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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조용필 - 태양의 눈

Category : MUSIC & MOVIE | 2007. 3. 10. 12:45

 



제가 어렸을 적 조용필은 가요계를 휩쓸던 영웅이었습니다. 연말 방송사 가요대상에 나가기만 하면 대상은 모두 조용필 것이었으며 음반판매량부터 해서 가장 인기있는 가수에 언제나 수위에 올랐으니 말이지요. 실제로 그는 단순히 노래만 부르는 가수를 뛰어넘어 우리나라에서 드물던 싱어 송 라이터기도 했으며(앨범 전 곡을 작사, 작곡을 한 것은 아니지만) 호소력 있는 목소리의 소유자기도 했으며 대중의 심리 또한 파악 잘 하는 머리 좋은 가수였지요.(오빠부대의 원조라던가) 그는 현해탄 넘어 일본에도 큰 반향을 일으킨 한국가수이기도 해 지금 일본에서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을 예감하게 한, 몇 안되는 한국가수이기도 했습니다. 그의 여러 업적 중 그가 가장 크게 인정받고 평가 받아야 할 부분은 바로 서구 대중음악(POP) 위주로 돌아가던 한국 음반시장의 주도권을 우리 대중음악으로 돌리게 한 점입니다. 세계 메이저 음반산업에 대한 이런 기적은 그가 없었으면 이뤄지지 못했을 거라는 평의 지배적이지요. 즉 그는 현재 한국 가요계가 존재할 수 있게 만든 토양을 제공한 크나 큰 업적을 이룬 가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화무십일홍, 권불십년이라고 이렇게 해가 지지 않는, 영원히 전성기가 이어질 것만 같던 그에게도 내리막길이 시작됩니다. 그 발단은 그에게 스캔들이 터진것 부터 시작하는데 본처를 나두고 일본 여성 팬과의 염문설이 나돈 것이 그것이었죠. 그 스캔들은 어느 정도 사실로 판명났고 이거 때문에 그의 좋던 이미지는 어느 정도 타격을 입었었는데다가 한국가요 시장의 주 소비자층이 변하게 되는 데, 그것이 그에게 결정타를 날리게 되지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성인층 위주로 돌아가던 가요시장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기점으로 해서 그 중심이 틴 에이저와 젊은층이 주도하게 됩니다. 소위 말해 반짝가수 시대(1집은 대히트 쳤으나 2집서 말아먹고 사라진 젊은 가수들이 유난히 많았던 시기를 뜻합니다.)가 그것이었는데 이때부터 가요계에서 음반 구매의 주 고객은 10대 위주로 바뀌게 되며(향상된 우리나라의 경제력 덕분에 음반시장의 주변인이었던 10대가 주류로 떠오르게 됩니다.) 성인 취향의 조용필은 당연히 점점 가요계의 주류에서 멀어지게 됩니다.(그를 좋아했던 10대 팬들이나 20대 팬들은 주부가 되고 성년이 되면서 음반계에 멀어지게 된 것도 한 몫하게 되었지요) 거기다가 서태지와 아이들이란 괴물 그룹이 나타나 가요계를 조용필 시대 전과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로 나눠 버릴 정도로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고 등장해 가요계를 10대 위주의 취향으로 완전히 바꿔버리게 됨으로써 그가 가요계에 설 땅은 없어지게 된 것 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작은거인이란 별명답게 가요계의 큰 거인이었고 비록 전성기 때 같은 폭발적인 인기와 반응은 이끌어내지 못했지만 꾸준히 앨범을 내고 히트를 치며, 립싱크 위주의 일반 젊은 가수들과 달리 수 많은 콘서트를 통해 무대에 서서 그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꾸준히 가요계를 서포트 하게 됩니다. 특히 그의 콘서트는 현재 우리나라 가요 시장에 전혀 관심이 없을 거 같던 아줌마 부대, 즉 조용필의 전성기 때 10대 오빠부대였던 팬들이 장사진을 이뤄 그의 인기는 여전히 폭발적임을 증명함과 동시에 젊은 층만 콘서트를 즐기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지요. 외국과 달리 가수의 수명이 형편없이 짧은 우리나라의 실정을 생각하면 이것은 정말 대단한 것입니다. 어떻게 그는 이렇게 오랫동안 도태되지 않고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살아남을 수 있었는가? 그 답은 그의 멈추지 않는 실험성과 음악에 대한 열정에 있다고 봅니다. 그는 새 앨범을 낼 때마다 경륜이 묻어나는 새로운 실험적 시도를 많이 하는데, 한 가지 음악풍에 안주하지 않는 이런 그의 노력 때문에 그가 유행에 휩쓸려 도태되지 않고 여태까지 무려 30년간 가요계에서 살아남게 하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군요.

2003년에 발매된 18집 앨범인 OVER THE RAINBOW의 타이틀 곡인 태양의 눈도 그의 실험적인
요소가 곳곳에 베어나는데 그는 여기서 가요에다가 락 오페라적 요소와 코러스를 도입해 그동안
우리나라 가요에서 보기 힘든 웅장함과 짙은 호소력을 보여주는 노래를 구현해 냅니다.
뭐 이런 요소는 솔직히 ROCK/METAL 팬들에게는 그렇게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 수 많은 ROCK/METAL 밴드들이 자신의 음악에 이런 요소들을 도입한 크로스 오버적 시도를 많이 해왔고
지금도 그것은 꾸준히 시행되고 있었으니 말이죠.
그러나 가요에서 이런 시도를, 그것도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융합시키며 거대한 서사시를
듣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웅장함을 살린 케이스는 거의 없다고 볼 때, 그가 왜 작은거인으로 불리고 있는가, 젊은 층부터 장년층까지 폭 넓은 인기를 아직까지 얻고 있는가를 이해시키기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그의 끝없는 음악에 대한 열정과 행보는 계속해서 기대가 되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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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눈
노래: 조용필

앨범: OVER THE RAINBOW



어두운 도시에는 아픔이 떠있고
진실의 눈 속에는 고통이 있고
답답한 내 가슴에 간절한 소망
구름에 가리워진 희미한 꿈이
어둠 속을 다시 비추며 다가오는 그대여
거센 바람 다시 불어도 말이 없는 그대여

지나친 어제 속에 행복을 믿으며
아픔의 시간들을 잊으려 해도
잊혀진 시간 속에 초라한 모습
소중한 나의 꿈은 어디로 갔나
어둠 속을 다시 비추며 다가오는 그대여
거센 바람 다시 불어도 말이 없는 그대여

그 옛날 내가 보았던 우리 무지개 찾아 떠나리
언제나 힘이 들어도 머나먼 그 곳에
가리라 나는 가리라 그대 서 있는 저기 저편에
언제나 힘이 들어도 머나먼 그 곳에

가슴 시린 모습을 지켜보는 빛이여
태양의 눈이 되어 지켜줄 순 없는가
어둠 속을 다시 비추며 다가오는 그대여
거센 바람 다시 불어도 말이 없는 그대여




그 옛날 내가 보았던 우리 무지개 찾아 떠나리
언제나 힘이 들어도 머나먼 그 곳에
가리라 나는 가리라 그대 서 있는 저기 저편에
언제나 힘이 들어도 머나먼 그 곳에

가슴 시린 모습을 지켜보는 빛이여
태양의 눈이 되어 지켜줄 순 없는가
어둠 속을 다시 비추며 다가오는 그대여
거센 바람 다시 불어도 말이 없는 그대여

가슴 시린 모습을 지켜보는 빛이여
태양의 눈이 되어 지켜줄 순 없는가


뱀발) 노래도 노래지만 가사도 참 멋집니다. 작곡은 조용필이, 작사는 방송작가 김성환씨가 쓴 5개의 시중 하나를 택한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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