뜨게 하는 촉매제 역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니 말이죠. 이는 달리 보면 이제 스즈메가 변했으니(성장하였으니) 스파이라는 매개체는 더 이상 필요없게 되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는 필연적으로 스즈메와 일본에 파견된 스파이들과의 이별을 예고합니다. 영화에서는 일본 공안정부가 스파이의 존재를 파악하고 이들을 검거하기 위해 점점 포위망을 좁혀오는 가운데 15년동안 아무런 지령을 내리지 않던 그 어떤 나라에서 스파이들을 철수하라 명령을 내리게 되며, 스즈메를 제외한 스파이들 전원이 공원에 숨겨져 있던 지하 통로를 통해 본국으로 철수합니다. 상부의 명령으로 스즈메한테는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라는 말 한마디 남긴체. 그리고서는 그들은 떠났고 스즈메는 정말 원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원래의 일상의 삶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 동안의 시간이 스즈메의 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인공에게 큰 영향을 주는 인물들과의 만남, 그리고 그에 따른 주인공의 성장, 그 이후 그 인물들과의 이별..... 그로 인해 주인공은 궁극적으로 성장하게 됨...... 이런 공식은 성장 드라마에서 많이 보이는 패턴이지요. 이 패턴을 Satoshi Miki 감독은 그대로 이 영화에서도 답습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주체가 23세의 성인이긴 하지만 세상과 인생에 대해 그다지 고민하거나 심각하게 생각해 본적이 없는 것은 사춘기 때나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스즈메이기에 이 영화는 한 여성의 성장 드라마라고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즉 이 영화는 평범한 인생의 예찬과 관점에 따른 삶의 폭의 변화, 그로인한 한 여성의 성장을 다룬 복합적 영화인 셈이죠. 겉보기에는 다소 싱겁고 과장이 심한 단순한 코메디 영화처럼 보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어쨌든 이들과의 만남, 같이한 시간 그리고 이별을 통해 여러 가지를 깨닫게 되고 긍정적으로 변하게 된(성장한) 스즈메는 파리 에펠탑이 보이는 감옥에 갇힌 쿠자크(이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영화를 직접 보고 느끼시라고 일부러 남겨둡니다. ^^)를 구하러 가면서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전에는 절대로 이길 수 없었던, 반 시샘의 대상에게 도움을 주게 됨으로써 드디어 이기게? 된 것이죠. 돈오한 평범함이 결국 비범함을 이긴다. 평범하기가(스즈메) 쉬울 거 같지만 특이하기보다(쿠자크) 실은 더 어렵다. 거북이가 뭍에서는 느릿느릿하게 이동해 굼떠 보이지만 물 속에서는 의외로 빨리 헤엄치는 것 처럼.....


 

 

(그림4. 변화한 스즈메는 쿠자크를 구하러 가면서 이 영화는 끝을 맺는다. 여행용 가방을 끌면서 나오는 엔딩 크레딧의 아이디어는 멋졌다. 끝까지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참고로 DVD셔플을 보면 저것의 촬영 현장이 나오는데 저것은 CG효과가 아닌 진짜로 보도블럭에 흰 테이프로 사람 이름을 써 붙인것입니다. -_-;;)



 

5. 끝으로

일본영화의 특징중 하나는 다소 만화와 같은 느낌의, 과장된 개그나 표현방법이라 생각이 듭니다. 이는 일본 문화에 거부감이 없는 사람들에게(만화나 애니를 좋아하는 사람)는 크게 공감이 가고 거기서 재미를 찾지만 일반 한국영화에 익숙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허무개그로 와 닿을 공산이 크다는 소리기도 하지요.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는 아쉽지만 후자에 가까운 영화입니다. 이는 감독이자 각본가인 Satoshi Miki의 영화의 특징이 특히 그렇기 때문입니다. 그가 그동안 다뤄왔던 드라마나 영화의 공통점은 특정한 비주얼적 통일성을 지향하면서 대사와 캐릭터는 뜬금없는 엉뚱함과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힘든(한마디로 썰렁한) 개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요소들은 일반 한국 영화팬들에게 어필할 수 없게 되고 영화가 엉뚱하고 재미없다...라고 평을 하게 만들지요.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의 주인공이 우에노 주리기 때문에 스윙 걸즈(주1)를 생각하고 이 영화를 보신다면 실망을 많이 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점을 게의치 않는다면, 일본영화에 대한 선입견이 없는 분이라면 일본 영화 특유의 코믹하고 아기자기한 맛이 잘 살아있는, 그러면서도 뭔가 깨닫게 하는 이 영화의 재미에 푹 빠지실 수 있을 것입니다. 스즈메가 웃듯이 우헷헷헷헷헷 하고 말이죠.





주1) 스윙 걸즈의 경우는 위에서 말한 일본영화의 특성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 농도는 낮은편이고 그러기에 한국인의 습성에도 어느 정도 맞는 점이 많기 때문에 큰 인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을 수 있었지요


 

 

 

더보기


또 다른 영화 포스터입니다. 개인적으로 이것이 더 맘에 드는군요

 



FAZZ 블로그의 모든 저작물들은 특별한 언급이 없는 한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에 따라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조건변경허락조건 하에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FAZZ 블로그는 IE, FireFox, Opera 등의 주요 브라우저 모두에서 테스트 되었습니다.
Except where otherwise noted, All contents on FAZZ's Blog are licensed under a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2.5 License
Best viewd with all browsers - FireFox, IE, Opera an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