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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3D기초상식: MAYA-2

Category : 과학,CG,상식 | 2007. 3. 1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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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D 기초상식: POLYGON에 관해
2. 3D 기초상식: SPLINE에 관해
3. 3D 기초상식: NURBS에 관해
4. 3D 기초상식: SUBDIVISION에 관해
5. 3D 기초상식: 3DS MAX -1
6. 3D 기초상식: 3DS MAX-2
7. 3D 기초상식: LIGHTWAVE
8. 3D 기초상식: SOFTIMAGE XSI
9. 3D 기초상식: SOFTIMAGE XSI-2
10. 3D 기초상식 MAYA




1. MAYA의 성공적인 시장 진입요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아무리 뛰어난 기능을 가진 어떤 제품이 나온다고 해도 시장 변수에 의해 그것이 사장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소니의 베타 비디오처럼 표준화에서 밀려서 그랬던 경우가 대표적 예라 할 수 있으며, 당대 독보적인 기능을 가졌으나 시장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해, 즉 너무 시장을 앞질러 나가 실패한 경우도 상당 수 있고 말이죠.

 

이런 예들을 볼 때 MAYA의 성능은 굉장히 센세이션 한 거였지만 시장 진입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사장될 위험도 컸던 것도 사실입니다. 모회사가 휘청거려서 제대로 업그레이드를 하지 못해 3D 시장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었다지만 여전히 3D 업계에서 SOFTIMAGE의 아성은 확고하였고 그것을 깨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죠. 소위 말하는 선점효과라는 것이 얼마나 깨기 힘든 장벽이라는 것이 문제였고 과연 MAYA가 이것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우려와 달리 MAYA는 정말 너무나 쉽게 3D 시장에 안착하였고, 바로 SOFTIMAGE를 위협하게 되버립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MAYA자체가 이미 3D업계에서 큰 축을 담당하던 ALIAS, EXPLORER, VISUALIZER의 통합 소프트웨어였기에 기존 시장에서 그렇게 낯설은 소프트웨어가 아니었고, 즉 기존 유저들이 익숙하게 사용했던 소프트웨어였기에 기존의 유저들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었고, 성능이 그 어떤 3D 소프트웨어보다 월등히 뛰어났기 때문에 전부터 MAYA의 런칭 소문을 듣고 한 번 사용해 봐야겠다는 잠재고객 수요가 많았다는 것도 한 몫 했습니다. MAYA가 런칭되자 이 잠재고객들은 거의 그대로 MAYA유저가 되었지요. 거기에 플러스해서 업그레이드가 정체되었던 SOFTIMAGE에 불만이었던 유저까지 MAYA로 흡수되었고 그 고성능에 매료되었으니 거의 게임오버나 다름없게 되버립니다.

여기에다가 MAYA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게 된데는 PIXAR와 SQUARE의 힘도 컸습니다. MAYA가 런칭될 당시 PIXAR는 FULL 3D 애니메이션인 TOY STORY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 애니의 MAIN SOFTWARE로 새로 나온 MAYA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다들 아시다시피 TOY STORY는 전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죠. 이 애니메이션의 대성공은 자연스레 MAYA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한 몫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3D를 잘 모르는 일반인들에게도 MAYA를 각인시킨 일종의 사건이었으니까요. 예전에 터미네이터2에서 SOFTIMAGE의 놀라운 성능을 일반인들에게 각인 시킨 것과 같은 일이 MAYA에게 벌어진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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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당시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했던 세계최초 장편 FULL 3D 애니메이션 TOY STORY. 이 애니메이션의 성공으로 PIXAR와 MAYA는 전세계인의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었다.)

 



그런데다가 게임쪽에서는 SQUARE의 FINAL FANTASY8의 동영상이 게임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MAYA로 만든 3D 영상이 여태까지 보던 게임 동영상과 차원이 다른 고품격의 영상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이로써 일반 게임팬들과 사람들에게까지 MAYA가 어떻니 NURBS가 진보적인 모델링 방법이라니 식의 말이 자연스럽게 돌 정도였으니 할 말 다했죠.


 

 


 

(그림2. FINAL FANTASY8의 동영상. 게임 동영상의 퀄러티를 한단계 발전시켰다는 찬사를 받았다. 이 동영상 때문에 MAYA를 시작한 학생들도 무지 많았다는 사실)


 



이런 결과물의 성공은 오히려 3D 유저들 보다 일반인들에게 MAYA는 정말 대단한 소프트웨어이로 확실히 자리메김 하게 되고 앞으로 3D쪽으로 진로를 잡을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주게 되었습니다. 더 나가 이 애니메이션과 게임의 영상을 보고 3D쪽으로 진출해야겠다고 생각한 아이들도 많았습니다. 거기다가 3D 분야도 여러 분야가 있는데 그 중에서 MAYA는 특히 영상, 특수분야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었습니다. 즉 3D 활용 분야중 가장 어렵고 자본집약적인 분야에서 힘을 발휘하고 인정받은 것입니다. 이는 곧 뛰어난 MAYA의 고성능을 사용자와 일반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킨 것과 마찬가지란 소리기도 했습니다. 뛰어난 애니메이션 기능과 FX기능 때문에 MAYA 런칭 이후 소위 말하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특수효과들은 거의 MAYA를 가지고 만들었을 정도니...(물론 이 말에는 어패가 있습니다. 모든 특수효과를 만들 때 MAYA만 가지고 한 것이 아니니까요. 예나 지금이나 어떤 영화의 특수효과를 만들때는 여러 가지 소프트웨어를 같이 쓰는데다가 자체적으로 만든 인하우스 소프트웨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단지 저런 표현을 쓴 것은 MAYA의 특성과 그 주 분야를 이해하기 쉽게하기 위한 표현일 뿐입니다. 뭐 실제로 SOFTIMAGE와 더불어서 영상, 특수분야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소프트웨어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MAYA가 영상, 특수효과에서 많이 쓰이게 된 이유는 성능이 뛰어나서 이기도 했지만 업체의 요구에 즉각 반응하여 그들이 요구하는 것들을 바로 버전업해서 내놓는 FEEDBACK 시스템이 그 어떤 소프트웨어보다 잘되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무리 소프트웨어가 뛰어나다고 해도 현장의 최전선에 있는 모든 프로덕션이 요구를 관찰 시킬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이들 포스트프로덕션들은 그때그때에 맞춰서 인하우스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영화 특수효과 등에 사용하고 이를 MAYA의 기본 기능으로 넣기를 ALIAS에게 요청하고 ALIAS는 이를 받아들여 새 버전에 이 기능을 넣어서 런칭하는 식으로 포스트 프로덕션의 요청을 들어주고 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소프트웨어에 비해 런칭하지 얼마 되지 않았던 MAYA는 버전 업이 빠른 편에 속하는 소프트웨어로 정평이 나있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MAYA는 성공적인 3D 시장 진입은 물론 이네 3D 업계의 왕좌를 차지하게 되는 대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2. 새로운 국면

MAYA가 런칭했을 당시인 1999년만 해도 일반 컴퓨터가 그렇게 발달한 사항은 아니라서 영화에 쓰이는 특수효과는 고가의 워크스테이션과 거기서 돌아가는 하이엔드 소프트웨어에서만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만해 소수의 전문가만 쓴다는 것이란 소리였습니다. 이렇게 특화된 분야에 관련된 일을 하는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일반가격으로는 수지 타산이 안맞기 때문에(카피 개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지요) 개당 가격을 높게 측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MAYA뿐 아니라 하이엔드 3D 소프트웨어들의 공통적인 특징이기도 했습니다. 가격대가 얼마정도였냐면 소프트웨어 한 카피당 단위가 억원대 였습니다.(주1)


물론 이것은 초창기 하이엔드 소프트웨어 가격이었고 점차 낮춰지고 있는것은 사실이지만 MAYA가 런칭당시 가격이 2천만원, 그 이상을 했기 때문에 쉽게 일반인들이 접근할 영역이 아니었던 것이죠. 어짜피 MAYA가 주로 쓰이던 분야는 3D 분야중 최고로 어렵고 돈이 많이 들어가는 영상 특수분야였고 거기에 쓰이는 워크스테이션 또한 고가의 물건이었기 때문에 더욱 더 MAYA의 존재는 멀게 느껴지고 정말 특별한 사람만 만지는, 그런 것으로 인식될 수 밖에 없었는데, 1999년 그것을 깨는 대혁명이 일어나게 됩니다. 바로 MS사의 WINDOWS NT의 출시와 더불어 3D 하이엔드 소프트웨어의 선두주자인 SOFTIMAGE가 WINDOWS NT로 런칭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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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 NEW TECHNOLOGY를 뜻하는 WINDOWS NT는 OS는 물론 3D업계에서도 혁명을 가지고 온 OS이다.)



자사의 WINDOWS NT의 성공적인 보급을 위해 MS사는 SOFTIMAGE를 인수, NT로 런칭시킨 것이었는데 이로써 멀게만 느껴졌던 하이엔드 3D 소프트웨어들이 어느정도 가시권에 들어오게 된 것입니다. 일반 컴퓨터 보다는 뛰어나야 했지만 고가의 워크스테이션이 아닌 일반 사용자들의 컴퓨터에서도 이제는 접근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거기다가 NT용 소프트웨어는 워크스테이션용보다 더 저렴했고요. 즉 3D 소프트웨어의 대중화가 시작된 것입니다. 처음에 SOFTIMAGE의 NT의 출시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던 ALIAS/WAVEFRONT사도 이 NT 시장이 상당하다는 것을 곧 간파하게 되고 그들도 이 시장을 놓칠 수 없었기에 결국 MAYA도 1.0버전을 NT로 내놓게 됩니다. 그리고 이 NT시장에서도 MAYA는 크게 성공하게 됩니다.


주1) 당시 이런 하이엔드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면 이에 걸맞는 워크스테이션을 무료로 제공하였으며 미국 본사로 초청, 몇박 며칠간 기본적인 교육을 시켜줬습니다. 물론 그에 따른 비용 일체를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부담했지요. 이는 미국인만 해당된 사항이 아닌 전 세계인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이었습니다.


 




3. 컴퓨터의 발달

이런 3D시장의 상황과는 별도로 개인용 컴퓨터는 엄청난 발전을 하게 됩니다. 개인용 컴퓨터용 3D 카드 시장을 3DFX가 VOODOO시리즈로 개척, 이 시장이 노다지임을 증명하였고 이를 따라잡기 위해 NVIDIA와 ATI가 각각 RIVA TNT시리즈와 RADEON 시리즈로 경쟁에 뛰어들어 PC용 3D 그래픽 카드는 눈부신 발전을 하게 됩니다. 물론 주로 3D 게임을 하기 위해 시작된 경쟁이었지만 부수적으로 3D 소프트웨어에서도 큰 이득을 보게 되었지요. 이후 NVIDIA는 QUADRO 시리즈를, ATI는 FIRE GL 시리즈로 전문가용 3D 카드를 내놓아 이쪽 3D계는 PC시장에서 더욱 더 눈부신 발전을 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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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4. 3D 가속 카드의 본격적인 대중화를 이뤄낸 3DFX사의 VOODOO BANSHEE. 물론 3D게임용으로 3D 소프트웨어와는 별 상관없는 것이었으나 이것의 출현으로 인해 미들레인지용 3D 그래픽 카드도 대중화를 이룰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3D 그래픽 뿐 아니라 렌더링에 중요한 CPU의 성능 경쟁도 치열하게 일어난 때가 바로 2000년대 초였습니다. 절대 무적 INTEL의 아성에 도전한 AMD가 K6 시리즈의 성공과 그 이후 나온 애슬론 시리즈의 대박으로 인해 CPU시장은 피터지는 전쟁이 일어날 수 밖에 없었고 그 부산물로 CPU 클럭수는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게 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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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5. 이 AMD ATHLON 덕택에 INTEL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CPU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되어 우리는 현재 비약적인 CPU들의 클럭속도를 몇년 빨리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이 두 가지 분야는 3D 소프트웨어를 구동시키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이 요소들이 이렇게 경쟁으로 인해 눈부시게 발전하다 보니 점차 워크스테이션과 PC간의 성능 격차는 눈에 띄게 줄어들 수 밖에 없게 됩니다. 비슷한 성능이면 싼 가격의 것을 쓰는 것이 시장의 논리, PC의 엄청난 성능 향상은 드디어 실리콘 그래픽사에서 워크스테이션 생산을 포기하게 까지 만들어 버립니다. 이렇게 하드웨어적으로 기반이 마련되다 보니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의 제약을 신경쓰지 않고 무한 발전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됩니다.
이런 결과로 인해 큰 이득을 본 것은 PC기반의 미들레인지 3D 소프트웨어들이었습니다. 하이엔드 급이야 성능의 제약이 없는 워크스테이션을 기반으로 돌아가던 소프트웨어였기 때문에 컴퓨터 성능에 별 구애를 받지 않았지만 미들레인지 급 소프트웨어는 제한된 PC의 성능에 의해 소프트웨어에서 구현할 수 있는 기능의 범위가 한정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죠. 이런 제약이 PC의 성능 업에 의해 점차 없어져 나가게 되면서 이들의 성능과 기능은 점차 하이엔드급 소프트웨어와의 격차가 상당히 줄어들게 되고, 이는 필연적으로 하이엔드급 3D 소프트웨어와 미들레인지급 3D 소프트웨어간의 충돌을 만들어 낼 수밖에 없게 됩니다.


 




4. MAYA, 3DS MAX와의 전투

시장논리에 의해 3D 워크스테이션 시장이 붕괴되어갔고 새로운 신천지인 WINDOWS NT라는 단일 시장에서 각종 3D 소프트웨어가 경쟁을 하게 되었는데 앞서 말했듯이 PC의 눈부신 성능향상으로 3D 소프트웨어들은 상향평준화가 이뤄지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하이엔드 소프트웨어는 주로 영상, 특수효과쪽에서 미들레인지는 건축 시뮬레이션이나 게임쪽이 주력 분야라 그렇게 부딪힐 일이 없었는데 각 시장의 레드오션화가 진행되가면서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아감에 따라 두 영역은 부딪힐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리하여 필연적으로 하이엔드와 3D업계의 수퍼스타 MAYA의 파워냐 미들레인지의 왕자인 3DS MAX의 분전이냐가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인 견해는 역시 성능이 월등히 뛰어난 MAYA의 우세가 점쳐졌고 말이죠.

그러나 예상외로 시장 분위기가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MAYA의 딜레마가 생기게 된게 그것이죠. 분명 MAYA는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하이엔드 3D 소프트웨어로 제일 고난이도 분야라는 3D영상, 특수효과, 영상쪽에서 그 위력을 이미 전문 유저를 넘어서 일반인들에게도 각인시켜 놨습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 가장 사용하고 싶어 하는 3D 소프트웨어에도 등극을 하게 되었고 말이죠. 그러나 그것이 실제 사용까지 그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란 것입니다.
이는 일단 하이엔드 툴이기 때문에 많이 싸졌다고 해도 여전히 부담되는 소프트웨어의 한 카피당 가격 때문이었습니다. 예전에야 하이엔드 소프트웨어와 미들레인지의 성능차이가 커서 당연히 어떤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려면 하이엔드 소프트웨어를 써야 했지만 이제는 굳이 그럴 이유가 없어진데 따른 것이죠. 오히려 3DS MAX는 주분야인 게임과 건축 시물레이션을 넘어 특수효과나 영상에도 많이 쓰일 정도가 되었으니 말이죠. 이는 정품을 써야 하는 프로덕션이나 여타 회사들한테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당시 MAYA 한 카피를 살 돈이면 3DS MAX 네 카피는 살 수 있었으니..... 자기가 있는 분야에서 성능차이가 그렇게 나지 않는다면 가격이 싼 소프트웨어를 쓰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물론 큰 회사의 경우 PIPELINE 때문에 쉽게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NURBS기반으로 PIPELINE을 잡아놓은 DREAMWORKS의 경우 POLYGON 기반의 SCULPTING TOOL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3DS MAX의 이런 약진은 MAYA에게 있어서 여간 껄그러운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시장을 야금야금 잠식함은 물론, 3DS MAX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 때문에 MAYA 소프트웨어 자체의 가격을 다운 시켜야 했기 때문이지요.(주2)

거기다가 잠시 주춤했던 SOFTIMAGE도 SOFTIMAGE XSI로 업그레이드 된 후 다시 3D 소프트웨어의 전통 강자로 부활한 것은 MAYA를 위아래서 치이게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MAYA가 3DS MAX한테 엄청나게 밀린다던가 그로 인해 시장을 완전히 내준다던가 하는 상황은 절대로 아니었지만 상당히 고전한건 사실이었죠. 이런 상황이었어도 MAYA가 워낙에 강력한 소프트웨어였고 영상 시장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3D 소프트웨어였기 때문에 무너진다던가 그런것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겁니다. 그러나 2005년 10월 오토데스크(Autodesk-3Ds Max)는 3D 그래픽 기술 개발업체인 앨리어스(Alias-Maya)를 현금 1억 8천 2백만 달러에 인수하는 최종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발표하게 됩니다.


주2) 당시 ALIAS는 3DS MAX를 잡기 위해 MAYA의 핵심 기능만 갖춘 저가격 MAYA의 출시를 생각하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이는 구상으로만 끝났고 실제로 발매되지는 않았습니다.


 




5. 이 사건이 의의하는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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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6. 합병소식 이후 각 회사의 홈페이지에 걸려있던 이미지들.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이 합병발표 소식은 당시 3D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나 공부하던 학생들에게 엄청난 충격의 사건이었습니다. 천하의 MAYA가 3DS MAX에게 지다니.... 새우가 고래를 잡아먹었다라는 표현도 심심치 않게 나올 정도였습니다. (3DS MAX의 태생이 DOS였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리 틀린표현은 아닌듯 합니다. 워크스테이션으로 출발한 MAYA의 굴욕일지도)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MAYA가 3DS MAX에게 무너진 것이라기 보다는 3DS MAX의 모회사인 AUTODESK가 MAYA의 ALIAS를 인수했다는 것이 더 옳은 표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점이 매우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물량으로 밀어 부치는데 장사가 없다는 것을 의미했으니까요.
실제로 ALIAS도 큰 회사이긴 하지만 AUTODESK에게 비할 바는 아니지요.(이쪽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이나 관심이 많으 신 분은 AUTODESK의 규모가 얼마나 거대한지 인식하시고 계실겁니다. 쉽게 말하자면 3D 그래픽 분야의 MS사라고 보면 이해하기 쉬울것입니다.)
3DS MAX가 그간 선진 기술을 마구 집어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저가격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뒤에 AUTODESK라는 거대 모회사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가격을 유지해도 버틸 수 있는 재원이 있었는데다가 3DS MAX는 저가격을 커버할 만큼 엄청난 수요를 자랑했으니 말이죠. 그에 비해 ALIAS는 기술을 추가할 때 마다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옛날 워크스테이션 때처럼 한 카피당 고가로 팔 수도 없는 상태였고 MAYA의 판매 카피수는 3DS MAX에 비하면 한정되어 있었으니 말이죠. 거기다가 3DS MAX를 견제하기 위해 나름 저가격으로 팔 수 밖에 없었으니 채산성은 나빠질 수 밖에 없었고.... 결국 AUTODESK의 ALIAS인수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단면과 생리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건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6. 향후 MAYA의 미래

이 뉴스를 접하고 많은 사람들은 이제 AUTODESK의 3DS MAX하고 ALIAS의 MAYA하고 통합된 3D 소프트웨어가 나오겠다고 예상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 두 가지 소프트웨어들이 한 가지로 통합 되서 나오기는 조금 힘들지 않나 예상합니다. 일단 두 소프트웨어들이 3D 소프트웨어긴 하지만 지향점도 다르고 뭐니뭐니 해도 엔진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일단 이 두 소프트웨어의 특징을 보면 3DS MAX는 폴리곤을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이고 MAYA는 넙스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입니다.(물론 두 소프트웨어다 폴리곤, 넙스 다 지원합니다. 하지만 주력분야가 이렇게 갈린다는 소리이지요.) 그리고 인터페이스 자체도 매우 다릅니다. 그리고 주로 쓰이는 분야가 3DS MAX는 게임쪽, MAYA는 영상쪽입니다.(이런 분류도 솔직히 의미없는 것입니다. 이 두 소프트웨어들 영화,게임 다 가리지 않고 다 쓰이기 때문이죠. 그나마 각각 주로 많이 쓰이는 분야를 이야기 한 것입니다.) 각 분야에서 쓰임도 좀 달라서 하나로 통합하기에는 조금 무리라고 보고 있는것이지요.
거기다가 제일 문제되는 건 바로 이 제품군들의 가격시장이 좀 다르다는 것입니다.
일단 DOS시절부터 이어져온 3DS의 정통적자인 3DS MAX는 지금까지 하이엔드 제품군의 MAYA와 경쟁 때문에 점점 갈수록 소프트웨어의 가벼움을 버리고 미들레인지에서 하이엔드로 버전업 하면서 진입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3DS MAX는 미들레인지 제품군이고 이런 비교적 저렴한 가격 때문에 대중화에 성공한 케이스입니다. 그런데 만약 3DS MAX가 MAYA와 통합된다면 이는 곧 하이엔드로 완전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며 미들레인지 시장을 커버할 3D 소프트웨어군을 포기한다는 소리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되면 그 자리는 경쟁 소프트웨어인 LIGHTWAVE나 CINEMA4D가 잡아버리겠지요. 점차 3DS MAX가 하이엔드화 되가고 있다고 하지만 이런 미들레인지시장까지 포기하면서 하이엔드화 하지는 않을 것이란 소리입니다. 주3)

 


미들레인지 시장이 얼마나 크고 또 중요하냐면 MAYA가 3DS MAX를 잡으려고 저가형 MAYA를 내놓을려까지 했을 정도이니 그 중요성은 말 할 필요가 없지요.
이런 각 소프트웨어의 고유영역과 특징들, 그리고 시장성들을 무시하고 무조건 하나로 통합되서 나오기는 상당히 위험한 일이며 힘들 것이며 각 소프트웨어가 가지고 있는 시장을 다 흡수하고 가지고 간다면 통합 소프트웨어쪽 보다는 각각 제품군으로 밀고 나가는게 더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거기다가 사람들의 특징중 기존에 익숙한 것을 쉽게 버리고 새로운 것을 취하는 것을 꺼리는 습성도 무시 못하지요.

 

 

주3) 이 예상은 틀린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AUTODESK는 미들레인지 시장을 버리고 3DS MAX를 하이엔드 툴로 만들었으며 가격도 MAYA랑 비슷할 정도로 향상 되었습니다. (더 자세히 이야기 하자면 MAYA의 가격을 3DS MAX 수준으로 내린 것이 더 큽니다.) 뭐 단품은 비교적 저렴한 400만원대인데 요즘은 단품 자체로 잘 안 팔고 스위트 구성으로 묶음 판매로 해서 더 비싼 거지만요.

 

 


물론 MAYA도 이전에 ALIAS와 WAVEFRONT 두 회사가 합병하면서 ALIAS, VISUALIZER, EXPLORE 이 세 가지 소프트웨어가 합쳐진 것이니 3DS MAX와 MAYA의 통합 소프트웨어도 아주 가능성은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 당장 3DS MAX8과 MAYA7이 통합된 소프트웨어 발매는 회의적이라 생각이 듭니다. 회사가 통합되어도 미들레인지 시장은 3DS MAX가 하이엔드시장은 MAYA가 이끌어 갈듯합니다.(회사들이 통합되었기 때문에 각 소프트웨어의 장점이 서로 교환되겠지요) 아님 통합된 버전을 2개로 나눠 기능이 어느 정도 제약된 미들레인지 버전과 기능이 FULL로 들어간 하이엔드 버전으로 취하는 방법도 되겠습니다.


이런 저의 예상처럼 현재 2009년 3월까지 MAYA는 새버전 2009를 3DS MAX도 역시 2009을 내놓아 아직까지 각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후 2008년 AUTODESK가 SOFTIMAGE까지 인수했다는 것인데 같은 HIGHEND TOOL이어서 시장이 겹치는 MAYA와 SOFTIMAGE가 각자의 길을 갈 것인지 아니면 하나의 통합된 소프트웨어로 나올 것인지, 그렇게 된다면 개인적으로 MAYA에 SOFTIMAGE가 통합되 들어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봅니다.

 

제 예상대로 SOFTIMAGE의 각 기능들은 MAYA로 넘어갔으며 SOFTIMAGE는 결국 2015버전(2014년 4월)을 끝으로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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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7. AUTODESK에게 합병된 이후 바로 나온 MAYA VERSION8의 모습. 기존의 MAYA로고는 보이지 않고 새로운, AUTODESK 특유의 디자인적 로고가 눈에 띈다. 더 나가 ALIAS라는 회사이름은 보이지 않고 당당히 AUTODESK라는 회사명이 박혀 있는 것이 자본주의의 생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그림8. AUTODESK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는 건 MAYA인듯. 결국 SOFTIMAGE도 MAYA로 흡수 되었다.)

 



7. 끝으로

아카데미 기술상을 여러번 수상한, 그리고 파이프라인이 그 어떤 소프트웨어 보다 뛰어나 (그래서 3DS MAX보다 MAYA를 대규모 프로덕션에서 더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공동 작업의 효율이 그 어떤 소프트웨어 보다 높은 MAYA.

비록 자본주의의 논리에 의해 경쟁사인 AUTODESK에게 넘어갔지만 그 뛰어난 기술력과 유저들의 절대지지로 인해 결코 사그러들거나 우리 앞에 없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쨌거나 최강의 3D 소프트웨어로 사람들에게 찬사를 받던 하이엔드 3D 소프트웨어인데다가 현재 AUTODESK가 전략적으로 가장 미는 SOFTWARE는 정통적자인 3DS MAX도 아닌 MAYA이니까 말이죠. 




이로써 무려 1년을 끌었던 3D에 관한 기초상식 내용들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11회나 끌줄은 정말 몰랐고 또 1년이나 잡아먹을 줄은 더더욱 몰랐습니다. 사는게 뭔지 도통 시간이 나지 않아 이렇게 질질 끌게 되었던 점이 아쉽고 또한 제 머리속에 있는 내용을 글로 더 체계화시키지 못한 점 아쉽습니다만 아무쪼록 학원 선전만 난무하는 인터넷 3D에 관한 지식에 도움이 되길 개인적으로 기원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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