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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ZZ II - 더블제타의 성능에 관해

Category : MUSIC & MOVIE | 2011. 3. 5. 23:17

 

 

 


이전글 참조
(애니) ZZ - 단순히 애들 수준의 건담인가?

 

 

 

 

1. 서론

1986년 더블제타 건담방영 당시, 최고의 성능을 가진 건담은 단연 더블제타 건담이었습니다. 설정상으로 볼 때 애너하임 일렉트로닉스의 최신 기술이 접목된 건담으로 파워 제너레이터 출력이 무려 7349kw, 제타건담의 하이퍼 메거 런쳐의 파워가 일반 빔라이플로 구현이 가능하고 , 빔 세이버도 일반 MS가 보여주던 파워의 몇 배, 그리고 머리부분에 장착된 최강의 하이퍼 메가 캐논은 일격으로 전함을 격침시킬 수 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거기다가 제타건담의 간이 사이코뮤 시스템인 바이오 센서도 더욱 더 강화되었다고 하니 가히 이쯤 되면 수퍼 로봇이라 불려도 될 정도의(은근히 제작진이 그것을 노린 것이긴 하지만) 고성능 기체인 셈이죠. 굳이 설정만 따지지 않고 애니에서 보여주는 더블제타의 성능을 놓고 봤을 때 더블제타 건담은 엄청난 고성능의 기체라는 것을 납득할 수 있습니다. 지구연방보다 앞선 기술을 가진 네오지온이라도 더블제타의 성능에 밀리는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더블 제타의 삼단 합체가 되기 전에 코어 파이터, 코어 탑, 코어 베이스 이 세 기를 박살내려고 애를 쓰는 네오지온 군의 모습이 자주 보이죠) 극 후반부에 가서야 더블제타와 소위 넉넉잡고 맞짱 뜰 수 있는 고성능 기체들(자크3, 드벤울프, 게마르크, 퀸만사 등)이 나오는 것을 보니 이 더블제타 건담은 정말 초고성능 기체라 볼 수 있고 역대 최고의 건담이라 명명해도 손색없는 성능을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애니의 시청률 저조로 조기종용까지 당하고 골수 건담팬들로부터 건담의 명성에 먹칠을 한 졸작이라는 혹독한 평가를 당한 더블제타건담이 최고의 건담이라는 명칭을 가지는 것에 대해 건담 팬들로부터 알게 모르게 일종의 거부반응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거기다가 더블제타의 실패를 수습하고자 토미노 감독은 원래 우주세기를 마감짓는 최후의 건담으로써 더블제타로 앉히려는 생각을 극 후반 부에 포기하고 그 자리에 뉴 건담을 떡 하니 앉히게 됩니다. 이로 인해 대다수 건담팬들에게 있어서 UC 최고의 성능을 가진 건담은 바로 뉴건담이다~!! 라는 인식을 하게 되고 이것이 거의 정설로 굳혀진 상태입니다.
만약 더블제타 건담이 토미노 감독이 생각한대로 성공을 거두고 결말이 되었다면 UC최후의 건담은 더블제타 건담이 되었을 것이고 UC 사상 최고의 건담 자리는(후의 F-91이나 V건담은 논외) 아마 더블제타 건담이 되었을 것입니다.

 

 

 

(UC최강, 최후의 건담이 될 수 있었던 ZZ GUNDAM)

 

 

 

 

 

2. GUNDAM SENTINEL- 더블제타의 안티테제

어찌보면 UC최고의 건담자리를 뉴건담에게 뺏긴 것도(이것도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뉴건담이 꼭 그렇게 최고라 보긴 힘듭니다.) 억울하다 할 수 있겠지만 그걸 넘어서 아예 더블제타를 거의 실패한 기체에다가 결함투성이 기체로 만들어 버린 것이 있으니 바로 공인 소설 GUNDAM SENTINEL입니다. 시기상 더블제타와 동시대를 다루고 있는 이 공인소설의 메인 MS인 S-건담의 탄생배경은 먼저 소설상으로는 바로 선행 개발된 더블제타 건담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애너하임의 건담개발의 지속과 더불어 신기술인 ALICE시스템의 테스트를 위해서이고 소설 밖 현실세계의 이유는 기존 건담팬이자 리얼로봇 팬들에게 영 구미가 안맞은 더블제타를 그들 식으로 다시 재구성해보자 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냥 재구성이 아닌 그들에게 있어서 용납이 안되는 더블제타를 교묘히 다시 재활용 하면서 깎아내려버리죠. 그 대표적인 예가 FAZZ입니다.
FAZZ는 더블제타의 선행 양산기라는 이름으로 복잡한 가변구조 때문에 개발의 난항을 겪고 있던 애너하임에서 먼저 테스트 형식으로 실전투입을 위해 단기간에 급조해서 내놓은 기체입니다. 급조했으니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음은 당연한 일입니다. 일단 자체내 장갑이 모두 건다리움 감마를 사용하지 못해 내구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더블제타와 같이 개발하고 있던 FULL ARMOR SYSTEM(이하 FA)을 도입하였고 그 탓에 원래 더블제타와 FA는 탈착이 가능해야 하나, 이 FAZZ에서는 탈착이 불가능한 FA상태로 고정됩니다. 그리고 가변은 안 되고 말이죠. 그리고 더블제타의 최강의 무기인 머리부분의 하이파 메거 캐넌은 더미로 대체되고 FA 상태의 복부 하이파 캐논도 마찬가지로 더미로 대체 됩니다. 거기다가 빔 세이버도 없고 중무장 때문에 기동성도 상당히 떨어지는 것으로 묘사해 이 FAZZ는 거의 이동 포대, 그 이상 그 이하의 의미도 부여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접근전에는 완전히 무방비 상태가 되었고 나중에 건담 MK-V에 의해 3기가 몰살당하게 됩니다.
거의 완전무결한 먼치킨적인 S-건담에 비교해 봤을 때 FAZZ는 소설에서 엄청나게 떨어지는 성능을 보여줬던 것입니다. 즉 대놓고 더블제타 건담을 씹을 수 없으니 이렇게 유사한 FAZZ를 망가트리면서 더블제타에 대한 반감을 유감없이 표현한 것이죠.


 

 

(SENTINEL FAZZ의 3D 샷. 제 닉이기도 합니다만 제 닉 FAZZ는 이 SENTINEL FAZZ가 아닌 일반 더블제타의 FA형태를 의미합니다. 그냥 귀찮아서 쓰고 있긴 하지만요 ^-^;a)  

 

 

 

 

비단 FAZZ뿐 아니라 더블제타에 대한 평가절하도 센터널에서 이뤄지게 됩니다. 애당초 더블제타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ALICE란 시스템을 테스트 해보기 위해 탄생했다는 S-건담의 태생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더블제타의 단점을 부각시킬 수 밖에 없었는데 두부의 하이파 메거 캐논의 불합리성(한 번 쓰면 가동 불가능한데 이게 왜 굳이 있냐 하는 식)가변의 복잡성 때문에 정비하기 힘들다는 것과, 더블제타의 완벽 변형 시스템을 무리 없이 쓰려면 코어 파이터가 하나 더 있어야 한다는 불합리함과 가변성 때문에 코어 블록이 노출, 그것의 안정성의 떨어짐, 밸런스 문제 등등이 그것이죠.
이런 문제점을 다 해결하고 간이 사이코뮤인 인컴에 ALICE 시스템에 더욱 더 발전된 무버블 프레임 채택, 엔진이 양어깨와 정강이에 총 4개가 있어서 충분하고 안정적인 제너레이터 출력을 보여줌, 월면 대기권 돌파 및 추가적인 기계나 그 외것들의 도움 없이도 월면 대기권 탈출 가능함....... 거의 좋은건 다 가지고 있고 있는 한마디로 너 졸라 짱 센 기체다~!!! 뭐 이렇게 되겠습니다.

암튼 더블제타는 실패했고 센터널은 팬들의 호응에 힘입어 공인소설까지 그 신분을 상승시켰으며, UC 역사에 있어서 애니화는 되지 않았지만 그 영향력을 크게 떨친 유일무이한 시리즈가 되었죠. 워낙 센터널에서 보여준 다소 억지가 강한 설정들이 힘을 얻다 보니 어느 순간 부터인가 건담팬들의 뇌리에는 더블제타 건담은 결함기이다 라는 식이 강하게 뿌리 밖게 되고 현재 이르고 있습니다.
이는 일본보다 더욱 더 더블제타를 혐오하는 한국에서 더욱 심하게 나타나는 현상인데 퍼스트가 절대 다수인 일본과 달리 제타팬이 다수이고 퍼스트 보다는 센터널 팬이 더 많은 한국의 현실 때문에 더더욱 그런것인지 모르겠습니다.





3. 정말 더블제타는 결함기야?


그럼 정말 더블제타는 결함기이고 성능이 그다지 높지 않은 기체인가?에 대해 자세히 논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서론에서도 간략히 더블제타가 고성능 기체라고 밝혔는데 저보다 내용이 더 우수한 글을 여기에 소개하면서 더블제타 기체에 대해 설명할까 합니다. 다음 내용은 인터넷 건담 커뮤니티인 하사호의 스팅거님이 더블제타 성능에 관해 적으신 글입니다. 허락을 얻어 여기에 정리 올림을 먼저 밝힙니다.

"출력이 중요한건 아니지만, 더블제타의 빔사벨과 빔라이플은 종래의 모빌슈츠의 몇배가 되고 있습니다. 빔사벨만 해도 1.1MW 로 기존의 0.4~6MW대로 놀던 빔사벨과는 격이 틀립니다.
더블빔라이플또한 총합출력이 21.2MW로 제타의 하이퍼메가런쳐의 2.5배의 출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빔캐논하나가 평범한 모빌슈츠의 빔라이플급 이상에 백팩에 무장된 다수의 미사일들 그야말로 중화력에 목숨을 걸었다는 말이죠.
하이메가캐논은 그런 MS에 탑재가능한 대화력무장중의 정점의 하나일뿐이지, 단순히 하이메가캐논 하나만 밑고 만들어낸 기체는 아닙니다.
즉 G포트리스등에 의한 고기동모드로 작전지역까지 고속 이동후 종심타격이 가능하다는 건 기존의 TMS와 컨셉이 같지만, 마지막에 틀린점이 작전지역에서 압도적인 화력으로 거점을 공략하는게 가능하다는게 차이겠죠.
그리고, 실질적으로 더블제타에 부착된 메가콘덴서에 의해 50MW라는 초고출력빔포를 내장하게 되었지만, 7000kw대라는 고출력제너레이터로도 불안하여, 쏘고나면, 기체가 오버히트되버리는 초기단계의 물건을 주력병장으로 보기엔 힘듭니다.

기동성면도 당대의 모빌슈츠에서 전혀꿀릴게 없었습니다.
MS 상태의 가속력은 1.48G로 평범한 수준(?)이었으나(적어도 비슷한 중화력 컨셉의
기체인 드벤울프나 게말크보다는 빠르군요.)G포트리스라는 MA모드에 의해 가속력은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고, 어포지모터갯수도 32개. 절대 적다고 할수 있는 수치는 아닙니다. 백팩을 교체한 강화형의 경우 가속력은 더욱 증가되었고, 어포지모터역시 더 증설. UC모빌슈츠계의 진정한 슈퍼로봇이 아닐 수 없었던거죠.
작중에서도 곳튼의 부하들이 덩치만 큰 느린 녀석이라고 생각했지만, 더블제타의 실제 기동을 보고 덩치에 비해 엄청 빠르다라고 합니다.

더블제타는 그 개체 하나만으로는 뛰어난 MS였지만, 무리한 코어블럭시스템과 가변시스템의 결합에 의한 빠른 부품소모율과 대출력 제너레이터탑재에 의한 고출력빔병기 남용에 의한 가동시간의 짧음에 의해, 들인 돈에 비해 효율성은 나빴다는데 있겠죠.
안그래도 연방의 재정은 피폐해져가는 마당에 저렇게 돈새어나가는게 보이는 녀석을 정식 채용해 줄리는 만무하다는 것이죠.
더블제타를 한대 만들고 운용할 돈으로 GM3 30대를 양산할 수 있다면, 아마 대부분의 정치가들은 GM3 30대를 생산했을 겁니다.

더블제타는 이미 제타라는 희대의 가변메카를 정비해본 아가마의 메카닉인 아스토나지조차 그 구조에 두손 든 물건인지라, 정비효율성면에서도 극히 나빴을 겁니다.
솔직히 그 설계사상부터가 좀 위험하죠. 건담계에서 나온 신기술이란 신기술은 죄다 때려밖아놓은 실험기이니깐요.
무버블프레임과 건다리움 컴포짓합금과 그것에 의해 가능한 가변시스템, 코어블럭시스템에 의한 합체 분리(게다가 분리용 머신을 위한 개별 콕핏까지 빔라이플에 갖춘...)
복수제너레이터에 의한 대출력엔진, 그리고, 메가콘덴서에의한 고출력 빔병기, 하이메가캐논. ( 제 사견이지만, 하이메가캐논이 두부에 위치하게 된 이유는 코어블럭시스템 때문에
복부의 장착이 무리였지 않나 싶습니다. 그 복잡한 허리부분과 코어베이스가 되는 흉부에 하이메가 캐논을 설치하기엔 무리였지 않나 싶었습니다. 결국 남은 부분은 종래의 건담타입의 메인카메라가 되는 위치를 희생하고, 하이메가캐논의 포구를 거기에 달지않았나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간이형 사이코뮤인 바이오센서까지...
애너하임의 기술이란 기술을 되는데로 다 갖다 붙여버린, 선택된 이만을 위한 하이엔드급 제품이긴 하지만, 역시나 하이엔드급 사용자가 아닌 이상에야 사용하기만 까다로운 명품이 되어버렸죠.(결국 에우고의 뉴타입용 슈퍼로봇이라는 소리... 아마 카미유를 상정에 두었는가는 모르겠습니다만...)

슈퍼로봇을 상대할려면 그에 걸맞는 녀석들이 적으로 나와야겠죠.
결국 드벤울프나 게말크도 기동력이나 범용성면에서 더블제타에게 월등히 밀리고,
자크3는 기동력과 밸런스를 확보했지만, 중화력이라는 시대의 흐름에밀려 드벤울프에게 조차 밀려났으니깐요.
사실 더블제타를 스펙적으로 월등히 능가하는 녀석은 퀸맨서 정도가 다라고 봐야할 것입니다. 그리고, 자크3와 드벤울프를 제외하면, 사실상, 특기라고 봐야 합니다.
평균적MS라면 가루스J나 드라이센이 바우,해머해머등이 평균적 MS라고 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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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거님이 언급하셨지만 더블제타의 문제점은 양산화하기 불가능한 점이지 그 외 기체스펙이나 성능은 전혀 치명적인 결함기가 아니라는 소리입니다.
물론 보편적인 면을 볼때 프로토기가 결국 양산에 실패하고 돈 때려붓는 돈 잡아먹는 MS라는 점에서는 실패했다고 보아지지만 성능이 나빠 결함기가 되고 양산이 실패한 것이 아니라는 소리입니다. 그렇게 따지면 더블제타의 단점을 보완한 S-건담도 결함기가 되는 것이죠.
S-건담도 문제가 많습니다. 이전 드벤울프 관련 포스팅에서도 언급해 실패로 결론이 난 인컴 시스템을 썼다던가 결국 단 한번의 테스트 사용으로 끝이나 더 이상 개발되지 않은 ALICE 시스템, 그리고 더블제타의 코어블록 노출문제를 해결했다고 하지만 제가 볼때는 더블제타가 코어블록의 노출로 적의 공격에 의해 파괴될 정도면 이미 그 전에 그 기체는 적의 공격으로 박살날것이라 이겁니다. 결국 안정성 확보는 했을지언정 그게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이런 양산화 관점이나 일반적 관점으로 봤을 때 효율이 나쁘기는 더블제타나 S-건담이나 매한가지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더블제타가 뚱뚱하다고 싫어하시던데 그렇게 따지고 보면 더블제타 보다 더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EX-S도 만만치 않다고 생각이 듭니다. 뭐 EX-S는 카토키 하지메가 디자인한 덕에 팔,다리는 늘씬하니까요.
결국 더블제타가 결함기로 인식이 된 탓은 더도말고 애니의 실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암만봐도 억지 설정이 심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EX-S건담과 SENTINEL...... 그래서 별로 좋아하지 않고 있습니다.)


 



4. Z, ZZ, 뉴건담중 정말 뉴건담이 최강의 건담인가?


일반적으로 후기에 나온 기체가 더 성능이 좋은 건 지명한 사실입니다. 이런 관점을 놓고 봤을 때 핀판넬 장착이나 사이코 프레임 채용, 그리고 그 외 선진기술이 들어간 뉴건담이 더블제타보다 성능이 더 좋다고 인식하는 것은 당연하며 이미 대다수 건담팬들이 인정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저도 그것에 대해 별 이이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사실이었는데 이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 글이 있습니다. 바로 계란소년님의 글이 그것인데요 이 글을 읽어보면 어? 정말 그러네? 그렇게 따지고 보면 Z, ZZ, 뉴건담의 성능차이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될 정도군..... 하게 되더군요. 마지막으로 그 글을 링크 거는 것으로 이 글을 마칠까 합니다.

Z건담, ZZ건담, 뉴건담는 동격이다.

다음은 더블제타 건담에 관한 최종편과 정리가 되겠군요.

뱀발) 제타나 더블제타가 뉴건담보다 성능이 확연히 떨어지게 인식하게 된데는 게임탓도 크다고 봅니다. 뉴건담에 비해 게임에서의 이들 기체의 성능은 정말로 떨어지니까요.
하지만 게임은 일종의 패러랠 월드격으로 다뤄야지 게임에서 나온 내용까지 UC건담의 설정에 구겨넣는다는 것은 개인적인 생각으로 맞지 않다 생각하고 있습니다.(논란이 되고 있는 게임에서 가토의 띄워주기가 그 좋은 예가 될 듯 하군요.) 그런데 최근 반다이의 프라팔아먹기 행보를 보면 게임의 설정과 오리지널 기체까지 정사로 편입하니 할 말이 없습니다......





(애니) ZZ -단순히 애들 수준의 건담인가

Category : MUSIC & MOVIE | 2011. 3. 5. 23:16

 

 

소위 말하는 우주세기(이하 UC) 건담 중 정통애니메이션 시리즈는 퍼스트, 제타, 더블제타, 역습의 샤아 입니다. 이들 UC 시리즈는 단순한 로봇 애니를 넘어서 소위 말하는 리얼 로봇 붐을 이끌어 낸 공신이자 그럴듯한 고증과 세계관을 만들어 내었고 그의 부산물인 건프라로인해 애니와 상관없이 수 많은 팬들을 만들어 내었죠. 이제는 건담 이외에 로봇 애니메이션이 거의 전멸이다 싶은 일본의 현실을 볼때 건담은 단순히 로봇애니메이션이란 카테고리를 넘어서 하나의 문화산업이 된지 오래라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런 유구한 역사와 엄청난 팬층을 확보한 건담 애니 시리즈중 가장 문제시 된 작품이자 골수 UC팬들로 부터 흑역사 취급까지 받고 있는(아니 이를 만든 감독마저 그럴려고 하는 기미가 보이고 있는) 작품이 있으니 바로 더블제타 건담입니다.    

 

 

 


(문제의 건담으로 꼽히는 더블제타 건담 공식 일러스트 이미지)

 

 

 

 

유독 더블제타 건담이 UC팬들로 부터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이유는 UC 건담 답지 않은 분위기의 가벼움 때문입니다. (아니 솔직히 그리고 엄밀히 말해 가벼움이란 표현은 잘못된 표현입니다만 일단 이렇게 써 놓고 나중에 반박하도록 하겠습니다.) 소위 말하는 건담의 정형화 된 패턴은 소년이 전쟁의 참혹함을 넘어서면서 성장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거기에 선악이 구분되지 않은 적들과 신념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덧붙인다고 보통 건담 팬들은 말하고 있고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건담 스토리들은 그로인해 어찌보면 상당히 무겁고 우울한 느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몰살의 토미노라는 별명에 걸맞게 주인공 주변 인물은 거의 다 죽어 버리고 심지어 주인공 마저 정신붕괴 시키는, 혹은 운석과 함께 대기권에 타버리기까지 하죠. 이렇게 애니메이션으로는 상당히 파격적인 내용을, 그리고 전쟁이란 참혹함을 볼 때 굉장히 리얼한 상황을 재현시키는 것이 바로 건담 스토리입니다. 하지만 더블제타에서는 이를 완전 부정하고 새로운 형식의 건담을 보여줍니다. 이것이 소위 굳어질대로 굳어진 일본 건담팬들에게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새로운 시도로 보여지고, 아니 이게 건담이냐? 라는 분노로까지 발전되어 더블제타 시리즈는 조기종용이라는 결과로 실패하게 됩니다.

굳이 일본뿐 아니라도 애니메이션이 정식 수입되지 않은 한국에서 조차도 일본에서 실패한 애들이나 보는 건담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먼저 박힌 탓에 이 불운의 애니메이션은 찬밥신세를 면치 못합니다. 후에 인터넷의 발달로 한국에서 정식수입은 되지 않았지만 이런저런 루트로 건담 애니메이션을 접하는 일반 건담팬, 아니 건프라팬(한국에서는 건담 애니메이션 자체 팬이라기 보다는 건프라를 통해 생성된 건담팬들이 솔직히 더 많습니다.)들은 더블제타를 보고 엄청난 분노를 쏟아내고 맙니다. 왜냐면 한국의 건담팬들의 절대 다수를 차지 하는 것은 일본과 달리 제타건담팬들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에게 있어서 성전과 다름없는 제타건담의 만들어낸 심오한 분위기와 건담은 이런 애니메이션이다!! 라는 것을 전면 부정하고 애들이 나와서 어처구니 없이 분위기를 코믹하게 그리고 가볍게 만들어 버리는 더블제타는 건담에 있어서 존재하지 말아야 할 적으로 까지 생각하게 만들어버리죠.(물론 아닌 팬들도 있긴 하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건담관련 인터넷 사이트를 둘러보다 보면 더블제타 건담은 빼고 UC 시리즈와 그 외 건담 시리즈를 봤다는 팬들도 많고 어떤 건담 애니메이션을 봐야 할까요? 라고 질문하는 답에 더블제타는 빼고 봐도 무방합니다. 라는 답변이 달린 글도 상당 수 되더군요.


확실히 제가 봐도 더블제타는 어두운 분위기의 제타와 비교해봤을 때 상당히 이질적인 애니메이션이긴 합니다만 그 안에서 담아내고자 하는 이야기와 새로운 시도까지 무시하면서 싸잡아 애들이나 보는 저질의 애니메이션 취급하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무리 훌륭한 영화나 소설이라고 해도 그것을 평가하는 팬들이 외면하면 성공한 작품이라 볼 수 없는 것은 지명한 사실입니다. 아무리 더블제타가 그 가볍게 보이는 내용 안에 이런저런 심오한 것을 담아냈다고 아무리 항변해봤자 대다수 사람들이 그러냐? 그런데 난 그래도 그거 별로고 재미없더라..... 하면 그걸로 끝인 것이죠.

하지만 소위 건담 매니아라 자청하면서 그 안에 숨어 있는 내용을 파악할 생각조차 안하고 단순히 씹어 버리고 이거 이상한 애니다라고 단정짓는 것은 뭔가 아니라 생각이 드는군요.
그것은 단지 건담은 이래야만 해 라는 잣대안에서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만이 건담만을 인정하는 닫힌 마인드의 매니아가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이번 회부터 약 3회에 걸쳐 더블제타에 대한 오해와 그 안에서 시도되었던 것들을 재조명하는 포스팅을 해볼까 합니다.


먼저 그 첫 번째로는 더블제타 건담이 가지는 의미와 그 숨겨진 시도에 대해 썰을 풀어볼까 합니다. 일단 뭐 대단한 것은 아니고 남의 글을 단지 정리 링크 해 놓는 수준입니다.
저보다 더 뛰어나신 분들의 글을 정리함으로 해서 더블제타에 대한 오해를 풀어보고 다시 조명하는 시간을 가진다는 의미입니다.

이 글은 1차로 정석환님, 현 이글루즈의 YASUJIRO님(LOGICA DOCENS)이 쓰신 더블제타에 대해 쓰신 글이고 이를 2차로 공명님이 자신의 이글루에서 정리한 것을 트랙백 해온 것입니다.
총 3회로 나눠져 있는 이 글은 상당히 긴 장문으로써 읽는데 다소 지루하실 지도, 혹은 그 내용의 길이에 압박을 느끼 실 수 있으시지만 건담이란 애니메이션과 건담들이 만들어진 당시의 일본의 상황과 애니메이션계 상황도 알 수 있는 굉장히 양질의 글이니 이쪽에 관심 있는 분들은 한 번 시간내서 쭉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이글을 읽으므로 해서 더블제타는 참 좋은 작품이더라.... 이런 강요는 하지 않겠습니다. 자신이 싫으면 싫은거지 남이 강요해서 된다는 것은 절대로 아니니까요. 단지 더블제타에 관해 이런 의견도 있고 우리가 몰랐던 사실들도 있고 단지 보이는 것만이 다는 아니군.... 하고 느끼시기만 한다면야 더블제타 팬으로써 감사해 할 따름이죠.

잡설이 길었는데 그럼 링크 나갑니다. 하나씩 클릭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펌) 건담ZZ(더블제타)-경직된 토미노 패턴(1)
(펌) 건담ZZ(더블제타)-경직된 토미노 패턴(2)
(펌) 건담ZZ(더블제타)-경직된 토미노 패턴(3)


 

 

 

더보기


혹시나 모를 현 이글루 사태로 인해 블로그 글들이 없어질 것을 대비 저렇게 트랙백 말고도 전문을 COPY해서 여기에다 남겨둡니다. 이 글에서 굵은 글씨는 이글을 1차로 보존, 트랙백 하신 공명님이 따로 강조하고 싶어한 부분임을 밝힙니다.



1. 건담ZZ(더블제타) - 경직된 토미노 패턴(1)

기동전사 건담ZZ(機動戰士 GUNDAM ZZ)는 건담의 계보에서 매우 애매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것이 나올 당시인 86년 초는 바로 전작인
기동전사 Z건담(機動戰士 Z GUNDAM)이 방영과 거의 동시에 창간한
카도카와 쇼텐(角川書店)의 뉴타입(Newtype)誌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리얼로봇의 상징으로서의 '건담 사가(saga)를 구축해나가기 시작한 시기
였으면서, 한편으로는 그 '건담'으로 대표되는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주된 흐름인 '리얼로봇물'이 85년의 'Z건담'을 기점으로 해서 서서히 몰락
의 징후를 보이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했다.


경우에 따른 견해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많은 사람들은 일본에서
고전적인 의미의 '리얼로봇물'이 유행했던 시기를 1979년의 '기동전사 건담
(機動戰士 GUNDAM)에서 'Z건담''푸른유성 S.P.T 레이즈나'(1985),'ZZ건담'
'기갑전기 드래그너'(1987)등이 나왔던 1985~1987년 까지의 6~8년 사이로
보고 있는듯 하다.
('건담 신화'의 저자인 Inomata Kenji나 竹書房에서 간행된 'The Super Robots
Chronicles- histoy of japanese super robots animations 1963-1997'
필진의 견해도 이와 거의 일치하며, 국내의 매니어들이나 컬럼니스트들중에도
리얼로봇의 전성기가 80년대 중반까지라는 것에는 대체로 동의하는것 같다.
다만 김선욱(ZAMBONY@hitel.net)님께서 지적하신 1977년의 '무적초인
잠보트 3(無敵超人 ZAMBOT 3: 토미노 요시유키(富野由悠季)감독.)가
79년의 건담 이전에 이미 리얼로봇의 많은 형식적 요소들을 갖추고 있었다는
사실은 리얼로봇물의 시작기를 이야기하는데 참고할만한 사항인듯.)

80년대 중반을 전후해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한 이유에 대해서
일부 컬럼니스트들은 '과거의 리얼로봇 붐을 지탱하던 수용자층이 나이를 먹
어감에 따라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이 적어지고, TV 아니메 시청자층의
연령이 전반적으로 낮아졌기 때문' 이라는 견해를 내세우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런 양상은 리얼로봇물 장르의 쇠퇴로 인해 나타난 '결과'
로 보는게 타당하고('나이를 먹어 로봇물 아니메로부터 멀어진 리얼로봇
수용자층' 역시 80년대 중반까지는 '저연령층'에 속하는 사람들이었을테니
어찌보면 이런 주장은 논리적으로 모순의 여지가 있다) 오히려 80년대 중반
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등장한 OVA(Original Video Animation)물의 확산
으로 로봇물이 소재와 취향별로 다각화의 양상을 띠고, 토미노 요시유키와
다카하시 료스케(高橋良輔)로 대표되던 고전적 리얼로봇물이 비슷비슷한
패턴과 소재로 식상을 불러일으키면서 시장에서의 상품가치가 떨어지면서
제작사 스스로 저연령층 소비자층에 대한 공략으로 방향을 선회했기 때문
이라고 보는것이 더 타당하지 않나 생각한다.

85년의 Z건담과 87년 이후에 등장한 일련의 작품들인 마신영웅전 와타루
(1988), 기동경찰 패트레이버(1988- 혹자는 이 작품을 리얼로봇의 대명사
로서 자리매김하기도 하지만 80년대 중반까지의 고전적인 리얼로봇물과는
이미 패턴이나 문제의식등의 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수신(獸神)
라이가(1989), 톱을 노려라!-건버스터(1988), 용자 엑스카이저(1990- 선라
이즈 용자물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등의 작품들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로봇물의 양상은 토미노식 리얼로봇의 일방적인 흐름에서 TV를 중심으로
한 아동대상의 수퍼로봇물과 OVA와 극장용 아니메를 중심으로 한
소집단의 취향별로 다각화된 모습의 리얼로봇물로 그 흐름이 세분화되는
추세로 발전했던 것으로 보인다.

건담ZZ는 말하자면 과도기. 하나의 흐름이 여러 갈래(OVA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소재의 작품들과 TV를 중심으로 한 수퍼로봇물로의 회귀)로 갈라
지는 전환점에 속하는 86년에 등장한 작품이다.
이 시기의 로봇 애니메이션계의 상황에서 주목할만한 몇가지는, 앞서말한
OVA시장의 본격화로 인한 애니메이션 시장의 확대, 카도카와 쇼텐의
Newtype誌를 중심으로 한 미디어와 애니메이션 산업간의 적극적 공조체제
의 확립(물론 뉴타입 이전에도 아니메쥬나 OUT등의 애니메이션 잡지들이
발행되고 있었으나 출판과 영상계에 결친 전방위 미디어 사업을 펼치는
카도카와쇼텐의 등장으로 특정 작품, 업체와 미디어간의 적극적인 유착관계
가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본다), 토미노 요시유키가 건담시리즈 부활의
첫번째 신호탄으로 내놓은 야심작인 Z건담의 예상을 밑도는 흥행, 70년대
부터 80년대 초반까지 로봇 아니메를 보면서 자라온 60년대 초반 출생의
신진 애니메이터들의 본격적인 활동 등을 열거할 수 있다.

출판물과 팬시, 모형등의 부가상품등으로 대표되는 애니메이션의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로서의 측면이 점점 강해지기 시작할 무렵이
기도 했던 80년대 중반의 이러한 상황에서 건담 ZZ는 시작할때부터
구작들보다 오락성의 측면을 강하게 부각시키는 전략아래 등장했다.

원래 85년 후반에 ZZ의 기획 초안이 짜여지고 있을 당시, 감독인 토미노
요시유키는 이 작품을 우주세기 건담을 사실상 종결짓는 3부작의 마지막
작품으로서 생각하고 있었던것 같다.
각본가인 엔도 메이고(遠藤明吾)에 의해 씌어진 '기동전사 건담 ZZ'의
소설판은 TV판이 아닌 85년의 원안을 토대로 하고 있는데, TV판에서
생계를 위해 고철수집에 열중하는 생활인으로서의 측면이 강했던 쥬도-
아시타는 세상에 대한 반항심이 강하게 부각된 폭주족의 일원으로 설정
되어 있으며, 과거의 기억으로 인한 상처를 품고 젊은 여성과 어른들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그다지 밝지 않은(어찌보면 전형적인
토미노식 히어로라고도 할수있는)캐릭터를 가진 주인공이었다.
쥬도는 자발적으로 에우고의 전쟁에 뛰어들며, 액시즈와 지구연방간의
전쟁은 TV판에서 그려지는 내분으로 갈라진 액시즈와 아가마 외에는
내세울 전력이 없다시피한 에우고간의 삼파전과는 달리 에우고를 중심
으로 한 지구연방과 액시즈간의 거대한 2파전으로 이루어지며,
애니메이션에서는 빠져있던 샤아 아즈나블이 등장해서 액시즈에 가담
한것처럼 가장하고 하만을 암살하여 전세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등
기본적인 이야기의 골격 자체가 TV에서 실제로 나온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TV판에서의 쥬도가 보편적인 이상이나 신념이 아닌 동생을 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싸우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캐릭터로 묘사된 반면,
원안에서의 쥬도는 최종결전에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예의 그 뉴타입이
가진 정신능력을 발휘하여 '자신의 주의와 사상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으
로는 인간은 발전할수 없다. 전쟁을 멈추고 우주로 나가라'고 호소함으
로서 전 인류를 각성시키고 인류의 염원이었던 외우주로의 진출의
첫걸음으로 루 루카와 함께 화성의 개발기지로 떠난다는, 그야말로
토미노 요시유키 스토리의 전형적인 결말이자 1기 건담의 이야기를
종결짓는 대서사에 어울리는 히어로로서 묘사되고 있다.
(여기서 잠깐. TV판의 결말에서 쥬도는 원안에서의 결말과 비슷하게
개척지인 목성의 탐사를 위해 루 루카와 함께 쥬피트리스를 타고
목성으로 떠난다.
뭔가 부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내키지 않는 싸움에 끼어들어 그렇게 분투하던 소년이 기껏 만난
여동생과 정든 고향으로 돌아가기는 커녕 재회의 기쁨을 나누자마자
동생을 내버려두고 먼곳으로 떠나버린다는 결말이.
이것은 아마 '성숙한 주인공에게 어울리는 연인'으로서 루 루카를
부각시키기 위한 일종의 애니메이션 스토리의 고정관념이란 것이
작용한 탓도 있겠지만, 시리어스한 원안의 결말부분에 대한 의식도
적지않게 작용했으리라고 본다.
다음에 얘기할 ZZ 후반부의 부자연스러운 전개에는 이런 식으로
원안에 대한 토미노의 집착과 고집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렇게 1기 건담 시리즈의 종결로서 ZZ를 생각하고 있던 토미노의
기획안은, 전작인 Z가 Newtype誌의 강력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매니어들을 제외한 일반 팬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끌어내는데 실패
함에 따라서 차질을 빚게 된다. 日本선라이즈社와 직간접적인 관계
를 맺고있는 스폰서들과 '건담'이라는 이름이 로봇 애니메이션을
대표하는 대명사로 자리잡게 하는데 무시못할 요인인 '언론플레이'
의 매개체 노릇을 하던 미디어들은 이미 선라이즈와는 공존공생의
관계에 놓여 있었으며, 이들이 이룩한 기반아래 자신의 입지를 다져온
'상업 작가' 토미노는 결국 원래의 기획에서 한발 물러서서 작가 자신의
말에 따르면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아니메가 추구할수 있는 한도까지
추구해 보려"는 방향으로 ZZ의 기획을 다시 짜게 되었다.

ZZ는 그래서 전작까지 토미노와 함께 건담의 틀을 짜는데 협력해온
오카와라 쿠니오(大河原邦男), 야스히코 요시카즈(安彦良和)등의 핵심
스탭들이 빠지고 그 아래에서 활동해오던 20대의 젊은 스탭들을 대거
기용하게 되는데, 이러한 젊은 스탭들의 아이디어와 감각이 ZZ의 초반부
를 지금까지의 건담과는 다른 코믹터치의 발랄한 분위기로 끌고가는
원동력이 된다.
(토미노가 더블제타의 초반부에서 중반부까지의 이러한 분위기를
일부러 방관하거나 권장한 건지, 아니면 현장에서 직접 제작을 통제하고
지휘하고있지 않았기때문에 이런 분위기가 나왔는지는 확인한바 없다.
그러나 84년작인 중전기 엘가임에서 개인여건상 기본설정의 상당부분을
신인 나가노 마모루(永野 護)에게 일임하고 자신은 뒤로 빠졌던 전례나
TV시리즈의 특성상 감독의 역량이 이야기 전반에 일관되게 반영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특성에 비추어 볼때, 초반부의 토미노답지 않은
패턴은 감독의 현장에서의 통제력이 강력하지 못했던 이유가 크게 작용
했으리라고 생각한다.)

토미노 자신은 훗날 "어떻게 하다보니 아니메라는 매체에서의 나쁜 버릇
이 너무 많이 들어가 버린것 같고, 나 자신으로서도 '도피'라는 느낌이
없지않아 있었다."고 밝히는데, 토미노가 생각하는 '나쁜 버릇'의 기준이
어떤것인지는 몰라도 그러한 걱정이 이야기가 끝난 뒤가 아니라, 이야기의
중반부에서부터 시작된것만은 분명한것 같다.

중반부 이후 하만 칸이 전면에 나서고, 그레미의 배신과 강화인간 플2의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ZZ는 갑자기 Z까지 이어져내려온 예의 그 토미노식
패턴의 전개로 방향을 바꾼다. 희화화의 대상이었던 액시즈의 군인들은
갑자기 하만의 이상(理想)아래 철저하게 단련된 정예부대로 탈바꿈하고,
액시즈와 에우고, 그레미 반란군의 각기 다른 이상에 대한 문어체적이고
지루한 대화가 반복되며, 콜로니가 떨어지고 수많은 병사들과 시민들이
죽어가는 와중에서 주인공들은 웃음을 잃고 심각해지며, 플과 플2를
비롯한 개성적인 캐릭터들은 이야기의 정해진 운명에 따라 마치 예전의
건담 캐릭터들이 그랬듯 형제나 동료지간의 피나는 싸움을 벌이며, 결국
주인공을 위해 목숨을 바치기도 한다.
쥬도는 갑자기 군인타입의 심각한 얼굴이 되어 '진보하는 인간의 가능성'
을 운운하면서 아무로나 카미유가 그랬듯 '인류의 미래를 위해 싸우는
고독한 전사'로 탈바꿈하고, '모두가 죽어가는' 결말부분의 결전에서는
뜬금없이 나타난 죽어간 여성들의 혼을 입고 적장(하만)과의 마지막 대결
에서 승리를 얻는다.

이쯤되면 뭔가가 많이 떠오르리라 생각한다. 이러한 이야기패턴은 기본적
으로 토미노 감독의 전작이었던 Z(제타)건담을 비롯한 그의 다른 일련의
리얼로봇물에서 조금씩 다른 형태로 끊임없이 나타나는 그것이다.

토미노 요시유키가 79년의 건담 1편 이후 보여준 '리얼로봇'의 세계는
당시까지 어린이들의 유희적 차원으로 폄하되던 로봇물이라는 틀을 가지고
전쟁의 비극이나 정치적 사상적 대립의 문제와 같은 '어른스러운' 문제를
다룰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매니어들의 열광적 지지와 업계
(비평계라는 말은 쓰지 않겠다. 애니메이션계에 독자적인 비평문화가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부정적이기 때문에)에서의 높은 평가
를 한몸에 받아왔던것이 사실이다.

그의 작품이 보여준 특성. 앞서 얘기한 '어른스러운' 문제의식과 함께
일본의 일반적인 10대 청소년(그중에서도 특히 소년)들의 상당수가 가진
과학기술에 대한 동경과 밀리터리(Military)적 기술과 문화에 대한 관심을
충족시켜주는 설정상의 요소들은 그들을 로봇물의 적극적인 소비자층으로
끌어들여 시장의 양상을 변화시키게 되었으며, 이는 80년대 초반의 로봇물
이 리얼로봇이라는 장르를 중심으로 이전보다 규모나 인재발굴의 측면에서
활성화되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이런 리얼로봇 붐의 거의 말미를 장식한 ZZ의 전작 '기동전사 Z건담'은
건담 1편 이후 보여준 토미노적(的)인 이야기와 세계관이 가장 극단화된
형태로서 등장한다. 사상적 기반과 이해관계가 다른 두 집단간에 벌어지는
대규모의 전투는 개인들의 이합집산과 모반등을 보여주면서 결말부분의
결전까지 이야기를 쉴새없이 끌고가는 주된 소재이며, 주인공을 비롯한
수많은 캐릭터들은 거대한 사건의 흐름속에서 가족간의 유대를 잃고, 사랑에
실패하며, 각기 복잡하게 얽힌 애증관계속에서 서로 죽고 죽이는 처참한
싸움을 되풀이하면서 하나둘 사라져간다. 에우고와 티탄즈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라고 말할수 없을만치 무수한 시체들과 파편들만을 남기고
무너져버리며, 주인공은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폐인이 되버린다.

일면 파격적으로 보이는 Z건담의 이러한 스토리와 패턴은 사실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니다. 리얼로봇물의 또하나의 대표주자인 다카하시 료스케(高橋良輔)
의 '장갑기병 보톰즈'(1983)나 '태양의 牙 다그람'(1981)등의 작품에서
나타난 정치적 대립을 중심으로 한 거대 서사(巨大 敍事)의 틀 안에서 그
능력과 역할의 뚜렷한 제약을 받는 등장인물들이나 토미노에 비해 좀 더
냉철하고 구체적인 정치적 이해관계에 대한 묘사등은 Z 이전에 이미 리얼
로봇물의 발전적 모습을 보이고 있었으며, 쉽사리 희망을 보여주지 않는
비극적인 세계관은 히로카와 카즈유키(廣川和之)의 우주전사 발디오스(80)
나 마쓰모토 레이지(松本零士)의 여러 작품들에서 조금씩 다루어진바 있는
테마이기도 하다.
물론 Z건담은 토미노가 건담을 내놓은 79년부터 85년까지의 리얼로봇에서
나타난 리얼리틱한 문제의식들이 가장 심화된 형태로 선보인 작품이라는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가치가 있다. 전작 건담으로 시작된 '고전적' 리얼
로봇물의 세계를 대표하는 존재로서 그것을 '대중성'의 범위 안에서 극한까
지 끌고 갔다는 점은 Z건담이 가진 나름의 의의일 것이다.

토미노 감독이 건담을 선보이면서 가졌던 문제의식인 '수퍼로봇물이 가진
아동취향의 가벼운 테마와 고정화된 패턴으로부터의 탈피'는 분명 자신이
선보인 새로운 문제의식과 방법론에 의해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만약 그러한 새로운 방법론이 주류를 밀어내고 그 자리에서 또 하나의
주류로 자리잡으면서 더 이상의 새로움을 잃고 정체에 빠진다면?

건담ZZ가 초반부의 비전형적인 패턴과 후반부의 토미노적인 전형적 패턴
간의 묘한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기괴한 작품'이 되어버리는 것은 이것이
나온 시기와 관련지어 생각해볼때 토미노 요시유키의 한계가 처음으로
드러나기 시작하는 징후로 볼 수 있다.

흔히 일반적인 팬들이 생각하는 상식중에, '토미노는 리얼로봇이라는 장르
를 탄생시킨 리얼리스트'라는 것이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리얼리스트'
인 토미노 요시유키가 그의 작품을 통해 단 한번도 우리가 지금 살고있는
'일상적 현실'에 대해 직접적으로 다루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토미노는 기본적으로 6~70년대의 아동용 모험 활극과 수퍼로봇물의
제작 시스템을 통해 입지를 다져온 사람이다. 이러한 장르들의 특징은
현실에 존재하는 물적 요소들에 대한 재현(작품 바깥의 텍스트들- 역사,
사회,문명-을 흡수,동화함으로서 작품으로서의 텍스트를 완성시키는 것)
으로서 작품을 창조해내기 보다는 그러한 방법으로 이미 가공되어있는
텍스트(작품)의 구성요소와 패턴을 변형,증식시키는 방법으로 새로운
텍스트를 만들어내는 일종의 간텍스트성(Intertextuality)의 방법적 경향을
띤다는 점이다.

(줄리아 크리스테바(Julia Kristeva)로 대표되는 간텍스트성 이론에서
크리스테바가 얘기하는 텍스트의 범위가 단순히 사람에 의해 창조된
협의의 책 텍스트만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지식의 생산을 가능케 하는
사회와 역사 전체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의미에서의 텍스트인지는 학자에
따라 의견이 다르다. 여기서는 일단 협의의 텍스트로서 개념을 빌리기로
한다.)
일상적 현실 자체에는 존재하지 않는 시공간을 무대로 삼는 판타지나
로봇물등의 서사극에서 장르의 재생산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은 현실
자체라기보다는 이미 그것의 변형과 재구성을 한차례 거친 기존의
작품이다. 초창기에 만들어진 가상의 시공간(판타지의 예를 들면 J.R톨킨
의 반지전쟁등의 작품)은 바로 다음세대의 같은 장르에서 나오는 작품의
개념적 토대를 제공하며, 이런 식으로 하나의 텍스트는 다른 텍스트로부터
끌어들인 요소가 교차하는 지점으로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낸다.


조금 과격하게 정의하면 포스트모던적인 요소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고
도 말할수 있는 이러한 로봇물 장르는 그것이 현실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모사가 아니라 은유와 변형을 통한 '상징'으로서의 의미밖에는 가지지
못한다는 점, 현실세계와 분리된 독자적인 상위 텍스트 체계에 대한 모방
과 부정을 통해 재생산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판타지문학, 또는 상당수의
SF문학과도 닮은 점을 발견할수 있다.


현실에 기반하지 않은 예술장르는 그 기반을 작자 자신이 처음부터 새로
짜는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그로인한 시공간의 재구성은 필연적으로
미시적 소(小)서사보다는 모든 구성요소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기에 좋은
거대서사(그에 수반되는 거대담론도 함께)에 집착할수밖에 없으며, 이는
이야기의 고정 패턴화 현상을 일으킨다. 현실에 대한 문제제기 역시
직접적이 아니라 항상 우화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로봇물의 한계에서 벗어나 어느정도나마 현실의 미시적인 문제를
직접적으로 반영한 작품은 기동경찰 패트레이버(그 중에서도 특히 오시이
마모루의 극장판 1,2와 유우끼 마사미의 단행본판)를 빼면 거의 없다.
이것은 작품의 시간설정이 제작시기로부터 10년 내외의 근미래로서
시공간의 재구성이 거의 불필요했으며 당대의 미시적 문제를 다룰수 있는
시간적 잇점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토미노의 한계는 상당부분 이러한 로봇물의 태생적 한계에 기인한다.
토미노가 수퍼로봇물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자신의 리얼로봇물에 도입한
요소는 아이작 아시모프(Isacc Asimov)로 대표되는 미래사회를 소재로한
SF문학과 미국의 밀리터리 영화, 마지막으로 1977년에 나온 조지 루카스의
SF영화 '스타 워즈(Star Wars)'등을 꼽을수 있는데 이러한 장르적 특성들이
결합해서 만들어진 건담의 거대한 시공간 배경인 우주세기(Universal
Century)는 토미노가 자신의 이야기를 펼치기 위해 만들어낸 가공의
세계이며, 현실과 완벽하게 유리된 SF적 은유의 세계이다.


현실에 가까워보이지만 결코 현실은 아닌 우화적 세계를 통해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의 성공 여부는 제껴놓더라도, 이러한 방법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형식의 새로움이 없으면 비판하려는 대상에 대한 위력
을 잃어버리고 쉽게 문화적 산업적 코드(Code)안에 동화되어 유희적 차원
으로 떨어져버리게 되며 작가 자신이 작품을 이루는 외부적 조건과 형식에
대한 고민이 없으면 반복된 패턴화의 함정에 빠지기도 상대적으로 쉽다.


안됐지만 토미노는 그러한 이야기의 형식이 가진 가능성에 별 관심이 없거
나 무지한것으로 보인다. 가상의 시공간 설정과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두개
의 거대집단간의 갈등, 뛰어난 능력을 지닌 주인공의 갈등과 성장의 드라마
, 모성을 상징하는 신비스런 이미지나 주인공에 대한 의지와 희생으로 대표
되는 여성상, 집단에 의한 개인의 희생등의 테마는 진부하도록 되풀이되며,
거대집단간의 갈등-연이은 전투를 통한 주인공의 좌절과 성장-장엄한 결전
에서 초인적인 능력(예를들면 뉴타입)이나 비과학적인 현상에 의해 승리를
거두는 미래적 인간상으로서의 히어로로 이어지는 이야기패턴은 최근작인
브렌파워드에서까지 부분적인 형태만 바뀐채 반복되오고 있다.

소위 '리얼로봇'이라 불리는 작품의 대다수와 수퍼로봇물의 차이는 그 공통
점과 비교했을때 결코 큰 것이 아니다. 굳이 말하자면 전자가 가지고 있는
'과학적으로 더 그럴싸해보이는' 설정적 요소와 그에따라 자연히 따라오는
'시각적으로 더 리얼해보이는' 디자인의 양식 정도가 될 것이다.


(이마가와 야스히로의 기동무투전 G건담(1994)를 주의깊게 본 시청자라면 그것이
이야기하는 표면적인 주제가 이전 '역습의 샤아'까지의 토미노 건담에서의
주제와 별 차이가 없음을 알 것이다. 주제의 가벼움과 무거움따위의 잣대로
수퍼와 리얼이라는 형식 자체의 우열을 따지는것은 별 의미가 없다.)


오히려 만드는 사람과 즐기는 사람 양쪽이 그러한 형식의 틀이 가진 완결성에
대해 한치의 의심도 없이 그것이 만들어놓은 가상현실의 내부로 몰입하여
현실과 비현실의 차이를 망각하고 헤어나오지 못하게 될때 작품은 앞서
말한 '유희적 차원'으로 떨어지고, 작품 내부에 있다고 '사람들이 굳게 믿는'
비판정신같은 것은 공허한 제스처에 불과한 '게임의 룰 안에 갇힌 비판'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되는 것이다.


(20세기 들어와 브레히트나 고다르등의 작가들이 보였던 이야기를 전달하
는 형식에 대한 고민은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2. 건담ZZ(더블제타) - 경직된 토미노 패턴(2)
80년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2세대
창작자들 가운데 몇몇은 그래서 단순히 거창한 주제의식을 전달하는데에
서 만족하지 않고 이야기를 전달하는 기존의 형식이나 구성요소들에 대한
뒤집기를 시도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SF 로봇물이나 환타지의 경우
가상현실의 가짜 리얼리티가 가지는 현실에 대한 발언의 한계와 패턴의
고착화로 이어지기 쉬운 특성에 비추어볼때 이러한 경향은 나름대로 상당
한 유용성을 지닌다. 오시이 마모루가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1(1989)에서
냉소의 대상으로 삼은 개발과 성장의 패러다임은 그 자체로 모든 로봇물
의 설정적 대전제인 과학과 기술의 무한한 발전이라는 명제와도 기본적
으로 일치하는 것이며, 가와모리 쇼지가 마크로스 플러스(1994)와 마크
로스 7(1994)에서 묘사한 버추얼 리얼리티(Virtual reality)의 유혹과
오로지 노래로만 승부하는 (사상 초유의)절대로 싸우지 않는 주인공이라
는 요소는 80년대의 전작을 이루는 긍정적 명제들에 대한 작가 자신의
의심과 반성으로 보인다. 안노 히데아키는 문제작 신세기 에반게리온(19
95. 극장판은 97)에서 기존의 애니메이션 장르가 놓여있는 상품으로서의
산업적 기반과 그로인한 문화적 현상(예를들면 '오타쿠 현상'과 같은)을
작품 내부의 형식적 완결성을 스스로 파괴함으로서 은유적으로 비판한다.
무책임함장 타이라(1993)나 기동전함 나데시코(1996)에선 고전적 리얼SF
물의 기반이 되는 거대조직이나 명분과 같은 것들이 조롱의 대상으로 희
화화되거나 역전되며, 현실과 만화의 경계를 끊임없이 의식하게 만드는
요소를 곳곳에 삽입함으로서 고전적 리얼SF물의 자기완결적인 틀을 무의
미하게 만들어버린다. (SF물은 아니지만 이쿠하라 쿠니히코(幾原邦彦)의
소녀혁명 우테나(1997)도 기존 순정물 패턴의 해체를 통한 부정이라는 면
에서 앞서말한 작품들과 같은 맥락에서 평가할 수 있을듯 하다.)
거론된 작품들이 가진 특성들이 반드시 창작자의 주체적인 문제의식에
의해 창조된 것은 아닐 것이다. 사실 이러한 경향의 출현은 상당부분
일본 애니메이션의 산업체제가 대중의 인식이나 취향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변신으로서의 한 방편으로 볼수있다. 그러나 분명한것은 어찌보면
예전의 작품들보다도 훨씬 주제의식이나 방법면에서 가벼워보이는듯한
이런 작품들이 예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작품이 놓여있는 외부적인
조건'에 대한 흥미있는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며, 이는 어쩌면 '인간
이 살아가는 의미'나 '인류의 진보'같은 류의 막연한 문제의식보다 훨씬
시의적절한 것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입장에서 보면 토미노는 내러티브의 기본적 형식에 관한 의심을 추호
도 품지않는 전통적인 작가의 개념, 쉽게 말하자면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에만 관심을 가질 뿐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거의 하지
않는 '이야기꾼'으로서의 작가에 불과하다.
(이는 애니메이션계의 1세대
작가들이라고 할수있는 미야자키 하야오나 다카하타 이사오등의 감독들
대부분에게 적용된다. 이들이 안노 히데아키의 에반게리온에 대해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전혀 이해 못하겠다'는 식의 반응을 보인 것은 그들의
작품관이나 작가관으로 볼때 당연한 것이다) 건담은 그에게 있어서는 자신
의 주제의식을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존재하는 하나의 소우주이며,
작품 바깥을 싸고도는 환경이나 현상은 그의 작품에서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물론 이것은 '아티스트'로서의 토미노를 얘기할때만 적용 가능한
정의일 것이다. 그는 스스로 말했다시피 '엔터테이너'로서의 측면을 동시
에 지닌 사람이며 또 스스로가 그런 측면을 비판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토미노는 어찌보면 자신의 가공된 세계 안에 완벽히 빠져있는 사람이다.
그의 작품, 특히 건담이 가진 특성중 가장 특이한 것은 바로 건담이라는
작품의 내부가 독자적인 시공간(우주세기(U.C)는 분명 F.S.S와 같이 완전
히 지구와 동떨어진 세계의 시간개념은 아니지만 사실상 그와 다름없는
독자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을 지니고, 독자적인 구성요소들을 지니고
있으며, 이를 설명할 독자적인 과학기술적 개념들까지 갖춤으로서 거의
완전무결한 가상현실을 구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토미노에 의해 창조된 이 가상현실은, 애초에 만들어진 불완전한 골격이
그의 세계에 몰입한 건담 매니어층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그 과학적 설명력
이나 설정의 세분화가 심화되면서 점점 작품 내부의 자기완결성이 견고해
기는 양상을 보여왔다.( 이는 아사히야 출판에서 간행된 [MOBILE SUIT
GUNDAM THE MOVIE II]에 실린 나가세 타다시(永瀨 唯)의 회고문이나
Newtype 98년 10월호 Gundam FIX의 이노우에 신이치로(井上伸一郞)의
'마음씨 착한 팬들의 납득력'등의 글을 참고할 것)
팬들로 하여금 작품 내부로의 몰입을 유도하는 자기완결성 강한 가상세계.
실제처럼 리얼해 보이지만 실제를 다루지는 않는 이러한 세계는 독자들로
하여금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망각하고 그 세계의 논리와 결론을 수동적
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완벽한 판타지(Fantasy)의 세계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경계했던 초창기의 작가로 데즈카 오사무를 꼽을수
있다. 그의 작품에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누더기 표주박'(濟藤次郞著
[아톰의 철학](개마고원. 1996) 62~66Page 참조)으로 대표되는 그의
만화관은, 리얼리즘으로서의 만화가 가진 한계와 위험성을 인식하고 현실
과 비현실의 경계를 독자들에게 반복해서 상기시키려는 의도를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그의 만화관에 전적으로 찬성하는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고민
이 '리얼로봇 건담'이 가진 한계를 일찍부터 내다보고 있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기완결성에 집착하는 가상세계는 세계관의 단순화와 내러티브의 고정
패턴화에 빠질 위험성이 그만큼 높다.
토미노 건담의 세계는 어찌보면
현실세계 이상으로 '현실'에 가까워 보인다. 전 세계는 항상 한두가지의
이슈를 통해 갈등하며, 두세개의 (거의 군사력이 중심이 된)거대집단을
중심으로 예외없이 나뉘어져 한두가지의 이상을 중심으로 뭉쳐 모두가 그
'세계 대전'에 뛰어들어 피나는 싸움을 벌인다. 양쪽의 싸움에는 항상 그
나름의 사상과 명분이 있으며, 모든 사건들은 그 배경과 진행면에서 앞뒤
가 딱딱 들어맞는다. 궁극에는 항상 '전쟁은 비극''인류는 새롭게 진화함으
로서 새로운 희망을 창조'한다는 식의 이해하기 참으로 쉬운 결론까지
(주로 주인공들의 장황한 대사를 통해)친절하게 지어준다. 스타워즈에
대한 이영수(DJUNA@hitel.net)님의 표현을 잠시 빌리자면 참으로
'다이내믹'한 세계이다. 복잡하고 국지적이며 군데군데가 빠져있어서
간단하게 설명하기 불가능한 실제의 역사에 비해서 건담의 세계는 설명하
기도 훨씬 쉬울뿐더러 실제 이상으로 더 '실감'이 난다. 복잡하고 고달픈
실제 세계보다도 훨씬 '실감'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어른스러운' 주제
의식도 있어보이는 작품. 그것이 토미노 건담의 매니아들을 몰입시켜
빠져나올 생각을 않게 만드는 이유일 것이다.

(건담의 발상에 있어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영화가 스타 워즈라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그러나 실제의 세계는 토미노나 그의 추종자들이 생각하는것처럼 그리
명료하게 설명될 수 있는것이 아니다.
한두가지의 틀로 모든것을 설명하려
드는 거대 담론, 혹은 이데올로기가 가진 견고한 자기 완결성이 역동적인
현실의 변화와 충돌하는 모습은 우리가 많이 봐온 사실이다. 갈등의 원인을
이분화된 지역간의 '정치'에서만 찾는 토미노의 시각에는 국지적인 소집단
간의 갈등이나 계급간의 경제적 갈등같은 요소는 아예 빠져있으며,(토미노
가 60년대의 학생운동 세대임은 분명하지만 일설처럼 거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는지도 의문이며, 참여했다고 해도 이론적인 공부가 전혀 안돼있는
감상적 진보론자였음은 분명하다.) 시민사회의 주체적인 움직임이나 매체
를 중심으로 한 언론의 역량같은 세부적이지만 중요한 요소들은 거의 언급
되지 않거나 부정적인 시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인간의 진보같은 거창한
문제를 다룬다면서 정작 그 안에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은 거의
다루어지지 않는다.
( 오직 특출난 재능을 가진 전사(戰士)들의 삶만이 있을
뿐이다.) 문제의 원인은 항상 덜 진보된 인간의 이기적인 심성에 있으며,
그 해결방식은 새로운 인간인 뉴타입(Newtype)이라는 진보된 인간형의
탄생을 통한 우주로의 진출이라는 주장은 실제의 그것과 비교하면 너무나
막연하며 어느정도는 우생학(優生學)적인 결정론의 위험성마저 띠고있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그러한 결론까지 독자들을 이끌고가는 이야기방식이
앞서 말했듯이 거대서사를 중심으로한 고정 패턴화의 틀 안에 갇혀 있으며
그것은 이야기를 해결하는 주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군인이라는 특징과,
'모든 인간의 진보'라는 강력한 결론과 함께 그 자체로 전체주의적 편협성
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의 움직임을 거시적인 틀로서 싸잡아 설명하려는 작가의 방식은
이야기의 진행부터 결론까지 작가의 자의식이 요소요소마다 뚜렷하게
부각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러한 내러티브의 전개방식은 독자의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사전에 차단하며 작가의 주장을 독자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닫힌 텍스트'의 성격을 띠면서 한편으로는 정치적 목적의식이
뚜렷이 부각되는 프로파간다(Propaganda)적 예술창작물의 미학체계와
일맥상통하는 특징을 가진다.(결과적으로 독자들이 보고 이해하기는 쉽다)
토미노 자신이 의도하는것과는 정 반대일지는 모르지만 토미노가 사용하는
이야기형식과 이야기의 주체로서의 군대, 이야기의 주제의식인 인간 전체
의 진보같은 요소들은 스스로 비판의 대상으로 삼은 밀리터리즘과 거대
담론의 우를 그 자신이 똑같이 저지르고 있다는 증거이며, 이러한 토미노식
이야기패턴이 80년대 중반 이후 동어반복적으로 계속되면서 그가 애초에
가지고있던 작가로서의 문제의식은 효용성을 잃는다.




3. 건담ZZ(더블제타) - 경직된 토미노 패턴(3)

ZZ는 기본적으로 전작인 Z와의 시간적 간격이 크지 않으며 이야기의 비중
자체도 토미노 건담 전체에서 그다지 의미가 크지않은 외전으로서의 성격
을 띠고 있었다고 볼수 있다. 그러나 토미노는 후반부의 이야기진행을
예의 그 토미노식 패턴으로 끌어나가기를 고집했으며 결과적으로 ZZ는
애초 젊은 스탭들이 이루어놓은 '뭔가 다른 이야기를 할수 있는' 가능성을
봉쇄당하고 Z의 아류와 같은 부자연스런 결말로 마무리짓게 되었다.
이는 ZZ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서, 이후의 토미노 건담은 전부 이러한
토미노식의 정해진 이야기구조와 결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면서 전작
인 Z에서 이루어놓은 문제의식을 뛰어넘지 못하는 한계를 명백하게
드러낸다.

그러나 ZZ는 전작이 만들어놓은 '게임의 룰'안에서 벗어나지 못한 다른
후속작들에 비하면 분명 발전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 ZZ건담에서부터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메인스탭으로 참여한 젊은 제작진의 아이디어가
빛나는 ZZ의 특성들은 80년대 중반이라는 제작시기로 볼때 대단히 앞서간
느낌을 준다.(물론 이것은 앞서 언급한 과도기적인 특성이기도 하다)

ZZ의 중반부까지 이어지는 차별성중 하나는 기존의 리얼로봇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던 핵심적인 구성요소들이 '희화화'라는 방법으로 파괴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리얼로봇물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인간형이자 이야기
를 이끌어가는 주도적 존재로 묘사되던 군인과 군대조직이 ZZ에서 처음
으로 웃음의 대상으로 희화화된다. 이야기의 초반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액시즈의 마슈마 세로는 전작의 샤아나 시로코같은 군인들이 보여준
'군인의 미학'에 대한 환상을 깨뜨리는 주책맞은 인물로 묘사되며 그의 휘하
에 있던 엔드라의 병사들도 절도라고는 찾아볼수 없는 오합지졸같은 면모를
보여준다. 티탄즈쪽의 주요인물들중에는 유일한 생존자인 야장 게이블은
전작에서 보여준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놓는 코미디언으로 변신(?)하며,
'정의의 사도'들이었던 아가마의 승무원들은 쥬도들의 페이스에 적응이
안돼서 우왕좌왕하며 어쩔줄 몰라하는 인간적인 모습들을 보여준다.
하만이라는 인물 자체도 초반에는 뭔가 비현실적인 행동으로 도무지 지금
까지 리얼로봇물에서 등장한 악역 보스답지않은 희극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액시즈라는 조직 구성원 전체에도 해당된다.(군인의 법도를
내세우며 갖은 코미디를 연출하는 가쟈 태풍대나 아가마를 점령했다가
전세가 역전되자 서로 먼저 도주하려고 아우성을 치는 '결사대'의 모습들
을 생각해보면 쉽다.)
로봇물 자체에서 코미디가 주된 컨셉트로 등장한 예는 종종 있었으나
이렇게 리얼로봇물 장르에서 전혀 희극적이지 않았던 요소들을 대상으로
희화화를 시도한 예는 사실상 ZZ가 처음이었다. 이러한 희화화는 리얼로봇
물 장르에서 불변의 법칙으로 여겨져왔던 '게임의 룰'을 파괴함으로서
대상에 몰입한 독자들의 리얼로봇에 대한 환상을 깨뜨리고 주위를 환기시
키며, 아울러 희화화의 대상인 조직 자체와 나아가서는 장르 자체에 대한
풍자적 기능을 수행할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효용가치를 지닌다.
(건담 이상으로 리얼리티가 강했던 작품인 패트레이버에서 오시이 마모루
스스로가 틈날때마다 풍자성 강한 희극적 에피소드를 집어넣었다는 사실
은 그러한 희화화가 리얼리티와 상반되는 요소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한 예이다)ZZ에서 나타나는 경직된 군대조직에 대한 희화화와 거대조직
의 해체적 양상은 90년대 들어와 '무책임함장 타이라'나 '기동전함 나데
시코'등의 작품에서 적극적으로 묘사되는 그것과 닿아있다.

더구나 그러한 희화화가 풍자적 기능만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리얼로봇
에서 '리얼리티'라는 명제아래 무시되던 캐릭터의 성격묘사에 인간적 활력
을 불어넣고 있다는 사실또한 중요하다. ZZ의 캐릭터들은 분명 희극적이
면서도 전작까지의 캐릭터들에 비해 성격이나 행동면에서 개성적인 인간
미가 느껴지는데, 역대 건담의 히어로들중 가장 인간적인 자연스러움이
느껴지는 쥬도 아시타나,하만에 대한 충성심의 표시로 하사받은 장미를
항상 가슴에 꽃고 다니면서 때로는 하만과의 영광스런 만남을 떠올리며
얼굴을 붉히는 마슈마 세로같은 오리지널 캐릭터는 물론이고, 전작에서
보다 훨씬 일상적이고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 브라이트등의 아가마 승
무원들까지, 전작에서 묘사되던 캐릭터들의 경직되고 양식화된(다른말로
이를 '후까시'라고 표현해도 좋을 것이다)행동과 대사에 비하면 상대적
으로 사람답고 자연스럽다는 느낌을 준다. 이는 ZZ의 코미디가 '오버액션'
에 의존하지 않는다는데도 이유가 있는데 ZZ의 개그는 개그를 하는 당사
자의 과장된 몸짓이나 농담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지금 개그를 하고있다'
는 것을 억지로 강조하기보다는'당사자들은 그러한 행동을 하는데 나름
대로의 절실한 이유가 있는' 부조리한 상황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는
세련된 시추에이션 개그의 형식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은 캐릭
터의 리얼리티를 크게 훼손하지 않고도 웃음을 유발시킬수 있기 때문에
ZZ가 코미디의 형식을 띠고 있으면서도 캐릭터의 리얼리티를 살릴수
있었던 요인이 된다.(물론 과장된 몸짓이나 표정이 아주 배제되는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희화화라는 강점이 작품 전체의 일관된 문제의식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후반부 들어와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토미노가 희극이 가진
가능성과 위력에 무지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기도 하다.
이후 토미노 건담에 대한 안티테제로서 등장하는 90년대의 건담들에서도
이러한 희화화는 다시 시도되지 않는다.
(엄밀히 말하면 ZZ이전에 이러한 희화화가 리얼로봇물에서 시도된
예로 84년의 엘가임을 들수있다. 초반부에 토미노의 영향력이 크지
않았다는 점과 ZZ의 스탭들중 상당수가 스탭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
에서 ZZ와 많은 공통점이 있지만,이야기에서 밀리터리적 요소가 적은
관계로 갈등구조가 느슨해서 상대적으로 희극을 하기 수월했다는 점
에서 ZZ에 비하면 그 의의가 적다. 이 작품 역시 후반부 들어와 예의
토미노식 패턴에 따라 희극적 요소가 사라진다.)

ZZ에서 다음으로 특징적인 요소는 이야기패턴의 다각화다. ZZ의 전체
적인 이야기진행을 보면 전작까지의 특징인 시작부터 결말까지 지속적
으로 이어지는 꽉 짜여진 이야기의 흐름과는 달리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여러개의 에피소드가 느슨한 형태로
이어져있음을 알수 있는데, 이는 사건의 큰 맥락만을 쫓아들어가는
거대서사 중심의 내러티브를 유지해온 그때까지의 대다수 리얼로봇물
들과 확실히 차별되는 점이다. 이러한 방식은 설정의 중심에서 벗어난
다양한 주변부에 대한 묘사를 가능케 함으로서 독자들의 개입을 가능
하게 해주는 '열린 텍스트'로서의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지금까지
건담에서 미처 다루지 못했던 일상적인 측면이나 일반 시민들의 움직임
과 같은 미시적인 요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수 있었다는 점에서
강한 의미를 갖는다.
실제로 ZZ는 이러한 작은 에피소드를 통해 지금까지의 건담에서는 다루
어지지 않던 다양한 주변부를 재미있게 묘사하는데, 이야기 초반부의
주무대인 사이드 1의 샹그리라 콜로니에선 우주에서 생활하는 서민들의
일상적 측면을 각각의 에피소드별로 다양하게 보여주며, 전근대적인 생
활양식을 고집하는 잊혀진 콜로니 [문문]에서 주인공들이 겪는 해프닝,
지구에서 액시즈에 매수된 어부소년의 수중용 MS와 대결하는 이야기나
사막에서 1년전쟁 이후 끝까지 생존해서 지온의 부흥을 기다리는 지온
잔당군 '푸른 부대'와 대결하는 이야기, MS수집가인 욕심많은 시장이
지배하는 '타이가바움' 콜로니의 에피소드등은 각각의 이야기가 독립적
으로 존재하면서도 이야기의 큰 흐름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건담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로 가득찬 젊은 스탭들의 '라이브 감각'이
돋보이는 이런 에피소드들은 발상 자체도 매우 신선하지만 이야기방식
의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면에서 충분히 가치가 있다.
거대서사 중심의 이야기에 대응하는 이러한 소서사 중심의 이야기방식은
80년의 '태양의 사자 철인 28호'이후 오랜만에 시도된 것이며, 88년의
패트레이버 이후 90년대의 TV시리즈에서는 매우 일반적인 패턴으로
정착한다.(나데시코나 슬레이어즈를 떠올리면 쉬울 것이다.)

작품의 내부적인 측면에서 보면, 주인공인 쥬도 아시타라는 캐릭터는
지금까지의 건담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잡았던 뉴타입에 대한
안티테제로서의 측면을 최초로 보여준 캐릭터로서 의미가 있다.
비록 후반부에서의 토미노식 패턴에 의해 예전의 주인공들과 비슷한
'인간 병기'로서의 측면이 완전히 지워지지는 못했지만, 성격이나
행동의 기본적 설정에서 그는 근본적인 몇가지 차별성을 보인다.
그는 처음부터 군인으로서가 아니라 극히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목적인
'생계'를 위해 건담과 인연을 맺으며, 세상의 진보같은 대의명분에는
전혀 관심도 없다. 에우고에 참가하는것도 동생의 권유와 단순한 흥미
이상의 이유는 없어보이며, 싸우는 이유도 납치된 동생을 구하기 위한
개인적인 것이다. 군인의 규율이나 소속감 같은 것 또한 완전히 무시
해버리거나 부정하며 소속된 집단속에서 으례 겪는 명분과 개인적 의
지사이의 방황같은것은 애초부터 있지도 않다.(맘에 안들면 우온 리
한테 그랬던것처럼 두들겨 패버리면 그만이다)처음부터 끝까지 그는
군인들속에 완전히 섞이지 않고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으며 마지막
까지 자기 아이덴티티를 잃지 않고 살아돌아와서 자기를 죽도록 고생
시킨 군인, 또는 어른들에게(엄밀히 말하면 그를 대표해서 브라이트
에게)분노의 주먹을 날린다.
10대들의 거침없는 사고방식을 토대로 만들어진듯한 이러한 설정은,
토미노식 거대담론의 주제의식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거나 내세우지않는
최초의 '외부인'적인 성격을 띤 주인공이었다는 점에서 과거 전쟁에
나름의 목적의식이나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던 주인공의 설정과는
상당한 이질성을 보인다.
(이는 토미노의 원래 의도와는 무관해보인다. 앞서 언급했던 ZZ원안
에서의 쥬도나 다른 토미노 작품의 주연급 캐릭터들의 성격을 생각한
다면 이런 타입의 주인공은 토미노의 세계에서는 대단히 이질적이다.)
거대한 명분을 위해 몸을 바쳐 희생하는 전사로서의 뉴타입 이미지와
다른 면모를 보였던 쥬도 아시타의 성격묘사는, 뒤에 토미노 건담의
뉴타입에 대한 안티테제로 등장하는 '기동신세기 건담 X'(1996)에
대한 영감을 제공했다고도 볼수 있다.
(건담 X의 주인공 가로드 란의 직업이나 성격등의 설정이 쥬도 아시타
와 상당히 닮아있다는 것이 단순한 우연은 아니라고 본다)

ZZ는 또한 후일 나온 건담 시리즈들을 비롯한 여러 작품들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선구적으로 시도된 작품이라는 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앞서 이야기한 희화화나 다양한 패턴등의 요소들을 비롯해
이야기 초반부의 일상성에 대한 묘사, 하나가 아닌 다수의 건담이
등장하여 벌이는 팀플레이, 수퍼로봇과 리얼로봇의 중간적 형태를 지닌
ZZ건담의 성능과 디자인 컨셉, 맨주먹으로 격투기를 벌이거나 상반신만
분리해서 위기를 벗어나는 등의 여러 상황에서의 다양한 임기응변(이것
은 어찌보면 Z까지의 건담에서 보여주는 화려한 결투씬보다 오히려
리얼한 측면이 있다)등의 시도들은 당시 20대 초중반의 젊은 스탭들이
Live적인 감각으로 그때그때 집어넣은 실험적인 요소이며 이는 G,W,X
등의 90년대 건담이나 기타 로봇물에서 발전적으로 응용된다.
다음 세대의 작품들에게 많은 영감을 제공한 '생산적인 텍스트'라는 측면
에서 ZZ는 분명 Z이후의 다른 토미노 건담들과는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애니세대](92.다선)에서 컬럼니스트 박병호씨는 마크로스 2에 관한
글에서 2와 ZZ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며 마크로스 2의 실패를
예견하는데, 마크로스 2의 실패를 예측한 매니어로서의 예측력은 높이
평가한다 하더라도 전작의 답습에 그침으로서 독창성의 개발에 실패한
마크로스 2와 전작과의 차별성이 강한 ZZ를 동일선상에 놓고 폄하한
것은 리얼노선의 건담에 대한 애착이 강한 그의 관점을 고려한다 하더라
도 분명 문제가 있다.)

단순히 작품 자체를 놓고 봐도 ZZ는 분명 실패작은 아니다. 야스히코와
오카와라등이 빠진 자리를 대신한 젊은 스탭들의 역량은 매우 뛰어난
수준이었다. 메카닉 베이스디자인에 참여한 이즈부치 유타카와 고바야시
마코토(小林 誠)의 디자인은 나름의 독창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데,
고바야시의 더블제타(ZZ) 건담은 전작의 후지타 카즈미(藤田一己)가
디자인한 제타(Z)건담에 비하면 리얼리티나 안정성면에서 떨어져보이
지만,뭔가 부자연스러운듯한 갖가지 기능성의 조합이 디자이너 특유의
중량감이 돋보이는 스타일에 의해 정리되어 역대 건담중에서도 시각적
으로 눈에 띄는 기괴한 양식미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ZZ의 다른 메카닉
에서도 마찬가지로, 리얼로봇의 기능성보다는 개체의 캐릭터성에 더
무게를 실은듯한 양식미 강한 디자인의 특징은 뒤에 나오는 G나 W의
디자인 컨셉과도 기본적으로 일치하는 것이다.
(여담이지만, ZZ초반부에 나오는 작업용 MS 게제의 디자인을 보면
왠지 패트레이버에 등장하는 레이버(Labor)의 기능성이 강조된 디자인
들과도 닮은데가 있다. 이즈부치 유타카는 바로 헤드기어의 메카닉
디자인 담당이었다.)
엘가임과 Z에서 작화감독으로 활동하다 처음으로 캐릭터디자인을 담당한
기타즈메 히로유키(北爪宏幸)의 디자인도 매우 훌륭해서, 야스히코의
스타일을 발전적으로 계승하여 전작들의 캐릭터들보다 더 세련되고
개성이 강한 인물들을 창조해냈다. ZZ가 시각적으로도 화려하고 밝은
분위기를 유지할수 있었던 것에는 그의 공헌이 컸다고 할수 있다.
(같은 미형이라도 야스히코의 카미유 비단이 그의 스타일답게 뭔가
둥글둥글하고 덜 다듬어진 인상이라면 기타즈메의 쥬도 아시타는
상대적으로 날렵하고 심플한 인상을 준다.)
ZZ에서 특히 뛰어난 부분은 무엇보다도 작화인데, 온다 나오유키
(恩田尙之), 카미무라 사치코(神村幸子), 가네야마 아키히로(金山明博)
등의 스탭들이 담당한 작화의 수준은 역대 건담중 TV시리즈로만 보면
최고수준이라 할만하며 작화의 질이 점점 낮아져가는 경향을 보이는
최근의 TV 애니메이션들과 비교해보면 오히려 세부적인 묘사나 깊이감
에서 낫다는 인상을 받는다. 이렇게 높은 수준을 보여주는 디자인과
작화,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만한 재미있는 연출로 인해 ZZ는 86~7년 당
시에는 흥행면에서 전작을 능가하는 인기를 얻었다.
(시청률과 캐릭터들의 인기도 면에서는 확실히 그렇다. 86년의
Newtype 애니메이션 캐릭터 연간순위에서 남녀 1위는 쥬도 아시타와
엘피.플이 차지했다. 뉴타입과 건담의 유착관계를 생각한다 하더라도
국내에서의 ZZ에 대한 혹평에 가까운 반응과 일본 국내에서의 반응이
상당히 달랐음은 짐작할수 있다.)


ZZ는 과도기적인 80년대 중반의 상황이 낳은 독특한 작품이다.
80년대 중반에 이미 90년대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었으며 리얼로봇으로
서의 전작에 대한 부정과 발전의 여지를 상당부분 가지고 있었으나
그것이 작품 전체의 일관된 문제의식으로까지 발전되지 못한 것은
개인적으로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하면 그것은 80년대 중반의 한계이자 토미노 요시
유키라는 작가 자신의 한계로도 보인다.

개인적으로 토미노 요시유키가 Z건담 이후로 갈수있었던 길은 두 가지
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리얼로봇이 가진 애초의 문제의식을
확장시켜 현실의 문제를 좀 더 미시적인 입장에서 깊이있게 다루어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스스로 만든 리얼로봇의 한계를 인식하고 스스로
그것을 파괴하면서 새로운 방법론을 찾는 길이었다.
그러나 토미노는 양쪽의 어느것도 시도하지 않은채 그 뒤로 경직된
패턴과 비슷한 주제의 동어반복이라는 함정에 빠지고 말았으며, 이는
사실상 아티스트로서의 토미노와 작품으로서의 토미노 건담이
85년의 Z(제타)를 마지막으로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의 토미노는 그냥 건담이라는 거대한 산업체계를 대표하는
상징적 존재로서의 엔터테이너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만 줄임.


JSH. 99.1.13



98. NAPALM DEATH - DIATRIBES

Category : ROCK & METAL | 2011. 2. 19. 16:51




98. NAPALM DEATH - DIATRIBES : 차갑고, 이질적인 그들의 새로운 음악들

국적: 영국/미국
그룹: NAPALM DEATH
앨범명: FEAR, EMPTINESS, DESPAIR
장르: DEATH METAL
제작년도: 1996년
레코드사: EARACHE RECORDS
공식홈페이지:http://www.napalmdeath.org

멤버리스트: Mark "Barney" Greenway(Vocals)    Jesse Pintado(Guitar)
Mitch Harris(Guitar)    Shane Embury (bass)    Danny Herrera(Drums)


01. Greed Killing
02. Glimpse into Genocide
03. Ripe for the Breaking
04. Cursed to Crawl
05. Cold Forgiveness
06. My Own Worst Enemy
07. Just Rewards
08. Dogma
09. Take the Strain
10. Diatribes
11. Placate, Sedate, Eradicate
12. Corrosive Elements



이전글 참조

58. NAPALM DEATH - HARMONY CORRUPTION  (3집)

64. NAPALM DEATH - UTOPIA BANISHED (4집)

78. NAPALM DEATH - FEAR, EMPTINESS, DESPAIR (5집)



1990년대 중반, ROCK계의 메인스트림은 크게 ALTERNATIVE, INDUSTRIAL이 양분하고 있었으며 거기에 NEO PUNK가 고개를 들고 있는 형국이었습니다. 당연히 이런 장르들은 음악계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90년대 중반은 ROCK 음악계에 있어서 지각변동이 일어난 시기기도 합니다. 이런 시대 조류의 변화는 EXTREME 음악계의 NAPALM DEATH에게 있어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1996년에 내놓은 DIATRIBES 앨범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NAPALM DEATH의 DISCOGRAPHY중 가장 이질적인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GRINDCORE에서 벗어나 일반적인 DEATH METAL로 전이는 이전 앨범부터 보여줬지만 DIATRIBES 앨범에서는 PUNKY한 느낌의 강조 (Greed Killing, Cursed to Crawl등 트랙)와 INDUSTRIAL SOUND의 이질적 느낌 적극적 활용(Cold Forgiveness) , 그리고 스피드 분배를 적절히 하여 예전처럼 극한의 스피드 집착은 이젠 완전히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음악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Mark "Barney" Greenway의 보컬을 빼고 들으면 과연 이것이 NAPALM DEATH의 음악이 맞는가? 라는 의문이 들 정도이지요. 이런 변화를 대표적으로 나타낸 트랙을 꼽으라면 단연 Cold Forgiveness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시작부터 느릿느릿하면서도 착 가라앉은 사운드로 시작하여 읊조리는 듯한 보컬톤과 반복적인 리프의 연속인 이 음악은 NAPALM DEATH가 추구하는 것이 완전한 과거와의 단절과 새로운 음악의 실현이라는 것이 극명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차갑고도 이질적인 세계의 심연으로 끌려 들어가는 그런 느낌....

 


그렇다면 이들의 음악은 ROCK SCENE에서 살아남기 위해, 유행하는 시대조류를 받아드려서 이렇게 변한 것인가? 물론 시대상황의 영향을 아주 안 받았다면 거짓말일테고 NAPALM DEATH 멤버들의 성향 자체와 시대조류가 합쳐져 이런 음악을 만들어 갔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일단 NAPALM DEATH가 PUNK의 변종인 GRINDCORE를 하던 밴드였으니 PUNK에 대한 기반이 깔려 있는 상태인데다가 SHANE EMBURY와 함께 NAPALM DEATH SOUND MAKER의 한 축을 담당하는 MITCH HARRIS가 NAPALM DEATH에 가입하기전 밴드가 PUNK 성향이 강한 RIGHTEOUS PIGS였다는 점, 그리고 그가 작곡한 중기 NAPALM DEATH의 곡을 들어보면 SHANE EMBURY나 JESSE PINTADO의 곡과는 달리 그루브함이라던가 펑키한 느낌이 베어있다는 것, 그리고 1992년에 발매된 NAPALM DEATH의 통산 4번째 스튜디오 앨범인 UTOPIA BANISHED가 INDUSTRIAL 요소들을 수용하고 있는 점, 그리고 결정적으로 1993년에 OBITUARY 멤버들과 같이 한 프로젝트 밴드인 MEATHOOK SEED의 음악이 INDUSTRIAL METAL이었다는 것을 보면 이런 DIATRIBES에서 보여준 음악들이 갑자기 튀어나온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DIATRIBES에서 그동안 NAPALM DEATH의 음악과 거리가 있는 트랙들 작곡가를 살펴보면 어김없이 MITCH HARRIS의 이름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보면(GREED KILLING, COLD FORGIVENESS, JUST REWARDS 등) 이들의 음악이 이렇게 변했다는 것을 수긍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한 밴드가 계속해서 한 종류의 음악만을 고수하다가는 도태되기 마련이고 언제나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밴드가 지향해야 할 바이지만 원래 그들의 IDENTITY를 크게 벗어난 시도는 기존 팬들의 반발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원래의 본질은 유지한 채 새로운 시도를 덧입히는 과정이 그래서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그래서 밴드의 수명이란 것이 존재하는 법인데 NAPALM DEATH의 DIATRIBES는 거기서 너무 나갔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1,2집 같은 GRINDCORE에서 많이 벗어난 음악들을 보여줘 골수 GRINDCORE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판국에 이런 새로운 시도조차 그들의 변화된 음악을 따라주고 응원했던 팬들마저 갸우뚱하게 만들었으니까요.
그래도 이 DIATRIBES 앨범까지는 어느 정도 상업적 성공을 거두게 되지만(그래도 시대조류에 부합했다는 것과 굉장히 실험적인 음악들을 선보인 것이 일부 팬들에게 크게 어필되었기 때문) 팬들의 이탈은 가속되고 있었고 그 후폭풍은 이후 앨범에서 심각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폭풍 전야와 같은 것이었죠.
 



뱀발) 멤버 교체가 심했던 NAPALM DEATH는 이 DIATRIBES 앨범 직전에도 멤버 교체가 이뤄졌습니다. EXTREME NOISE TERROR라는 또다른 영국의 위대한 GRINDCORE밴드의 원년 보컬리스트인 PHIL VANE이 탈퇴하고 거기의 자리로 NAPALM DEATH의 Mark "Barney" Greenway가 가입하게 되고 PHIL VANE은 NAPALM DEATH의 보컬리스트로 올 예정이었죠.
EXTREME NOISE TERROR는 Mark "Barney" Greenway를 기용하고 나서 DAMAGE 381이라는 앨범을 발표했지만 팬들의 큰 반발로 배척당하고 그로인해 Mark "Barney" Greenway는 다시 NAPALM DEATH로 돌아가게 됩니다.
Mark "Barney" Greenway가 NAPLAM DEATH로 돌아가게 됨에 따라 PHIL VANE의 NAPALM DEATH의 보컬리스트로의 등극은 없던 일이 되고 PHIL VANE은 실업자가 되고 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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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D FORGIVE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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