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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INITE, 무한

Category : 과학,CG,상식 | 2009. 1. 17. 22:35




(그림1. 무한대를 나타내는 기호: 영국의 수학자 JOHN WILLIS가 17C에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



무한, 無限, INFINITE, 말 그대로 끝이 없이 계속 되는 영속의 의미입니다. 지금이야 많은 교육의 발전으로 인해 무한이란 것이 대충 어떤 것이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고 있지만 사실 이런 무한의 개념은 인간의 사고방식 및 인지의 영역에 있어서 잘 와 닿지 않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범위에 있는 우주의 양성자의 총 수는 무려 10^79개(에딩턴 수), 10의 뒤에 0이 79개나 붙는(무량대수가 10^68), 평생 동안 세도 못 세는 이런 엄청난 수도 무한에 비하면 정말 작은 수에 불과한 것을 보면, 결코 도달할 수 없는, 끝이 없는 무한이란 것이 얼마나 큰지, 어떠한 개념인지 정확히 안 다는 것은 유한한 인간의 인식영역의 밖의 일이라는 것이죠. 그런 인식영역의 밖의 무한이기 때문에 유한한 우리는 그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무한이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고, 인간이 결코 도달할 수 없다는 개념 때문에 종교나 철학에서 중요하게 언급이 되었습니다만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무한의 개념이 수학에 도입됨으로서 현대 수학 과학과 과학이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는 점이겠지요. (0의 발견이 수학 과학 큰 발전을 이뤘듯이... 적극적인 표현을 하자면 0과 무한 없이 현대 과학은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그럼 이런 무한은 도대체 어떤 것인가? 이것을 정확히 다루기에는 제 능력의 한계로 말도 안 되는 것이고 이번 포스팅에서는 수에 관련된 무한의 성질과 그에 관련된 간단한 지식에 대해서만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전글 참조
수,수의 체계

참고문헌
NEWTON HIGHLIGHT - 0과 무한의 과학편
수학의 무한 철학의 무한





1. 무한이 얼마나 큰지 대략 감 잡기

원주율 π = 3.141592653...
무리수인 π는 아시다시피 무한히 계속되는 소수(초월수)로 그 끝이 없습니다. NEWTON HIGHLIGHT에 의하면 2005년 12월, 수퍼 컴퓨터로 1조 2411억 자리까지 구했다고 하는데 그래도 끝이 없이 계속해서 나가는 엄청나면서도 불가사의한 수입니다.
에이 21C의 수퍼 컴퓨터로도 겨우 1조 2411억 자리까지 밖에 못 구했어?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종종 있는데 이 1조 2411억 자리가 얼마나 엄청난 규모인지 대략 감을 잡지 못했기 때문에 나오는 말입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인간이 인지하는 수의 규모는 그리 크지 못하죠.) 그래서 원주율 π의 자리수를 가지고 계산할 수 있는 영역의 예를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Q: 지름 1cm인 유리구슬이 있다. 지름 1m의 원둘레에 이 유리구슬을 깔려면 몇 개가 필요한가?
A: 원주율을 3.14라고 생각하면 필요한 유리구슬은 314개


Q: 지름 1만 km(지구규모)의 원둘레에 늘어놓을 유리구슬의 수는 몇 개가 필요한가?
A: 3,141,592,653개. 계산에 필요한 원주율은 소수점 이하 9자리


Q: 지름 100억 km의 원둘레(태양계 규모)에 늘어놓을 유리구슬의 수는 몇 개?
A: 3,141,592,653,589,793개. 계산에 필요한 원주율은 소수점 이하 15자리


Q: 지름 100경 km의 원둘레(은하계 규모)에 늘어놓을 유리구슬의 수는 몇 개?
A: 314,159,265,358,979,323,846,264개. 계산에 필요한 원주율은 소수점 이하 23자리



은하계 규모의 면적을 오차를 최소화해서 구하는데 필요한 원주율 π의 자리수는 소수점 이하 23자리 밖에(?) 안됩니다. 그렇다면 1조 2411억 자리의 규모는 얼마정도 되는지 감이 오십니까? 21C의 수퍼 컴퓨터는 인간이 상상하기도 힘든 엄청난 규모의 π의 자리수를 구한 것이죠. 그래도 무한에 비하면 이것도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 버리니, 옛날부터 인간들이 무한에 대해 경외와 특별한 감정을 품어 올 수 밖에 없게 된 것이지요. (인류가 무한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라고 하는데. 하지만 당시의 주류 철학자였던 피타고라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은 이 세계를 유한한 것으로 생각해 논의에 혼란을 가져오는 무한 개념을 몹시 싫어했다고 합니다.)


(그림2. 이 은하계의 면적의 크기가 대략 원주율 π 소수점 23자리. 그렇다면 1조 2411억자리 정도의 규모는 얼마나 크다는 소리인가? 무한은 그 자리 보다 더 큰, 정말 말도 할 수 없는 엄청난 규모의, 우리가 인지하기 힘든 크기 그 자체인 것이다.)



참고로 최첨단 과학이나 천문학에서 사용되는 원주율 π의 소수점 자리 수는 23정도도 충분하고 남는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계속해서 각 나라마다 수퍼 컴퓨터를 도입해서 원주율 π의 소수점 자리수를 구하는 노력을 계속하는 이유는 국가 위상면 때문도 있지만, 컴퓨터의 성능을 확인하거나 π의 계산 공식을 더 계산하기 쉽게 개량하는 것 때문이라고 합니다. 






2. INFINITE VS INFINITE : WHICH IS THE BIGGER THAN... ?

이전 수의 체계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각 수의 체계를 밴 다이어그램으로 표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이해하기 쉽게 실수까지만)


(그림3. 자연수 부터 실수까지 나타낸 집합의 밴 다이어그램)




그리고 각 수의 체계에서 표시할 수 있는 영역을 수직선으로 표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당연한 것이지만 더 큰 수 체계로 갈수록 표시할 수 있는 수의 범위는 늘어갑니다.


(그림4. 수직선 상에서 표현할 수 있는 각 수체계의 범위)



그럼 여기서 문제, 정수(INTEGER)와 실수(REAL)를 비교해볼 때 어떤 수 체계가 더 클까요?
뭐 아시는 분은 다 아시는 내용이지만 그래도 일반인(?)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당연히 정수보다 실수가 크다고 말할 것입니다. 정수는 √2, π는 물론 간단한 1/3도 표시할 수 없는 반면 실수는 이 모든 것을 다 표현할 수 있는데다가 집합의 개념으로 볼 때도 정수는 실수의 부분집합이니 말이죠. 집합의 명제인 어떤 집합과 그것의 진부분집합의 수는 같을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해 보시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그러나 이것은 전부다 유한의 영역에서만 통용되는 것입니다. 무한의 영역으로 가면 어떤 집합과 그것의 진부분집합의 수는 같아질 수 있습니다. 왜냐? 무한이니까.
정수는 끝이 없는 무한입니다. 실수도 마찬가지구요. 이 끝도 없는 무한의 영역끼리 비교해서 ‘누가 더 크다.’ 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애당초 무한끼리 크기 비교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라는 소리이지요. 크기 비교는 유한의 영역에서만 가능한 것입니다.

이런 무한의 개념은 우리의 인지의 세계와 좀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쉽게 이해하기 힘듭니다. 아무리 무한이라고 해도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정수는 표현할 수 없는 수들을 실수는 표현하는데 이건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같은 문제들 때문이죠.
이런 생각을 하는 건 당연한 것인데, 실제로 현대 수학 이전에는 ‘무한은 유한이 아니다.’라는 정도의, 인간이 셈할 수 있는 한계를 초월한다는 의미로나 쓰였습니다. 현대수학 시절 이전 까지도 무한을 분석, 규명하는 것은 수학계의 금기로 여겨지면서 수학은 유한인 경우만 다루고 있었습니다. 무한이라는 개념이 인간들한테 이해하고 정의내리며 증명하기엔 인식의 영역이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여기서 바로 현대 수학의 시작을 마련했다고 평가받는 수학자 Georg Cantor가 등장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정수는 표현할 수 없는 수들을 실수는 표현하는데 단지 무한이라는 말 하나로 이 두 개는 크기 비교가 불가능하다. 라고 말할 수 있는가? 에 대한 답이 나옵니다.)

 






3. 무한에도 등급이 존재한다 : Georg Cantor

Georg Cantor(1845~1918), 본명은 Georg Ferdinand Ludwig Philipp Cantor로 (이름 드럽게 길다) 수학 정석 제 1장에 나오는 집합론의 창시자로 알려진 독일의 수학자입니다. 그는 기수와 서수를 비롯한 무한 개념을 집합론에 추가하여 확장시켰으며, 또한 그는 임의의 실함수를 삼각함수열로 유일하게 표현할 수 있음을 밝힘으로써 주목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그가 들고 나온 이런 이론들로 인해 이른바 현대 수학이 시작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의 수학적 업적은 굉장히 뛰어남과 동시에 우리의 인지영역을 확장시키는데 일조를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그가 다른 동시대 수학자보다 위대한 점은 아무도 건드려 하지 않았던 무한에 대해 연구했다는 점입니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당시 수학계에서 수학은 유한인 경우만 다루고 있었는데 Cantor는 이에 굴하지 않고 인간의 손이 미치지 않았던 무한을 새롭게 조명하고 유한 수를 셈하듯이 무한수를 셈해보려고 했던 것이죠. 그래서 그가 고안한 것이 바로 집합입니다. Cantor가 굳이 집합이란 이름으로 만든 이유는 무한을 정의하고 이해하기 위해서였다 합니다. 가산, 비가산 등, 무한의 질서 여러 가지 등을 위해서 필요에 의해 만든 것이죠. 이런 것들을 바탕으로 그는 1894년, 약관 29세에 무한의 수학인 ‘초한집합론 기초’를 발표하게 됩니다.


(그림5. Georg Ferdinand Ludwig Philipp Cantor. 무한을 들고나온 선각자)



그의 초한집합론을 아주 간단하게 정리해서 설명하자면, 무한은 셀 수도 있고 크기도 비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끝이 없는 무한끼리 크기를 비교할 수 있는가? 그래서 집합개념이 필요한 것이죠. 일단 유한집합에서 두 집합의 원소의 개수가 같다면 두 집합이 일대일대응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두개의 서로 다른 집합의 크기를 비교하기 위하여 기본으로 사용되는 개념은 대등개념입니다. 두 집합 A와 B에서 A의 원소를 B의 원소 꼭 하나에 대응시키고, B의 원소에 A의 원소를 꼭 하나 대응시키는 방법으로 각 원소끼리 쌍을 만드는 대응관계를 '일대일 대응'이라고 하고, 이 때 A와 B는 서로 대등(equivalent)하다고 합니다. 이거 때문에 Cantor가 집합 개념을 들고 나온 것이죠) 이것을 무한에 적용시키면 ‘집합 A와 집합 B가 일대일 대응이면 이 두 집합의 농도는 같다.’라고 Cantor는 말했습니다. 무한은 끝이 없으니 어떤 것이 더 크다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농도로 이야기 한 것이지요. 그렇다면 무한집합 A와 무한집합 B가 일대일 대응이 되지 않는 경우, 무한집합 B가 더 많은 원소를 가지고 있다면? ‘무한집합 B는 무한집합 A보다 농도가 더 짙다.’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렇다면 저 위에서 제기된 의문 ‘아무리 무한이라고 해도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정수는 표현할 수 없는 수들을 실수는 표현하는데 이건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에 대한 답이 나오는 것이죠.
‘두 수간의 크기는 비교할 수는 없지만 실수의 농도는 정수의 농도보다 짙다.’라고 말이죠.






4. ALEPH NULL과 ALEPH ONE

무한의 농도를 수학적 기호로 표현하면 א로 표현하는데 히브리어로 ALEPH라고 합니다. 무한의 농도가 가장 낮은 상태를 ALEPH NULL이라고 표현하는데 여기에는 자연수, 정수, 유리수가 포함됩니다. 이 세 가지 수 체계는 서로 일대일 대응이 되기 때문이죠. (이에 대한 것은 대각선 추론(Diagonal argument)이라고 해서 증명하는 법이 있는데 당연히? 여기서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거기다가 유리수 까지는 셀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무리수는? 무리수의 경우는 대수적수와 초월수로 나뉘어지는데 대수적 수는 ALEPH NULL이지만 초월수는 농도가 증가한 ALEPH 1입니다. 실수는? 역시 ALEPH 1이지요. 실수= ALEPH1이라는 것은 2진법 논리와 멱집합과 유리수에 의해서 증명할 수 있는데 역시 복잡한 증명 절차는 생략입니다.(이건 수학에 대한 간단한 지식을 위한 포스팅이지 수학 전문은 아니니까요.)
여기에 덧붙여서 Cantor의 연속체가설(Continuum hypothesis)이라고 해서 ALEPH NULL과 ALEPH 1사이에는 다른 농도를 가진 무한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증명이 불가능하다고 밝혀졌으므로 가설로 남게 되었지만 현대 수학 및 물리학에서 연속체가설은 일반적으로 참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그럼 실수보다 더 큰 농도를 가진 무한은 ALEPH 2,3,4.. 이렇게 나가겠지요. 이 역시 그 존재의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데, 아직까지의 현대 물리학에서 ALEPH 1보다 큰 무한의 존재는 생각될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물론 새로운 이론이 나오게 됨에 따라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림6. ALEPH1을 저런식으로 표현한다. ALEPH NULL이나 ALEPH2.. 등을 표시하고 싶으면 1대신에 해당하는 수를 써 넣으면 된다.)




어찌되었던 Cantor에 의해 무한에는 농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 알려졌으며, 무한끼리 올바르게 비교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한은 수학의 영역에 들어올 수 있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NEWTON 역학과 현대 물리학이 발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의 무한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면 미적분도, 극한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었죠.

이외에도 각종 무한의 성질에 대해 논하고 싶은데 (가령 ∞+1= ∞?, ∞x0=?, ∞-∞=?) 역시 증명식 없이는 설명이 불가능해서 여기서 더 끌고 나가는 건 무리라는 판단 하에 여기서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수학과도 아니니 말이죠.) 이로써 2회에 걸쳐 수와 무한에 대해 간단히, 상식 수준에서 알아보았습니다. 기회가 더 된다면 앞으로도 수학에 관한 포스팅을 더 다루도록 해보겠습니다.


뱀발) 오류가 있으면 지적,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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